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재명의 '민주'당…이름값 해야 산다

[기자수첩]이재명의 '민주'당…이름값 해야 산다

이원광 기자
2022.04.05 03:20

[the300]

문재인 정권 5년, 상당수 중도층의 문제의식은 '민주당이 민주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2020년 1월 '민주당만 빼고'라는 칼럼를 쓴 교수를 공직선거법 위한 혐의로 고발했다 여론 반발에 취하한다. 같은해 7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장례식장에서 성추문 의혹에 대한 당 입장을 묻는 젊은 기자에 욕설을 한다. 민주당의 '당내 민주화'가 물음표로 남았던 대표적 순간들이다.

변화의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대 국회에서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 등을 중심으로 한 쓴소리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지지층에 대한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는 식의 반박 논리와 문자폭탄이 기승을 부렸다. 결국 힘을 쓰지 못했고 하나, 둘 제 살길을 찾아가는 모습에 당내 주류는 자기 확신을, 비주류는 위축 효과를 실감했다.

문제는 정책 오류에 대한 자기 교정의 실종이다. 세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적 눈높이를 전달하면 시장과 건설사 논리에 경도된 시각이라는 당 소속 의원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불과 1년여전에도 종부세(종합부동산세) 대상이 전체 국민의 1.5%에 그친다고 항변했다.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은 사라지고 집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논쟁이 그 공간을 메웠다.

더 큰 문제는 청년들과 거리감이다. 문제 해결의 가능성 못지 않게 과정상 존중을 소통의 전제로 여기는 이들이다. 난제가 산적한 저성장 시대에 태어나 미래에 대한 불안과 생존 투쟁은 일상이 됐다. 옳고 그름을 떠나 개인의 목소리를 존중하지 않는 정치 세력에 다가갈 이유도, 여유도 없다. 이를 간파한 정치인들은 이미 익명의 공간에서 청년들과 '놀면서' 미래를 대비한다.

문재인 정권 말기, 민주당의 주류가 빠르게 교체된다. 변방으로 여겨지던 이재명계가 부상한다. 신(新) 이재명계로 꼽히는 박홍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지난달 24일 당내 의원들을 겨냥한 열성 지지층의 문자폭탄에 "제 속은 까맣게 탔다"며 공개 사과했다. '유능한 야당'이 변화를 위한 우량종자라면 당내 민주화는 토양이다. 사람이 바뀌니 주류 문화도 바뀔까. 다시 고개드는 기대 심리에 민주당이 답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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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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