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대선 때 국정원의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아" NLL 발언록 논란은 언급 안해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왜 그런 일을 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며 "대선 때 국정원이 어떤 도움을 주지도,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해 이 같이 언급한 뒤 "그래도 국정원에 그런 문제가 있었다면 여야가 제기한 국정원 관련 문제들에 대해서 국민 앞에 의혹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이정현 홍보수석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나 "그 절차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나설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국회가 논의해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간 야권과 시민단체의 국정원 대선개입 문제에 대한 입장과 사과에도 침묵으로 일관했던 박 대통령이 관련 사안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는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북방한계선) 발언을 문제 삼고 나오는 등 이른바 '물 타기'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국정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장외집회 등 고강도 대여 투쟁을 예고했고, 특히 김한길 대표는 이날 박 대통령에게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한 국정조사 실시에 대해 오는 27일 중국방문 이전에 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며 압박했다. 이 같은 야권의 전방위적 공세 이면에는 여권의 NLL 발췌록 공세가 어느 정도 청와대와 연결됐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국정원 대선개입을 사전에 인지하지도 못했고, 자신과는 무관한 일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혀 알지 못 한다"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다"라고 강조하며 이를 문제 삼아 정권의 정통성까지 문제 삼는 야권의 공세를 일축했다.
박 대통령은 의혹 규명에는 찬성했지만, "절차는 국회가 논의해야 할 일"이라며 여야 정치권의 논의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김 대표의 서한에 대해 "야당이 그동안 국회 논의들에 대해 대통령이 나서지 말라고 주 욱 이야기해오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한 뒤 "나는 관여해오지 않았다"라고 말한 것도 이 같은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이날 정치권의 또 다른 폭풍이 되고 있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NLL 발췌록 열람 논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최고위 외교행위인 정상 간 대화록이 공개될 경우 남북관계 경색이 더욱 악화되는 것은 물론 국제사회에서의 신뢰 상실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은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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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중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국정원에 있다면 합법적 절차를 거쳐 공개하면 더 이상 시끄러울 일이 없다"며 공개 찬성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허태열 비서실장도 지난 2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나와 "공공기록물관리법에 따르면 (NLL 대화록은) 대통령기록물이 아니다"라며 "국가정보원법과 국회법 조항에 따르기만 하면 (열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비서실장의 발언 인만큼 박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NLL 대화록 공개' 여부에 대해 "지금은 어떤 가정을 갖고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는 그렇다"며 "국회에서 논의가 되는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면 청와대가 잘못 (오해되고) 이렇게 될 수 있기 때문에 가정에 대한 것은 지금 뭐라고 답변하기 (어렵다)"며 "지금은 지켜보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NLL 발언록에 대한 공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청와대와 국정원과 연결 의혹을 제기하는 야권의 공세가 거센 만큼 일단 여야 정치권의 논의를 지켜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