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전 대공황 재발할라"…트럼프 '관세 전쟁'에 한국도 비상, 왜?

"100년전 대공황 재발할라"…트럼프 '관세 전쟁'에 한국도 비상, 왜?

김인한 기자
2025.02.03 15:33

[the300] 美中 관세 보복전→글로벌 무역 위축→무역 의존도 높은 韓 타격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브래디룸에서 여객기·군용 헬기 충돌·추락 사고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브래디룸에서 여객기·군용 헬기 충돌·추락 사고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미칠 타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약 100년 전 자국 산업보호를 목적으로 '스무트-홀리 관세법'을 시행했는데, 그 여파로 5년 간 전 세계 무역 규모가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며 '세계 대공황'으로 이어진 바 있다.

김용범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전 기획재정부 차관)는 3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한국의 1·2위 교역국(중국-미국) 간 관세 전쟁이 벌어진다면 우리나라의 대미·대중 무역 규모가 줄어들 뿐 아니라 경제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커지는 것"이라며 "소위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지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미중 갈등은 이미 우리에게 큰 손해를 끼치고 있다"며 "미국 재정적자발 고금리·고환율 환경은 민간 부채가 많은 한국 경제에 영향을 주면서 3년째 내수가 살아나질 않고 있다"며 "'중국발 밀어내기 수출'은 석유화학, 철강, 태양광 등 한국의 제조업을 순차적으로 벼랑끝 위기로 내몰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중 갈등에 우리가 직접 개입할 여지는 극히 제한적이지만 다자외교 등을 통해 미국과 중국의 책임있는 거시경제 정책 추구를 끊임없이 촉구해야 한다"며 "미중 무역전쟁이 쉽사리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만큼 우리는 외풍에 휘말려 허약해진 내수를 살릴 재정 정책과 휘청거리는 제조업을 살릴 맞춤형 산업정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을 한 뒤 들어 보이고 있다.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을 한 뒤 들어 보이고 있다. / AFP=뉴스1

한국무역협회의 무역통계시스템 'K-Stat'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2위 교역국은 중국(2729억달러)과 미국(1999억달러)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대미 교역 규모는 △1193억달러(2017년) △1316억달러(2018년) △1352억달러(2019년) △1316억달러(2020년)였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재임 마지막 해인 지난해와 비교하면 최소 약 600억달러 차이가 난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1기 때보다 더 많은 자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해 미국으로 들어가는 한국산 제품에도 추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상무부가 집계한 미국의 무역적자국 순위에서 한국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6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반도체, 철강, 제약, 석유, 가스 등에도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

이 경우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미국과 중국 간 통상 전쟁이 벌어질 경우 '제2의 대공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관세 보복전이 글로벌 무역을 위축시켜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막대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1929년부터 약 10년 간 이어진 대공황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가 꼽힌다. 미국은 1930년 6월 대공황 초기 자국 산업보호를 목적으로 '스무트-홀리 관세법'을 시행했다. 약 2만개 수입품에 대해 평균 59%, 최고 400%의 관세를 부과했다. 영국, 캐나다 등이 관세 보복에 나섰고 세계 무역량은 약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드는 결과가 초래됐다.

익명을 요구한 서강대 교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은 1930년대 대공황처럼 캐나다, 멕시코, 중국은 물론 EU(유럽연합) 등의 보복관세를 유발시켜 세계 무역의 급격한 쇠퇴를 불러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의 수출기업은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데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등으로 그 피해가 예상보다 클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대미 수출입 동향 추이. 교역액은 수출액과 수입액을 합한 총액을 의미한다. /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대미 수출입 동향 추이. 교역액은 수출액과 수입액을 합한 총액을 의미한다. /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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