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당일치기 남북 철도·도로 착공식 경비에 7억원 편성
오는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 착공식이 열린다. 관련 경비로 7억원이 쓰일 예정이다. 정부는 무대와 음향, 남측 인건비 및 교통비 등 행사 비용으로 6억원, 예비비와 세금으로 1억원을 책정했다.
당일치기 착공식으로는 상당히 많은 비용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들며 반박했다. 2015년 8월 우리측 인원만 참석한 경원선 복원 기공식 행사 경비도 6억원이었기 때문에 결코 많은 액수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런데 착공식 비용의 대부분은 우리측에서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의 구체적인 착공식 비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자신들의 이동 경비 정도만 지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간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이번 행사가 본질적인 의미의 ‘착공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착공식은 공사를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남북 철도·도로 연결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해 공사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정부는 이번 행사를 ‘착수식’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실제 공사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남북간 협력의지를 담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연내 착공식’이라는 남북 정상간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무리하게 행사를 추진하는 것 아닌지 의구심이 커진다.
착공식의 의미가 실현되려면 먼저 대북제재가 완화돼야 한다. 대북제재가 완화되려면 북한의 비핵화에 진전이 있어야 한다. 비핵화 없는 착공식은 7억원의 혈세를 일회성 보여주기식 쇼에 내다버리는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남북협력 사업으로 비핵화를 견인한다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원칙이다. 이번 착공식도 그 일환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미 협상에 진전이 없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도 무산되는 상황에서 7억원 짜리 착공식이 얼마나 비핵화를 견인할지는 물음표다.
정부는 불과 두 달 전에도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보수에 97억8000만원을 쏟아 부어 ‘과다 비용’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정부가 남북 관련 사업에는 지나치게 관대함으로만 일관하며 국민들의 혈세를 펑펑 써대는 것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