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국민·기초연금 연계 문제점 靑 보고했지만 묵살"

"복지부, 국민·기초연금 연계 문제점 靑 보고했지만 묵살"

김경환 기자
2013.10.13 10:59

[국감]이언주·김용익 "진영 전 장관 결국 청와대 국민·기초연금 연계 결정하자 사퇴"

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연계안의 문제점을 청와대에 보고한 문건이 공개됐다.

진영 전 복지부장관이 청와대와 이 문제로 갈등을 빚다 결국 사퇴했다는 의혹을 사실로 확인할 수 있는 문서인만큼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당 이언주·김용익 의원이 13일 복지부에 요청해 받은 '주요정책추진계획'에 따르면 복지부는 청와대 보고에서 현재로선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직접 연계한 기초연금 방식에 대해 국민연금이 아직 미성숙한 단계에서 국민연금 가입자가 기대하는 수준의 기초연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집중 지적했다.

이 자료는 지난 8월30일 복지부가 청와대 대면보고 때 제출한 것으로 진 전 장관이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연계를 반대한 논리가 구체적으로 담겨있다.

진 전 장관은 당시 국민연금 연계안을 배제하고 소득인정액에 따른 차등지급 방식을 추진하려 했지만 결국 청와대 라인을 주무부처안을 무시하고 국민연금 연계안만을 기본안으로 고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결국 청와대가 주도해 주무부처인 복지부 장관을 배제하고 기초연금안을 만들었으며, 진 전 장관이 기초연금 방안과 관련해 최원영 고용복지수석과 갈등에 의해 사퇴했다는 관측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직접 연계하는 방안은 박근혜 대통령이 인수위 당시 제시한 내용으로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분들에게 20만원을 깔아주고(전액 지급하고), 가입한 분들에게는 20만원이 안 되는 부분만큼 채워주는 방식'을 말한다.

복지부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연계하는 방식이 국민연금 가입자에게 손해가 되고 특히 국민연금을 오래 가입한 저소득층이 더 불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국민연금 수급자의 평균수급액은 31만원으로 아직 낮은 수준이어서 무연금자가 받는 기초연금(20만원)과 차이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가입기간 10년 미만의 지역가입자들은 보험료 납부를 중단하고 기초연금 20만원을 받으려 할 가능성이 있어 국민연금 가입자가 이탈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복지부는 이에 따라 대안으로 두 연금을 연계하되 국민연금 장기가입자에게도 10만원 이상을 보장해주는 '조정안'과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하는 대신 소득·재산에 연계하는 기초연금안을 제시했다.

복지부는 이 가운데 국민연금 장기가입자의 유불리 논란을 고려해 소득·재산에 연계하자는 기초연금을 도입하자는 의견을 제안했다. 소득과 재산에 따라 기초연금을 차등 지원함에 따라 국민연금 가입자와 무연금자간 형평성 문제를 완화할 수 있으며 아직 미성숙한 국민연금 성숙도 도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복지부는 "기본안(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연계안)의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제도가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기본안의 효과를 완벽하게 구현하기 어렵다"면서 "소득인정액 차등방식으로 기초연금을 도입해 현 노인세대의 빈곤문제를 완화하고, 제도적 여건이 갖추진 시점에 기본안의 취지에 따른 기초연금제도로 전환하자"고 제안했다.

청와대는 그러나 이 보고를 받은 지 며칠만에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연계방식으로 확정하라는 뜻을 복지부에 통보했다.

진 전 장관은 그러자 "그동안 제가 반대해왔던 기초연금안에 대해 제가 장관으로서 어떻게 국민, 국회와 야당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며 사퇴했다.

김 의원은 "청와대가 주무부처의 의견을 무시하고 국민연금 연계안을 고집하면서 진 전 장관이 사퇴를 결심한 것 같다"며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연계 문제점들을 감안해 국회에서 합리적인 기초연금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경환 기자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입니다. 치우치지 않고 사안을 합리적이고 균형적으로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