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정치권, '싸움의 무기'를 바꾸자

[기자수첩]정치권, '싸움의 무기'를 바꾸자

김성휘 기자
2014.09.14 15:35

[the300]"정책의 탄생, 싸움구경보다 드라마틱해"

"국회의원의 임무는 원래 싸우는 것이다. 국민들은 싸움구경 신나게 하고선 돌아서서 맨날 싸운다고 욕한다."

지난 12일 국회 헌정기념관. 머니투데이 더300과 국회사무처 주최로 열린 '국회의 정책기능 강화와 새로운 미디어의 역할' 심포지엄에서 정치현실과 언론의 길을 두고 꽤 진지한 토론이 벌어졌다.

화두는 정치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느냐, 그때 언론의 역할은 무엇이냐로 좁혀졌다.

토론 사회를 맡은 언론학자 손태규 교수(단국대)는 "국회의원은 억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향점이 서로 다른 집단이나 정파에서 국회의원을 배출하면 그 배경엔 '나 대신 싸워달라'는 각 진영의 바람이 담겨있다. 여기서 싸움이란 물론 길거리 주먹다짐같은 것이 아니라 정책에 대한 찬반, 치열한 토론, 여론대결 등이다. 이 과정은 때로 격해질 수 있다.

손 교수 말처럼 정치에 '싸움'은 숙명이다. 그런데 "정치인들 제발 싸우지 말라"고 하면 모순된다. 문제는 어떻게 싸우느냐, 무엇으로 싸우느냐에 달렸다. 정 싸워야 한다면, 정치는 이제 무기를 바꿔들어야 한다.

새 무기는 결국 정책이다. 그러자면 치열한 연구를 거듭해야 한다. 이슈선정, 정책 시뮬레이션, 정부와 조율, 토론회와 공청회…. 정책 하나 개발하자면 막말다툼에 눈을 돌릴 여유도 없을 것이다. 직업정치인이 정책전문성 없이 국회의원 되기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변화는 언론만이 이끌어내고 자극할 수 있다는 게 이날 참석자들의 공통인식이었다. 싸움 붙이기, 편가르기와 같은 갈등지향 언론으론 불가능하다. 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새누리당 조해진 의원도 이를 지적했다.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헌정기념관에서 국회사무처-머니투데이 더300 공동 주최로 열린 '국회의 정책기능 강화와 새로운 미디어의 역할' 심포지엄에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왼쪽부터) 손태규 단국대 교수, 민병두 새정치연합 의원,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머니투데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헌정기념관에서 국회사무처-머니투데이 더300 공동 주최로 열린 '국회의 정책기능 강화와 새로운 미디어의 역할' 심포지엄에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왼쪽부터) 손태규 단국대 교수, 민병두 새정치연합 의원,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머니투데이>

"일부 당직을 맡은 의원말고 국회의원 대부분은 1년중 국정감사 기간 외에 뉴스에 등장하기 어렵다.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세분화·상설화해 의원들이 지속적으로 정책에 집중하게 환경을 바꾸자. 정책으로도 뉴스가 되는구나 싶으면 '보스'를 따라다닐 필요도 줄어들 것이다."(민병두 의원)

"그간 정치관련 보도는 갈등지향 보도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야 읽힌다는 이유인데, 정책기사라도 내용이 독자에게 유익하고 재밌으면 충분히 읽힐 것이다. 정책 하나가 태어나서 완성되기까지 여정은 알고보면 국회 싸움구경보다 재밌고 드라마틱하다."(조해진 의원)

열띤 토론이 끝난 자리엔 이처럼 만만찮은 숙제가 남았다. 정치의 숙제이자 언론의 숙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성휘 국제부장

머니투데이 미래산업부(유니콘팩토리) 김성휘입니다. 국회/정당/청와대를 담당했고(정치부) 소비재기업(산업부), 미국 등 주요증시/지정학/국제질서 이슈를(국제부) 다뤘습니다. EU와 EC(유럽연합 집행위),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 등을 경험했습니다. 벤처스타트업씬 전반, 엔젤투자, 기후테크 등 신기술 분야를 취재합니다. 모든 창업가, 기업가 여러분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합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