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300]어차피 정해진 전당대회? 김종인의 고민

[뷰300]어차피 정해진 전당대회? 김종인의 고민

최경민 기자
2016.07.09 08:00

[the300]전당대회 흥행부진의 명암…이합집산 기다리는 비주류 늘어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 2016.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 2016.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당이 과연 계속 유지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듯 하다."

김 대표와 가까운 더불어민주당의 한 인사는 최근 이렇게 말했다. 여야 3당 중 가장 구설수가 적고 당내 계파갈등이 약한 당의 수장이 하고 있는 고민으로는 일견 부적합해 보인다. 이념논쟁이나 계파갈등에 얽매이는 모습을 줄이고 민생의제를 선점하는 듯한 모습에 "더민주가 진짜 변했다"는 평가가 당내외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가오고 있는 8·27 전당대회는 더민주의 변곡점이 될 확률이 높다. 전당대회에서 뽑힌 당지도부는 현재의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대체한다. 그리고 새 지도부는 내년 대선정국의 판을 짜는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2016.5.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2016.5.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달여남은 더민주의 전당대회는 전혀 흥행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당과의 분당에 따른 계파갈등의 약화는 분명 더민주에게 정책정당으로 거듭날 기회를 줬지만, 힘의 쏠림 현상도 불러왔다. 현역의원의 대다수가 소위 친노·주류로 간주될 정도로 특정 정파에 무게추가 기울어진 상황에서, 당내에 잔류한 비주류들은 전당대회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누가 나오든 똑같다"는 인식이 깊게 박혀버렸다.

더민주의 전당대회는 2강체제 구도다. 추미애 의원과 송영길 의원이 유력후보다. 추 의원은 문재인 전 대표와 가까운 사이이고, 송 의원도 비주류로 분류되지만 친노·주류와 거리가 멀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제3의 후보'로 당내 온건파 원혜영 의원이 거론되지만 비주류는 원 의원도 사실상의 친노·주류로 간주한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것이다.

김종인 대표의 생각도 비주류와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초 자신이 수장으로 나설 것으로 알려졌던 '경제비상대책기구'를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와 가까운 한 현역의원은 "말은 차기 지도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고 했지만, 사실상 친노 위주의 당 지도부와 호흡 맞추기가 어렵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전당대회 및 대선경선 판을 새로 짜기 위해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진 지역위원장 물갈이도 이뤄지지 않았다. 더민주는 최근 전국 253곳 지역위원장 심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물갈이폭이 크지 않았다. 친노·주류 인사들이 당 중앙위원회 등을 그대로 장악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세종시는 아예 공석으로 둬 '친노좌장' 이해찬 무소속 의원의 복당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한 당직자는 "조강특위가 물갈이를 추진하려던 의지는 있어보였지만 각 지역에 단수신청이 너무 많았다"며 "당초 예고했던 대폭 물갈이와는 거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극적인 반전이 없는 한 비주류들의 당권경쟁에 대한 생각은 바뀌기 힘들어 보인다. 미지근한 관심 속에서 전당대회가 치러질 확률이 높은 셈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네팔 트레킹을 하는 모습. (트위터) 2016.6.2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네팔 트레킹을 하는 모습. (트위터) 2016.6.2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의 존속 가능 여부를 고민한다는 김종인 대표의 고민도 이 지점에 있다. 그리고 비주류 뿐만 아니라 더민주 전 구성원들의 고민이기도 하다. 전당대회가 모두가 말하는 것처럼 친노·주류 인사의 승리로 끝날 경우 내년 대선경선도 불보듯 뻔한 결과를 예상할 수 있다. 비주류 입장에서는 소외감을 느끼면서 당에 남아 있을 이유를 찾지 못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오히려 비주류들이 전당대회 이후를 바라보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어차피 친노·주류가 이끌어갈 전당대회 보다는 대선을 앞두고 발생할 야권의 이합집산에서 역할을 하는 것이 내년 대선에서 훨씬 많은 지분을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침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새판짜기'를 외치며 정계복귀를 앞두고 있으며, 야권통합을 강조하는 박지원 의원이 국민의당의 비상대책위원장에 나선 상황이기도 하다.

친노·주류 일각에서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가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이기는 하지만 문 전 대표가 '제2의 이회창 총재'식으로 대선후보가 되는 시나리오는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흥행의 요소없이, 통합이 아닌 분열의 방식으로 전당대회가 진행될 경우 문 전 대표의 대선후보 경쟁력은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민주 관계자는 "가장 안정적인 정당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지만 가장 어려운 시기라고도 할 수 있다"며 "김종인 대표 이하 전 구성원의 정권창출에 대한 의지가 워낙 강해 계파를 떠나 어떤 방식으로든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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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최경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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