[기자수첩]원내대표님, 당신의 甲은 누구입니까?

[기자수첩]원내대표님, 당신의 甲은 누구입니까?

김성휘 기자
2013.05.15 06:00

'의원 유권자'보다 '국민 유권자' 의식해야

원내대표는 막강한 자리다. 백여명 넘는 국회의원을 거느린 정당의 입법을 총괄·조율하는 콘트롤타워다. 여당이면 당정 협의에서 소속 의원들의 요구를 대표하고, 야당이면 여당과 싸우거나 협상하는 최전선에 선다. 현대 정치사에서 오랜기간 '원내총무'로도 불렸다.

양대 교섭단체인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전임자가 중도에 물러나지 않는 한 1년마다 원내대표를 뽑는다. 공교롭게 15일 오전엔 민주당이, 오후엔 새누리당이 각각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원내대표 경선이 흥미로운 이유는 늘 표를 받기만 하는 국회의원이 모처럼 투표의 주체가 되기 때문이다. 선거마다 한 표라도 더 받고자 "국민의 을(乙)이 되겠다"고 읍소하는 의원들이 이때만큼은 원내대표 후보에게 이것저것 요구하는 갑(甲)이 된다. 대체로 3선 이상 다선의원이 원내대표에 도전하므로 초재선 의원들로선 또다른 차원에서 '갑을 역전'의 짜릿함을 느낄 수도 있다.

원내대표의 권력은 양면성을 지닌다. 일단 선출되면 막강한 권한에다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에 등장하는 '보너스'까지 얻는다. 하지만 뽑아준 의원들의 눈치를 봐야 한다. 한번이라도 '삐끗'하면 갖은 비판과 흔들기에 직면한다. 여당이면 청와대와 대통령의 의중도 신경 쓰인다. 사안에 따라 정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경우도 적잖다.

그러다보면 내부논리에 빠져 국민 여론과 멀어지기도 한다.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이 다시 원내대표를 선출하므로 그의 진짜 '갑'은 국민이지만 국민 전체의 이익보다는 자신을 지지해준 특정 계파나 인물, 권력자의 이해에 먼저 귀를 기울이기 십상이다.

양당 새 원내사령탑은 박근혜정부 들어 처음 선출되는 원내지도부여서 어깨가 무겁다. 게다가 경제살리기라는 숙제는 여야 가리지 않는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생각하더라도 박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올라야 하고 그러자면 결국 서민경제가 살아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야당도 을(乙)을 위한 정당을 표방한 만큼 중산층·서민의 살림살이가 나아지도록 하는 게 급선무다.

갈수록 권한이 커지는 국회가 국민 신뢰를 받도록 하는 데 양당 원내대표가 앞장서야 한다. '의원 유권자'보다는 '국민 유권자'를 먼저 쳐다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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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휘 국제부장

머니투데이 미래산업부(유니콘팩토리) 김성휘입니다. 국회/정당/청와대를 담당했고(정치부) 소비재기업(산업부), 미국 등 주요증시/지정학/국제질서 이슈를(국제부) 다뤘습니다. EU와 EC(유럽연합 집행위),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 등을 경험했습니다. 벤처스타트업씬 전반, 엔젤투자, 기후테크 등 신기술 분야를 취재합니다. 모든 창업가, 기업가 여러분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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