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게으른' 20대 국회…법안소위 평균가동률 '3.9%'

[단독]'게으른' 20대 국회…법안소위 평균가동률 '3.9%'

조준영 인턴, 이건희 기자
2018.01.06 06:01

[the300]지역구 챙기기 등에 밀려 본업 뒷전…"상시국회 도입해야"

20대 국회 상임위원회 법안소위원회가 '개점휴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회기 중 각 상임위별 법안소위 가동률이 평균 4%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접수된 전체 법안 대비 계류된 법안비율은 70%가 넘었다. '입법부'로 불리는 국회가 본업을 내팽개쳤다는 평이다.

6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20대 국회 개원 시점인 2016년 6월7일부터 지난해 12월말까지의 의사일정 및 경과보고서를 전수조사한 결과 총 회기(431일) 중 상임위별 법안소위가 평균 17.3일(3.9%) 열렸다.

법안소위는 국회 입법의 핵심 역할을 한다. 이곳에서 개별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과 정부제출 법안 등을 심사한다. 법안소위를 통과한 법안은 각 상임위의 전체회의로 상정되고 이후 본회의에서 처리된다. 대한민국 모든 법이 법안소위를 거친다. 하지만 법안소위가 열리는 날은 적고, 막상 소위가 열려도 시간이 짧아 깊이 있는 심사가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법안소위는 주로 정기국회 기간인 9~12월에 바짝 열렸다. 다른 회기엔 법안소위 일정이 없는 상임위가 태반이었다. 낮은 가동률은 법안 정체로 나타났다. 5일 기준 국회에 계류된 의안 수는 총 8062개다. 발의된 법안은 총 1만903개다. 계류 법안의 비율은 73.9%에 달한다.

가동률이 비교적 우수한 상임위는 기획재정위(42회, 9.7%), 환경노동위(29회, 6.7%)였다. 다만 기재위는 정부 예산안 관련 법안 통과를 위해 정기국회 때 집중 운영됐다. 환노위는 '근로시간 단축' 처리 여부를 놓고 그나마 자주 만났지만 가동 횟수에 비해 성과는 없었다.

불량 가동 상임위는 정보위(0회, 0%), 여성가족위(6회, 1.3%), 운영위(6회, 1.3%) 순이었다. 다만 3개의 상임위는 겸임 상임위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다른 상임위의 가동률도 5% 안팎으로 저조했다.

국회사무처 한 관계자는 "학생에게 공부가 일상인 것처럼 의원도 법안심사가 일상이 돼야 한다"며 "타당성 여부와 상관없이 법안심사 자료를 많이 축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타당성이 없는 자료라도 축적된 자료가 5년, 10년 후에라도 다시 논의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대 국회의 법안소위가 게을리 운영되는 이유는 현행 선거제도에서도 찾을 수 있다. 1등만 살아남는 소선거구제 하에서 현역 의원들은 재선을 위한 지역구 활동에 상당한 노력을 쏟는다. 국회 관계자는 "월요일과 금요일엔 회의를 못 잡는다"며 "지역구에 금요일에 내려가서 월요일에 올라와야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의원들에게 재선은 목숨과도 같다"며 "(이 문제를) 제도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의원들도 소위 활성화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임시국회 및 정기국회를 구분짓지 않는 '상시국회 도입' 역시 의원들 사이에 공감대를 이뤘다. 여당은 지난해 개헌 관련 의원총회에서 상시국회 운영과 국정조사 실효성 강화를 전제로 한 국정감사 폐지에 대해 중론을 모았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소위를 중심으로 상임위가 돌아가야 한다"며 "국정감사 때만 국회가 돌아가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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