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컨벤션' 노리던 바른정당 충격..새누리 '보수대결집'도 동력축소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낙마하면서 보수진영의 대권 밑그림이 복잡해졌다. 반 전 총장 영입 후 경선 컨벤션효과로 외연을 넓히려 한 바른정당에는 갑작스러운 불출마가 큰 타격이다. 반 전 총장과 거리를 뒀던 새누리당 역시 대선 직전 보수대결집 전략의 파괴력을 우려해야 할 상황이 됐다.
바른정당은 1일 반 전 총장의 갑작스러운 불출마 선언에 "너무나 큰 충격(김무성 의원)"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바른정당은 당초 반 전 총장을 맞아들이고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등 당내 주자들과의 경선을 통해 지지세를 크게 확대한다는 방침이었다. 반 전 총장의 낙마로 컨벤션효과의 동력이 줄었다.
새누리당은 일단 반 전 총장과 거리를 둬 왔지만 입맛이 쓰기는 마찬가지다. 새누리당은 반 전 총장이 제3지대 내지는 중도행보를 걷자 황교한 권한대행을 은연중에 대권주자로 밀어왔다. 그러면서도 대선 직전 '새누리당+바른정당+제3지대'로 구성된 보수대결집 전략을 세웠다. 반기문 효과가 사라지면서 결집의 파괴력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으로서는 당내 일각에서 제기됐던 '반기문 외치대통령+황교안 내치총리' 카드를 더 이상 쓸 수 없게 된 점도 아쉽다. 새누리당은 반 전 총장의 불출마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권잠룡들의 레이스도 다소 국면이 달라질 전망이다. 보수진영 후보 중 지지율 상 1위가 사라지면서 경쟁이 격화될 수 있다. 황 권한대행이 당장은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본선경쟁력 면에서는 유 의원 등도 만만찮은 지지를 얻고 있다.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열세인 남 지사도 반전을 꾀할 수 있다.

반 전 총장이 귀국한 지난달 12일까지만해도 황 권한대행은 수면 아래에 있었다. 반 전 총장의 귀국 후 행보가 잡음과 구설수로 채워지자 황 권한대행이 대권주자로 본격 부상하기 시작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대권후보 다자대결 시 지지율이 10%를 상회하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의 하락이 그대로 황 권한대행의 상승이었다. 반 전 총장 귀국 전 내지는 귀국 직후 지지율은 대체로 20% 중반이었다.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지자 황 권한대행이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고, 다시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이 10%대 초반이 되자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10%를 넘어섰다.
초기 보수 지지층이 그간 '반기문+황교안' 지지율을 지탱해 왔다는 의미다.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이후 상당한 지지세가 황 권한대행에게로 쏠릴 수 있다. TK(대구경북) 출신 한 새누리당 의원은 "탄핵 가결 당시 약 25% 정도가 탄핵에 반대표를 던졌다"며 "이정도 비율의 보수 지지층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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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전 총장 지지세가 범여권 대선주자인 유 의원이나 남 지사 쪽으로 일부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유 의원은 다자구도에서는 대체로 반 전 총장이나 황 권한대행에 크게 뒤졌지만 여권 내 경선을 가정한 양자구도에서는 반 전 총장에 필적할만한 지지율을 보였다. 보수지지층 내에서 본선경쟁력에 대해서는 인정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같은 맥락에서 남 지사 역시 최강자가 사라진 보수진영에서 바람몰이를 시도해볼 수 있게 됐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원희룡 제주지사가 일찌감치 대권레이스에서 떨어져나가며 한 차례 힘이 빠진게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