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300레터]黃에 다시 돌아온 숙제 '탄핵수습'…답은 '대선출마' 거절 이유에

[더300레터]黃에 다시 돌아온 숙제 '탄핵수습'…답은 '대선출마' 거절 이유에

김민우 기자
2019.03.10 15:48

[the300]탄핵 2년, 논란은 현재 진행형…'보수구심점' 황교안 역할론↑

국무총리 시절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사진=뉴스1
국무총리 시절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사진=뉴스1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2017년 3월10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판결을 들은 직후다. 매뉴얼에 따라 국방부·행정자치부 장관·경제부총리·외교부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혹시 있을지 모르는 국정혼란을 수습하기에 앞서 취한 행동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뒷 일을 잘 부탁한다'는 말 대신 황 권한대행에게 대통령 출마를 권유했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탄핵을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러 증언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근 인터뷰에서 "당시 청와대 법률전문가들은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더라도 헌재에서 100% 기각된다'고 보고했다"며 "(박 전 대통령은) 광장의 분노를 누그러뜨리는 시간을 벌기위해 탄핵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황 권한대행은 대선 출마 대신 권한대행으로서 국정혼란 수습에 전념했다. '선수'보다 '심판'으로서 차기 대선이 잘 치러질 수 있도록 했다. 탄핵 이후 1년 넘게 시간이 흐른 뒤 자연인이 된 황 권한대행을 만나 이같이 선택을 한 이유를 묻자 그는 "국정정상화가 제일 우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권한대행인 내가 출마를 하면 5~6개월간 국정공백이 생긴다"며 "대통령임기 중 10분의 1이 공백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정이 한번 망가지면 다시 세우기 10~20배 어렵다"며 "대통령권한대행 역할을 하기도 힘든데 부총리가 대통령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권한대행 역을 수행하는 상황까지 가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탄핵 선고가 내려진 지 2년이 지난 10일, 황 권한대행의 신분은 자유한국당 대표로 바뀌었다. 신분은 바뀌었어도 그의 숙제는 여전히 탄핵 수습이다. 한국당의 시간이 여전히 2년 전에 머물러 있는 탓이다. 일부 친박의원들을 중심으로 흘러나오던 '탄핵부정'은 2.28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후보로 나선 김진태 의원 등이 목소리를 높이면서 '대선무효'로까지 확대된 상황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박 전대통령 사면' 논쟁도 현재 진형형이다.

#황 대표의 입장은 아직 모호하다. 황 대표는 전당대회를 앞둔 지난달 19일에는 TV토론회에서 '탄핵은 어쩔 수 없었다'는 물음에 'X' 팻말을 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돈 한 푼 받은 것도 입증이 되지 않았다. 과연 탄핵이 타당한 것인지, 저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대표가 된 후에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을 존중한다. 지금은 미래로 나아가는 일에 매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지금 보수진영의 구심점은 황 대표다. 2.27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과반이 넘는 52.1%의 득표율로 대표로 당선됐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여야를 통틀어 1위(5일 리얼미터 발표기준)에 올라섰다. 비박계 대표인 김무성 의원조차도 공식석상에서 "이제는 황교안 대표를 중심으로 뭉치자"고 할 정도로 보수진영에서는 황 대표가 유일한 '구심점'이 되고 있다.

#황 대표가 먼저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정리해야 한다. 탄핵은 국민의 81%(2016년 12월9일 갤럽 여론조사 결과), 국회의원 300명중 234명이 찬성했다. 헌법재판소도 탄핵을 인용했다. 정치적·사법적 결론이 내려졌다는 얘기다. 더 이상 탄핵으로 인한 국민분열은 막아야 한다. 대통령권한대행에서 공당의 대표가 됐어도 이 역할은 유효하다.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로 가도록 해야한다. 답은 "더 이상 나라가 분열되고 국정혼란이 지속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나가서 국민들에게 표를 달라고 하는 것 맞지 않다"며 출마권유를 거부한 이유를 설명한 말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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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기자

*2013년 머니투데이 입사 *2014~2017 경제부 기자 *2017~2020 정치부 기자 *2020~2021 건설부동산부 기자 *2021~2023 사회부 사건팀장 *2023~현재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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