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감사위원 분리선출·집중투표제는 제외.. 법사위 2월말-본회의 3월2일 가능성

여야가 국회 법제사법위에 계류 중인 상법 개정안 중 주주총회 전자투표 의무화와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등 두 개만 2월 임시국회에 통과시키기로 잠정 합의했다. 일반이사와 감사위원을 분리선출하는 방안, 주총에서 특정 이사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는 집중투표제 도입 등 강한 정책은 일단 유보됐다.
16일 국회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어 각종 쟁점법안에 대해 여야가 현재까지 합의한 수준에서 개정하기로 했다. 상법의 경우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의 주총에 전자투표 실시를 배제할 수 없게 하는 내용,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이사를 상대로 경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다중대표 소송제 도입 등이 여야가 합의한 수준이다. 자유한국당(옛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도 이 두 개정 내용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동의한 상태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은 기업 지배 구조 개선을 위해 상법 전면 개정이 필요하다며 그동안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 선출 등을 주장해왔다. 이날 의총에서도 현재 합의수준이 미흡하다는 강경론이 만만찮았다. 우상호 원내대표가 "이거라도 받을 것이냐, 더 싸울 것이냐의 선택을 한다면 이거라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의총 참석자는 전했다. 3~4월 임시국회 소집이 쉽지 않으므로 2월국회에 조금이라도 진전을 보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내 제1당이 이렇게 방향을 정하면서 법안 처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여당도 대주주 의결권의 과도한 제한, 경영권 위축 등을 이유로 집중투표제 등의 도입을 막아내는 실리를 얻었다. 국회 일정을 고려할 때 상법 개정안은 20일 법사위 소위원회, 21일 전체회의를 거친 뒤 23일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상임위원회 보이콧 여파로 처리 시기가 유동적인 게 변수다. 플랜 B로는 27일 소위원회, 28일 전체회의, 다음달 2일 본회의 일정이 제시된다. 다음달 2일은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다.
전자투표 의무화 조항은 일정 주주수 이상의 상장사 주총에 전자투표를 의무 도입하는 것이다. 대상기업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현행법에도 전자투표 근거가 있지만 기업의 정관을 통해 이를 배제할 수 있어 활성화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다중대표소송제는 모회사의 주주가 자회사 이사에 대한 소송제기를 해당 자회사에 청구할 수 있는 내용이 골자다. 아직 남은 쟁점은 있다. 다중대표소송제의 경우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을 얼마나 보유했을 때 실질적 지배관계로 보고 적용할지를 아직 정하지 못했다. 국민의당은 30% 이상, 민주당은 50% 이상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자유한국당은 100% 모자회사라야 수용할 수 있다며 가장 보수적인 쪽이다.
전자투표제의 경우 의무화하는 대신 주총 결의 성립요건을 완화해 달라는 업계 요구가 있다. 총발행주식이 아니라 출석주식수 기준으로 결의여부를 판단하도록 문턱을 낮추자는 것이다. 이와관련 한국상장사협의회, 코스닥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도 이날 공동으로 국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다중대표소송제, 전자투표 의무화에 조건부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일본과 같이 100% 모자회사 관계로 한정해 다중대표소송제를 도입하고, 전자투표제는 (주주들이) 주주권 행사에 무관심한 현실을 감안해 상장회사의 주총 결의방법 완화 논의도 병행돼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