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미리보는 국감]국회는 '창', 정부는 '방패'…매년 국회서 펼쳐지는 '총성 없는 전쟁'

"올게 왔다."
국회 보좌진과 정치부 기자들의 한숨이 잦아지는 시기가 돌아왔다. 의정활동의 '꽃'이라고도 불리는 국정감사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회 시계는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여야의 치열한 난타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국정감사가 무엇인지, 시기와 대상, 알아두면 좋을 '꿀팁' 등 관련 법을 쓸어모아 소개한다.
◇국정감사가 뭔가요?=국정감사는 말 그대로 국정, 즉 의회와 행정, 사법을 비롯한 국가의 정치 전반을 감시하는 국회의 대표적인 책무다. 입법기능만큼이나 대정부 감시기관으로서 국회의 '헌법적 권위'를 가장 잘 드러내는 일이다.
헌법 제61조엔 이러한 국회의 국정감사 권한을 명시했다. 국감에서 서류제출, 증인출석 등에 관한 내용도 구체적인 법률로 뒷받침한다. 국감 때마다 TV를 통해 보는 각 부처 장관과 공공기관장들은 법률에 따라 국회에 출석한다.
최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2개의 상임위원회(상임위)로 쪼개지면서 상임위는 총 17개가 됐다. 국정의 세부 분야를 나눠 구성된 상임위는 각 소관 부처들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다. 상임위원들은 이들의 지난 1년 간 업무성과를 평가하고, 국민의 세금이 제대로 쓰였는지 등을 꼼꼼히 점검한다.

◇언제 시작하나?=현행 법률엔 국감의 구체적인 시행시기가 정해져 있지 않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국감법)에 따르면 국감은 매년 정기회 집회일 전 3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해 감사를 실시한다. 다만 본회의 의결로 정기회 기간 중에 국감을 열 수 있다는 단서조항이 있다.
정기회는 국회가 매년 헌법(47조)에 따라 무조건 100일 동안 열어야 하는 회의를 말한다. 국회법에 따르면 정기회는 매년 9월1일에 열리고 그날이 공휴일인 경우엔 그 다음날에 열린다. 올해 9월1일은 토요일이다. 따라서 이번 정기회는 월요일인 9월3일부터 100일간 진행된다.
그렇다면 국정감사는 8월에 열려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관련 국감법이 개정된 2012년 이후 6년 간 국정감사는 단 한 번도 정기회 전에 열린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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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9월10일부터 20일간 국감을 실시하도록 규정한 해당법 조항이 2012년 개정되면서 '상시국감'의 문을 열었다는 평을 받았지만 짧은 일정에 쫓기는 현실은 여전하다. 국감 대신 정기회 기간엔 예산안과 법안심사 기간을 늘려 안건처리 실적을 높이자는 취지가 무색해진 셈이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상황이 여의치 않아 교섭단체가 합의해 그렇게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과연 올해 국감은 지난 6년 동안의 '전례'를 깨고, '8월 국감'을 성사시킬 수 있을까? 현재로선 불가능해 보인다. 여야는 8월에 임시국회를 열어 중요 민생법안들을 처리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로선 임시국회라도 꼭 열려 잘 진행되는 것이 급선무다.

◇누구와 어디가 감사 대상인가?=국감법 제7조에 따르면 감사의 대상은 △국가기관 △특별시·광역시·도 △공공기관·한국은행·농협·수협 등이다. 그 외 지자체에 대한 감사는 둘 이상의 위원회가 합동으로 반을 구성한 경우에 진행할 수 있다. 사실상 모든 부처와 기관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감사다.
인사혁신처가 지난 7월 발간한 '2018 인사혁신통계연보'에 따르면 국가공무원은 현재 65만6665명. 지방공무원 및 입법부·사법부 등까지 합산하면 100만명이 넘는다. 이처럼 대규모 '공무원 군단'을 대표하는 이들이 국회에 모일 때면 보기 힘든 진풍경이 벌어진다.
약 20일에 걸친 국감 기간 동안 각 부처의 실·국장부터 장·차관 등 수많은 공무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로 집결한다. 때문에 국감 기간엔 자리를 못찾아 국회 내 계단과 통로 바닥에 앉아있는 공무원들이 즐비하다.
예상치 못한 의원의 질의에 대비하기 위해 각 부처마다 산처럼 쌓은 자료는 물론 컴퓨터와 프린터까지 들고와 국회 내 임시사무실을 마련하는 모습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국감준비, 국회는 어떻게?=국회의원들은 국감 과정에서 '스타의원'이 되기도, 질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날카로운 질의로 부처의 허점을 파고드느냐, 맥락 없는 '아무말 대잔치'로 눈총을 사느냐는 의원실이 얼마나 국감을 준비했는지에 따라 갈린다.
기본은 당연히 피감기관을 면밀히 살피는데서 출발한다. 이전 국감에서 확인된 문제가 개선됐는지 확인하는 과정도 필수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자료를 요구한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정부기관은 소관 상임위원회의 자료 요청에 응할 의무가 있다. 이렇게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기본적인 질의의 뼈대를 구성한다.
국민들의 제보가 국감 소재가 될 때도 있다. 각 의원실에선 이메일, 블로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다양한 창구를 통해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이렇게 모은 내용의 사실 여부를 확인해 국감에서 다룰 안건으로 선정한다.
이상적인 준비 과정은 이렇지만 실제로 그렇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불투명하다. 국정감사는 상임위에 따라 이뤄지는 만큼 상임위 배정이 끝나야 국감 준비에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후반기 원구성이 늦어지면서 상임위 배치도 덩달아 미뤄져 상대적으로 국감 준비 기간이 예년보다 짧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