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종합)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임자 2명을 지명하자 야권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 권한대행이 지명한 2명의 후임자 가운데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이완규 법제처장이 포함된 것을 지적하며 "내란 세력의 헌법재판소 장악 시도"란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한덕수 권한대행은 8일 오전 미뤄온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임명하고, 임기 만료를 앞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이완규 법제처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12·3 비상계엄 해제 직후 이른바 '안가 회동 4인방' 중 한 사람이라고 전해진다.
야권은 즉각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긴급 최고위원 간담회를 열고 권한쟁의 심판과 가처분 신청 등을 통해 이번 지명이 원천 무효임을 밝히기로 뜻을 모았다. 한민수 대변인은 "한덕수 권한대행은 위헌적인 권한 남용을 행사했다"며 "내란 동조 세력의 헌법재판소 장악 시도"라고 비판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번 지명은) 파면된 윤석열의 인사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전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심리로 열린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사건 오전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다 취재진이 이번 지명에 대한 입장을 묻자 "(한 권한대행이) 본인이 대통령이 된 것으로 착각한 것 같다. 권한도 없는데 오버하신 것 같다"며 "토끼가 호랑이 굴에 들어간다고 호랑이가 되는 것이 아니다. 헌재 구성은 선출된 대통령·국회가 3인씩 임명하고 중립적인 대법원이 3인을 임명해 구성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민주당 소속의 대권 잠룡으로 평가받는 인사들도 이번 지명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SNS(소셜미디어)에 "당연히 임명해야 할 (헌법재판관) 국회 추천 몫 3인 전원을 임명하지 않았던 한 권한대행이 한 '내란용 알박기' 지명은 용납될 수 없다"고 적었다. 전날 대선 출마 선언을 한 김두관 전 경남지사도 "어차피 57일 후면 대통령이 뽑히는데 지금 이럴 이유가 없다"며 "대선이 끝나면 반드시 한덕수를 내란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썼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한덕수 권한대행 헌법재판관 지명 관련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4.08. kch0523@newsis.com /사진=권창회](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5/04/2025040813191231036_2.jpg)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비판도 쏟아졌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완규 법제처장은 내란 공범일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라며 "이런 사람을 지명한 것 자체가 내란 잔불이 안 꺼졌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회의 직후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한 권한대행의) 헌법 무시 행태가 개탄스럽다"며 "스스로 탄핵을 유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SNS에 "한덕수 (권한대행)은 대통령이 아니기 때문에 헌법재판관 지명권이 없다"며 "국무총리기 때문에 국회 탄핵도 (국회 재적 의원의) 3분의 2가 아닌 과반이면 족하다고 헌재가 판결했다. 이번 지명은 불법이고 무효"라고 썼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두 명을 신규 지명하기 위해 마은혁 카드를 쓴 것이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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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법률위원장 이용우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2017년 황교안 국무총리도 박한철 헌법재판소장(대통령 몫)이 퇴임했을 때 후임 재판관을 차기 대통령에 이양했다"며 "이번 지명은 원천 무효고 절차가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의 대학 동기이자 검찰총장 직무정지 당시 변호인을 맡은 (이완규 법제처장을 지명한 것은) 국민 분열을 조장하기 위한 인물 선정이 아닌가 의심까지 들 정도"라고 우려했다.
국회 헌재인청특위(헌법재판소 재판관 선출을 위한 인사청문회 특별위원회) 전 야당 간사를 맡았던 김한규 의원도 이날 자신의 SNS에 "한덕수 권한대행, 제정신인가"라며 "대통령 선거가 확정된 마당에 (대통령) 권한대행이 알박기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는 것도 황당한 일인데 지명한 인물도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고발된 이완규 법제처장"이라고 적었다. 이어 "내란에 책임이 있는, 내란수괴가 임명한 국무총리가 헌법재판관을 자기 마음대로 임명한다니,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라며 "아직 당신들의 내란은 안 끝난 것인가"라고 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도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악한 자들이 부지런하기까지 하다. 내란 수괴만 파면됐을 뿐 그 세력은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며 "이러다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권한대행임을 내세워 계엄이라도 선언할 판"이라고 꼬집었다. 김 권한대행은 "대선에 나가보려고 보수의 눈도장을 받으려는 몸부림이냐"며 "국회는 즉각 본회의를 열고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국회는 인사청문회 요청을 접수받지 않고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하겠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입장문을 통해 "(한 권한대행은) 사과하고 (헌법재판관 후보 2인 지명을) 철회하라"며 "대통령 궐위 상태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권한대행이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에게 부여된 고유권한을 행사하려고 드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하며 권한대행 스스로 주장해온 것이 아니냐.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지명은 모순"이라고 덧붙였다.
![[제주=뉴시스] 조수정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우원식 국회의장이 3일 제주특별자치도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77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4.03. chocrystal@newsis.com /사진=조수정](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5/04/2025040813191231036_3.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