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담뱃값 2000원 인상"···이제 '공'은 국회로

정부 "담뱃값 2000원 인상"···이제 '공'은 국회로

김세관, 지영호 기자
2014.09.12 06:02

[the300] [담뱃값 인상 ①] 야당 "서민 증세" 반발···여당도 "1000∼1500원이 적정"

10일 오후 서울 시내 편의점에서 직원이 담배 코너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스1
10일 오후 서울 시내 편의점에서 직원이 담배 코너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가 '담뱃값 인상' 카드를 빼들었다. 10년만의 인상이다. 정부가 내놓은 인상폭은 2000원.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그러나 국회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야당은 '서민 증세'라며 반발하고 있다. 여당도 신중론을 펴고 있다. 인상폭이 1000∼1500원 수준으로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여당 '신중론'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는 11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내년 1월1일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정부는 향후 물가상승률에 따라 담뱃값이 오르도록 하는 물가연동제 도입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2012년 기준 43.7%인 성인남녀 흡연율을 2020년까지 29%수준으로 낮춘다는 목표다. 세수는 2조8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는 이르면 이달 중 담뱃값 인상을 위한 국민건강증진법, 지방세법,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후 국회에서는 각 법안에 대해 소관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 안전행정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법안심사소위 등을 통해 심의하게 된다.

만약 각 법안들이 올해 중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한다며 내년 1월1일 이후 담배는 인상된 가격에 따라 판매된다.

그러나 관련 법안들이 정부안대로 통과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당장 여당이 담뱃값 인상폭을 놓고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문형표 복지부 장관이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앞서 새누리당을 방문, 담뱃값 2000원 인상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지도부는 1000~1500원 인상이 적정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얼마를 올렸을 때 금연효과가 좋은 지 따져봐야 한다"며 "(세수가) 증가된 부분을 어디에 쓸지는 논의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소관 상임위인 복지위의 여당 쪽에서 신중론이 만만치 않다. 복지위 여당 간사인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국회는 정부 입장과 다를 수 있다"며 "담뱃값 인상 자체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인상폭과 시기는 의견을 더 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복지위는 국민 건강 차원에서 얘기할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말한 2000원 인상은 너무 한꺼번에 많이 올리는 것"이라며 "더욱이 시기도 좋지 않다. 정치권이 정상화 된 이후에 논의를 해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 야당 "세수 늘리기 의도"

야당은 담뱃값 인상안에 대해 '서민 증세'라는 프레임으로 반대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은 "추석이 끝나고 나니 가짜 민생법안 공세에 이어 세금 정국이 기다리고 있다"며 "담뱃세를 올린다는 것은 부자감세, 서민증세 정책"이라고 밝혔다.

우윤근 새정치연합 정책위의장도 "담뱃값으로 거둬들이는 세금에 비해 금연정책에 투입되는 금액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차라리 세금이 부족하다고 국민께 말하는 것이 도리에 맞지 국민건강을 위한 정책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복지위 야당 측 의원들도 담뱃세 인상의 의도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복지위 야당 간사인 김성주 새정치연합 의원은 "국민건강증진을 위해 정부가 금연 정책의 일환으로 가격 인상을 들고 나온 것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건강목적이 아니라 세수를 늘리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 아닌지 의심"이라며 "정부는 국회서 담뱃값 인상 논의를 원하겠지만, 우리는 이것이 조세 차원의 논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위 법안심사소위 야당 위원인 남윤인순 새정치연합 의원도 "금연에 효과가 있으려면 6000~7000원까지 담배가격을 인상해야 한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며 "정부의 이번 발표는 목적이 금연이라기 보다는 부족한 재정을 충당하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협상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19대 국회 전반기 복지위 야당 간사였던 이목희 새정치연합 의원은 "정부는 담뱃값을 올리기 전에 추가되는 세수를 어떻게 국민건강증진에 쓸 것인지 밝혀야 한다"며 "이 같은 안을 가져온다면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 복지위 관계자는 "야당도 담뱃값 인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협상을 통해 인상폭이 여당의 제안 수준(1000~1500원)으로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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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관 기자

자본시장이 새로운 증권부 김세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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