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종합)"한 두번 연속적 조기성과 필요…이제 남북대화 차례"

북핵 협상의 중재안을 찾는 청와대가 미국의 일괄타결, 북한의 살라미 전술 모두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톱다운(top down)으로 포괄적인 로드맵을 합의하고, 그 속에서 스몰딜을 연속으로 조기에 이행해 나가는 방식을 제시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7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핵 협상 중재 방안과 관련해 "북미 모두 대립하던 과거로 돌아가기는 어렵지만, '올 오어 낫씽'(all or nothing) 전략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며 "최종 목표와 동떨어진 분절된 단계적 협상인 (북측의) 살라미 전술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으로 하여금 포괄적 목표달성을 위한 로드맵에 합의하도록 하고, 이런 바탕 위에서 소위 스몰딜을 충분하게 만들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비핵화의 의미있는 진전을 위해서는 한 두번의 연속적인 조기성과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최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선 '하노이 노딜' 이후 미국이 리비아식 일괄타결을 앞세운 방식은 답이 아니라는 말이다. 북측의 '플러스 알파' 비핵화 조치를 압박하기 위해 일괄타결을 앞세우고 있지, '기브 앤드 테이크'를 염두에 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식이 아니라는 판단이 깔려있기도 하다.
청와대의 구상이 미국의 전략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비핵화의 최종단계 목표의 달성을 위한 로드맵과 기본인식에 한미 간에 차이가 없다"고 답했다.
동시에 북측이 전통적으로 취해온, 시간끌기 식 단계적 협상 역시 받아들일 수 없음도 분명히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협상이 지연되는 것이 장기화될 수록 불확실성이 확대된다"며 "미국도 생산적 회담을 강조하면서 실무협상의 조기재개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이번 합의 불발로 톱다운 방식 협상의 한계나 실패를 지적하는 것은 성급하다. 지금까지 이룩한 성과들은 남북미 3국 정상이 만들어낸 정치적 파도의 결실"이라며 "정상 간 동력이 상실되면 실무협상이 이뤄질 수 없다. 북한 체제의 특성을 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 외에는 의미있는 결정을 내릴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언급했다.
또 "북한이 핵능력을 보유하지 않았다는 판단에 대한 정의는 지난 30년 동안 한 번도 시도가 된 적이 없다. 남북미 3국 정상 간에만 신뢰를 바탕으로 결단을 내릴 수 있다"며 "정상 간의 결단을 어떻게 이끌어내느냐 하는 과제가 계속 남아있다. 어떻게 지표화할 것인지, 어떤 순서와 방식으로 실행시켜나갈지는 고도의 정치적 결단을 필요로 한다"고 힘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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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노딜'로는 김 위원장이 보다 국내에서 궁지에 몰렸을 것으로 청와대는 내다봤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득을 봤다고 평했다. 김 위원장이 내부에서 협상을 지속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에 궤도 이탈 방지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핵·미사일 발사 유예(모라토리엄) 상황이 이어지는 것을 지속하게끔 만든다는 전략이다.
북측에 대한 '당근' 중 하나로는 금강산관광 및 개성공단에 대한 비전 외에도 오는 11월 한국에서 개최되는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및 한-메콩 정상회의 카드가 거론된다. 청와대는 협상에 진전이 있다면 김 위원장이 참석하는 게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 10~16일 아세안 3개국 순방을 통해 협조를 약속받기도 했다.
아세안 회의 전에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성사시키는 것 역시 목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번에는 남북대화 차례로 보여진다. 우리에게 넘겨진 배턴을 어떻게 활용할 지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최선희 북한 외무상 부상의 인터뷰를 거론하며, 북측의 핵 실험유예 종결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김 위원장의 성명이 곧 나올 것처럼 보도하는데, 그런 이야기는 없었다"며 "(최 부상이)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가 매우 좋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고 말했다.
한편 아세안 순방을 마치고 16일 귀국한 문 대통령은 향후 경제일정을 연속 소화한다. 홍남기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경제상황 직접 보고(20일), 혁신금융비전선포식(21일), 지역 경제현장 방문(22일) 등이 계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