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치실종'에 국회 일정 파행

[기자수첩] '정치실종'에 국회 일정 파행

김경환 기자
2013.08.30 06:07

2013년 8월 대한민국은 '정치' 실종상태다. 민주당은 장내외 병행투쟁을 말하지만 국회 일정은 사실상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민생을 위해 민주당에 원내 복귀를 요구하지만 야당 목소리는 애써 외면한다. 그리고 그 갈등이 결산국회 파행으로 나타났다.

국회법에 따르면 여야는 9월 2일 정기국회 개막일까지 결산심사를 끝내야 한다. 결산심사가 예정대로 끝나야만 국정감사, 예산안, 세제개편안, 법안 심의 등 정기국회의 산적한 절차들이 순조롭게 맞물려 돌아간다.

이 대로라면 법정시한내(12월 2일) 예산안 통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결국 여야간 첨예한 갈등과 늑장 심사로 해를 넘겨 예산안과 수반 법안들이 통과되는 전례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말에도 예산안이 해를 넘겨 처리되면서 많은 국회 출입기자들이 기자실에서 재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새해를 맞이해야 했다.

물론 민주당 지도부는 합리적인 원내·외 병행 투쟁을 꾸준히 주장한다. 하지만 대다수는 지도부 입장과 달리 국정원 댓글의혹에 대한 △대통령 사과 △남재준 국정원장 사퇴 △국정원 개혁 등 3가지 요구사항이 받아 들여져야만 국회 일정에 복귀할 수 있다는 입장인 듯 보인다. 일각에선 정기국회 개막도 불참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국야광'(주간에는 국회 야간에는 광장) 또는 '중국말광'(주중에는 국회 주말에는 광장) 원칙 하에 원내외 병행투쟁에 나설 것이란 지도부 입장이 무색할 정도다.

물론 여기에는 민주당의 책임도 있지만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책임은 더 크다. 민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 대화와 협상을 통해 들어줄 것은 들어주고, 반대할 것은 반대하는 성숙한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국회와 청와대를 보면 대화와 협상의 묘는 보여주지 못하고 `될 대로 되라(?)'는 막가파식 강경파만 득세하는 것 같다. 이 같은 대치 상황이 지속된다면 민주당이 국회로 돌아오더라도 민생문제 해결을 위한 여야 협조는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 '미친 전세값'에 힘들어 하는 서민들을 한번 만이라도 생각해 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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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경제부장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입니다. 치우치지 않고 사안을 합리적이고 균형적으로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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