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2014 국감] "ICT 콘트롤타워가 국산 모바일 메신저 성장에 찬물"

검찰의 '사이버 검열'에 인터넷산업 진흥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가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호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달 18일 대검찰청 주재로 열린 '유관기관 대책회의'에 참석한 인사들과 미래부 관계자에게 당시 회의내용을 확인한 결과, 미래부가 당시 '검찰의 취지에 동감한다. 협조할 일이 있으면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8일 밝혔다.
이 회의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 도를 넘고 있다"며 사이버 허위사실 유포에 강력히 대처할 것을 주문한 직후 곧바로 소집됐다.
이날 회의에는 미래부 뿐 아니라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주요 관련 기관과 네이버·다음·카카오·SK커뮤니케이션즈 등 주요 인터넷 기업의 담당자들도 참석했다.
회의에 참석한 인터넷 기업 관계자는 "인터넷 기업의 입장을 전달할 기회도 없이 검찰의 일방적인 사전모니터링 계획만 통보받았다"며 "인터넷 산업을 진흥해야 할 정부 관계자들도 검찰의 계획에 오히려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 이후 검찰이 '사이버 모니터링' 등의 대책을 발표하자 카카오톡 이용자들이 독일 메신저 '텔레그램' 등으로 이용하는 '사이버망명'이 본격화됐다.
현재 국내 텔레그램 가입자 수는 15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지난달 24일 이후 다운로드 건수 기준으로 메신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명박정부 당시 국내 포털 웹메일 압수수색 이후 상당수 이용자들이 검열을 피해 구글 '지메일'로 계정을 옮겼던 1차 '사이버망명'보다 더욱 심각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실명제 이후 국내 동영상 서비스들이 모두 무너지고 유튜브에 주도권을 내준 사례가 있다"며 "우리나라의 유별난 규제가 국내 기업에만 적용되면 카카오 같은 대중적인 서비스도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호준 의원은 "미래부가 국민들의 온라인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고 국산 모바일 메신저의 성장세에 찬물을 끼얹는 일에 동조했다"며 "국가 ICT(정보통신기술)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로서 적절치 않은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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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원은 또 "지난해 미래부는 '인터넷 신산업 육성방안'을 내놓고 국내기업의 플랫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며 "그럼에도 검찰의 이번 조치에 동조하면서 국내 서비스의 경쟁력 강화를 말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 등 수사기관은 최근 사전검열 대책을 발표하기 이전부터 압수수색영장, 감청영장 등을 통해 카카오톡 등 국내 인터넷 이용자들의 소통 내역을 감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카카오에 대한 수사기관의 감청영장 청구 건수는 지난해 86건이었으며 올 상반기에만 61건에 달했다. 압수수색영장 청구 건수는 지난해 2676건에 달했으며 올 상반기에는 2131건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