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朴정권 대통령기록관리위원이 안종범 변호

[단독]朴정권 대통령기록관리위원이 안종범 변호

백지수 기자
2017.10.12 06:00

[the300][2017 국감]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기록원 자료 토대로 지적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지난 7월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직권남용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지난 7월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직권남용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박근혜 정권의 대통령 기록물을 관리하는 대통령기록관리전문위원(이하 관리위원)이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여부를 밝혀낼 핵심 증거인 '안종범 수첩'의 주인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의 변호인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변호사는 관리위원으로 활동하던 기간에 안 전 수석 변호를 맡아 법정에 서기도 했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에 규정된 관리위원의 정치적 중립성에 위배되는 행위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에서 파악한 결과 안 전 수석 변호인단의 홍 모 변호사는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5년 10월8일 관리위원으로 임명됐다.

그는 안 수석 재판이 진행되던 지난 1월25일까지 약 1년3개월 동안 관리위원으로 활동했다. 3년 임기는 채우지 못했다. 그는 행정안전부에서 해임 권고가 가능하다는 판단이 나오자 지난 1월18일 대통령기록관에 사표를 제출해 자진 사임한 것으로 파악됐다.

홍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중순쯤 안 전 수석 변호인단에 합류해 안 전 수석의 법률대리인을 자처했다. 그가 관리위원으로 활동 기간과 안 전 수석 변호 시기가 겹치는 기간은 한 달 정도뿐이지만 그 사이 홍 변호사는 법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 사항이 담긴 '안종범 수첩'의 증거 효력을 부인했다. 그는 지난 1월11일 법정에서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고 안 전 수석을 변호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변호사로서는 의뢰인에게 의무를 다하기 위한 것이지만 대통령기록관리위원을 겸임하는 상황이었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관리위원에게 법적으로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관리위원은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6조에서 '전문위원회 위원은 그 권한에 속하는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정치적 중립성과 업무의 독립성, 객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관리위원에게 대통령기록물의 공개·비공개 여부를 결정하고 비밀기록물의 대외 열람 등을 결정할 권한을 갖기 때문이다. '안종범 수첩'을 비롯해 박근혜 정권에서 만들어진 각종 국정농단의 핵심 증거들을 보존·폐기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대통령기록관에서는 홍 변호사가 안 전 수석 변호인으로 미디어에 얼굴과 이름을 비춘 뒤에야 그의 겸직 사실을 알았다. 대통령기록관 관계자는 "지난 1월5일 TV 보도를 보고 사실 인지를 했고 같은 달 9일 당사자에게 전화해 안 전 수석 변호인으로 활동하는 것이 맞는지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대통령기록관은 이후 지난 1월9~16일 일주일 동안 행정안전부의 고문변호사 3명에게 법률 자문을 구했다. 홍 변호사가 정치적 중립성 의무를 위반했는지와 자문위원 해촉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서였다. 세 고문변호사는 홍 변호사의 안 전 수석 변호 활동이 정치적 중립성 훼손 여부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지만 업무에 지장이 있을 것을 우려한다면 운영 규정상 관리위원 해촉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홍 변호사는 이같은 법률자문 결과를 대통령기록관에서 전달받고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영진 의원은 "홍 변호사가 대통령기록물 이관이 다 끝나기도 전에 안 전 수석 변호 활동을 한 것은 정치적 중립성과 업무 독립성을 유지한 행위가 아니"라며 "그가 대통령기록물 분류와 지정 과정에 참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감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대통령기록관 한 관계자는 "홍 변호사의 경우 관리위원으로 활동하긴 했지만 실제 대통령기록물 심의 활동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며 "그가 활동한 1년여 기간 동안 심의위원회가 세 번 정도 열렸는데 출석율이 저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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