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안, 국회 문턱 넘기까지…'진통의 36일'

내년도 예산안, 국회 문턱 넘기까지…'진통의 36일'

이건희 기자
2017.12.06 00:54

[the300][2018예산안 통과]文대통령 시정연설부터 '지지부진' 여야 협상까지…고난의 시간

6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18년도 예산안 및 예산 부수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차수 변경으로 다시 개회되고 있다. /사진=뉴스1
6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18년도 예산안 및 예산 부수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차수 변경으로 다시 개회되고 있다. /사진=뉴스1

2017년 12월6일 새벽 0시31분.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안이자 2018년도 예산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새해 예산안은 지난달 1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로부터 장장 36일 만인 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가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한 날짜를 기준(9월1일)으로 하면 97일 만이다.

◇문 대통령, '사람중심경제' 역설했지만=지난달 1일 문 대통령은 국회를 찾았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해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서였다.

문 대통령은 약 35분 동안 "사람중심경제로 경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때"라는 메시지를 역설했다. 그는 △일자리와 소득주도 성장 △혁신 성장 △공정경제를 사람중심경제의 3대 축으로 꼽으며 429조원 규모의 예산안의 국회 통과를 호소했다.

야당은 달가워 하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연설 도중 '방송장악 저지', '민주주의 유린' 등이 적힌 피켓을 들어보였다. 사실상 내년도 예산안의 험난한 통과 과정을 암시한 것이었다.

◇여야 협상, 지지부진=2018년도 예산안은 11월 한 달 동안 국회 각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의 심사를 거쳤다. 상임위별로 예산심사소위원회를 꾸려 정부의 예산안 중 증액과 감액이 필요한 부분들을 정리해 결정사항을 예결위로 보냈다.

예결위는 지난달 3일부터 각 부처를 상대로 종합정책질의 및 부별심사 등을 거쳤다. 이어 같은 달 14일, 상임위서 보내온 예산안 의결사항을 비롯해 예산안 전체를 세밀히 뜯어보는 예산안조정소위(조정소위)를 구성했다. 먼저 감액심사를 하고, 이후 증액심사를 통해 예산안을 총체적으로 조정하는 소위였다.

조정소위는 2주 가까이 논의를 지속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공무원 증원, 아동수당 등 핵심 쟁점 사안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다수의 안건에 대한 결정을 보류했다. 25조원 규모(172건)의 보류 사업을 남긴 채 지난달 26일 조정소위는 예결위 간사들만으로 구성된 '보류안건 심사 소위원회'(소소위)로 협상을 넘겨야 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부터)가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우 원내대표 방에서 2018 예산안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부터)가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우 원내대표 방에서 2018 예산안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결론은 여야 지도부 몫으로=여야는 소소위 협상에 더해 예산안 핵심 쟁점을 따로 빼내 교섭단체 3당(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지도부끼리 협상하는 '2+2+2 협의체'를 마련했다. 지난달 27일부터 3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정책위의장이 참여하는 회동이었다.

이들이 다룬 핵심 쟁점은 △공무원 17만4000명 증원을 위한 5322억원 △최저임금 인상분에 따른 보조를 위한 일자리 안정기금 3조원 △아동수당 1조1000억원 △기초연금 인상분 1조7000억원 △건강보험 재정 △남북협력기금 등 내년도 예산안, △법인세 인상 △소득세 인상 등 예산부수법안 등 8가지 안건이었다. 여기에 누리과정 예산까지 더해 총 9가지 쟁점을 논의했다.

하지만 원내수석과 정책위의장의 협상도 참석자 간 신경전이 치열하게 벌어지면서 속도를 내지 못했다. 결국 지난달 30일 각 당 원내수석 대신 원내대표가 2+2+2 협의체 협상자로 교체됐다. 이들은 내년도 예산안 자동부의 시점을 이달 1일 자정에서 2일 정오로 연기, 시간을 벌며 합의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기대처럼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각 당 원내대표는 국회의원회관 내 우원식 원내대표의 방에서 협상을 지속했다. 당초 예정된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도 지키지 못했다. 마라톤 협상 끝에 지난 4일 오후 잠정합의문을 가까스로 발표했다.

지지부진했던 협상 끝엔 '난장판 싸움'이 남았다. 정회와 연기를 반복한 끝에 시작된 5일 오후 10시 본회의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예산부수법안 안건인 법인세법 개정안을 표결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며 회의 진행을 막았다. 본회의는 30분 동안 정회됐다. 이후 상황을 진정시킨 여야는 예산안에 대한 반대토론을 약 1시간30분 동안 진행한 뒤 6일 새벽 2018년도 예산안을 힘겹게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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