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매관매직·감금" vs 野 "대선개입·수사외압" 입증 주력…막말·고성 공방 속 곳곳 파열음
(서울=뉴스1) 김유대 고두리 박상휘 기자 =

19일 열린 국회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2차 청문회에서 여야는 26명의 대규모 증인을 상대로 각 당에 유리한 답변을 끌어 내기 위해 치열한 공방을 주고 받았다.
새누리당은 증인 신문을 통해 이번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이 국정원 전·현직 직원을 매관·매직한 민주당의 '공작정치'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또한 이날 청문회에 출석한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에 대한 민주당의 감금·인권유린 의혹을 입증하는 데도 집중했다.
반면 민주당 등 야당은 대선 개입 의혹이 새누리당과 국정원, 경찰의 삼각 커녁센에 의해 발생하고, 수사 결과 역시 축소·은폐 됐다는 의혹을 증인들의 증언을 통해 밝혀내는 데 주력했다.
이처럼 청문회에 임하는 여야의 시각차에 따라 새누리당은 26명의 증인 가운데 국정원과 서울경찰청에서 나온 증인들로부터 자신들에게 호의적인 주장을 끌어 내기 위해 노력했고, 민주당은 당시 댓글 의혹 사건을 담당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의 입을 빌려 본인들의 논거를 확보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與 "제2의 김대업 사건…국정원 댓글 대선 개입 아냐"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이번 국정원 댓글 사건은 민주당이 대선 승리를 위해 국정원 전현직 직원을 매관매직한 정치공작이다. 제2의 병풍사건, 김대업 사건"이라며 "(전·현직 국정원 직원) 김상욱 증인과 정기성 증인을 매수해 국정원의 대북심리전 활동을 조직적인 대선 개입으로 둔갑시켜 국민을 호도하려 했으나 결국 실패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 역시 "이번 사건은 민주당과 전직 국정원 직원 김상욱씨가 공모한 정치공작으로 제2의 김대업 사건"이라며 "대선에서 승리하면 자리를 주겠다고 제의하면서 일어난 매관·매직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김상욱씨를 겨냥해 "국정원 전직 직원과 고향후배, 민주당의 대선 후보 캠프가 결합해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행한 선거공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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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철 민주당 의원은 국정원 직원 정기성씨가 여직원 김모씨를 미행하는 폐쇄회로 영상을 공개하며 추궁했고, 정씨는 "국정원의 조작"이라고 조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조 의원은 수사 과정에서의 경찰 상부 외압을 주장한 권 전 수사과장이 광주 출신임을 거론하며 "광주의 경찰인가, 대한민국의 경찰인가"라고 물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증인으로 출석한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를 통해 댓글 활동이 국정원의 조직적인 대선 개입이 아니라는 점도 부각시켰다.
권성동 의원은 여직원 김씨에게 "원세훈 당시 원장을 비롯해, 국정원 차장·국장·팀장으로부터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를 지지하고 야당 후보를 반대하는 댓글 작성을 지시 받은 적 있느냐"고 물은 뒤 김씨로부터 "(선거개입 댓글 작성)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여직원에 대한 민주당의 감금 의혹에 대해서도 경대수 새누리당 의원은 민주당이 주장하는 이른바 '셀프감금' 의혹과 관련해 "야당 의원들과 민주당 당직자 수십명이 있었지만, 경찰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었기 때문에 심리적 압박을 느끼고 안 나간 것은 아니다는 주장이 사실이냐"고 물었고, 여직원 김씨는 "사실이 아니다"고 민주당의 비판했다.
◇野 "김용판 수사 외압…축소·은폐 정황 드러나"
민주당 등 야당은 이날 서울경찰청의 댓글 분석 과정과 경찰이 이례적으로 대선을 사흘 앞둔 12월 16일 밤 11시에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게 된 경위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특히 야당은 당시 수사 과정에 문제를 제기했던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의 증언을 토대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허위 증언"과 수사 외압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권 전 과장을 상대로 "김 전 청장이 격려 전화했다고 증언을 했는데 맞나. 거짓말 한 것이 아니냐"고 묻자 권 전 과장은 "그 부분은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거짓말이다"고 단언했다.
이같은 권 전 과장의 발언을 토대로 박 의원은 "김 전 청장이 거짓말 추궁이 무서워 증인선서를 안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경찰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와 관련해 권 전 과장에게 "경찰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가 대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권 전 과장은 "대선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별론으로 하고, 중간 수사결과 발표 행위가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부정한 목적으로 하였음은 분명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2월15일 오후 김기용 전 경찰청장이 서울경찰청 증거분석팀을 방문해 격려금 50만원을 건넨 것을 문제 삼으며 "시점이 의심스럽다"면서 "발견한 댓글을 (김 전 청장이 다녀간 뒤) 지우기 시작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청문회에 출석한 박원동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을 연결고리로 한, 권영세 주중 대사와 김용판 전 청장의 커넥션 의혹에 대해서도 야당 의원들의 집중적인 질의가 이어졌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 등은 박 전 국장에게 "권 대사와 대선 전에 통화한 사실이 있나"고 집중적으로 캐물었고, 박 전 국장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다.
이어진 질의에서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박 전 국장이 국회 파견관으로 2년여간 근무한 점을 언급하면 지난 18대 국회에서 정보위원장을 맡았던 권 대사와 친분이 있음을 부각시켰다.
이 같은 박 의원의 추궁에 박 전 국장은 "평소에 통화를 하는 사이지만, 대선 무렵에 통화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야, 막말·고성으로 얼룩진 '청문회'
오전부터 여야의 막말 공방 속에 진행된 이날 청문회는 파행을 거듭했다.
오전 청문회는 박 전 국장 등 일부 국정원 직원의 '가림막' 뒤 증언 등을 놓고 여야가 설전을 벌이면서 전체회의 개회 후 한 시간이 넘게 출석한 증인들을 대상으로 한 청문회를 진행하지 못했다.
오후 청문회 역시 여야의 막말과 고성 속에 곳곳에서 곳곳에서 파열음이 났다.
오후 19시 20분 정회를 앞두고는 야당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이 이어지자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일방적으로 청문회장을 퇴장하기도 했다.
여야의 고성 속에는 "선천적인 구제불능", "유치하다", "어거지 부리지 말라", "공부 좀 해라",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 등의 도를 넘은 막말과 조롱성 발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여야의 막말과 고성이 청문회장을 뒤덮자 증언을 기다리던 증인 가운데 일부는 쓴웃음을 지어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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