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종합)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이 국회 문턱을 넘으며 방송통신위원회 폐지가 확정되자 여당은 환영했고 야당은 규탄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모두 상대를 향해 조롱에 가까운 메시지와 발언을 쏟아냈다. 방통위 폐지와 함께 면직이 확정된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방미위법 통과 직후 SNS(소셜미디어)에 "드디어 방송이 국민 품으로 돌아왔다. 방송을 권력의 손아귀에서 국민 품으로 돌아놓는 순간"이라며 법안이 처리되던 시각 국회와 가까운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서 열린 서울세계불꽃축제를 지칭하며 "여의도 불꽃축제가 축포를 쏘아 올린다"고 평가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동안 우리 방송 정책에는 여러 한계가 있었다. 분산된 규제·진흥 기능 때문에 정책 연계·일관성이 부족했다"며 "방통위가 권력의 방송 장악 수단으로 악용되자 국민은 이같은 구조적 문제를 바로잡으라고 요구했다. 새로 출범하는 방미위는 과거의 악습을 넘어서고 정치적 독립성 보장으로 미디어가 민주주의의 토대로 자리 잡고 공공 자산으로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동서양 막론 모든 독재 정권은 방송 장악부터 시작했다"며 "이재명정권이 야당 말살과 사법부·방송 장악에 온 힘을 기울이는 것은 전형적인 독재정권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방미위법 저지를 위해) 필리버스터(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진행한 것도 이재명 정권의 방송 장악과 독재 정치의 실상을 국민들께 알리기 위함"이라고 했다.
이진숙 방통위원장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도 이어졌다. 방미위법 설치가 이 위원장을 축출하기 위함이라는 주장을 펼친 야당은 방미위법 통과를 계기로 해당 공세를 강화했다. 야당의 이같은 공세에 이 위원장을 겨냥해 정부 조직을 바꿀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고 반박해 온 여당은 방미위법이 통과되자 이 위원장을 압박을 강화했다. 여야는 이같은 신경전 속에서 조롱에 가까운 언사들을 주고받았다.
민주당·조국혁신당 소속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위원장은 국회에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이 통과되자 자신에 대한) 정치적 숙청으로 왜곡하고 스스로를 희생양이라 포장하고 있다"며 "자연인으로 돌아가 역사 앞에 진솔히 반성하고 자숙하는 것이 국민 앞에 최소한의 도리"라고 했다.
이들은 "이 위원장 체제의 방통위는 끊임없는 논란과 불신으로 국민 기대를 저버렸다. 국민이 요구한 것은 위원장 개인의 정치적 욕망이 아니라 방송·미디어·통신의 독립성과 공공성 회복 그리고 제도 정상화였다"며 "(그런데도 김 위원장은) 민주적 절차에 따른 조치를 전체주의적 숙청에 빗대고 나아가 민주주의 보루인 국회를 '사형장' 운운하며 극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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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방위 여당 간사인 김현 민주당 의원은 회견 후 김 위원장이 이번 방미위법을 허점이 많아 구멍이 송송 뚤린 '치즈법안'이라고 지칭한 것에 대해 "역시 빵·치즈 좋아하는 방통위원장 답다"며 "와인도 드시면 좋겠다"고 비꽜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SNS에 "이진숙씨 빠이빠이(Bye Bye) 안녕히 가시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즉각 (방미위법을) 공포해 (이 위원장이) 헛소리할 기회도 주지 말아야 한다"고 적었다.
곽규택 민주당 원내수석대변인은 전두환정권 당시 TV에서 오후 9시를 알리는 소리와 함께 시작한 뉴스 첫 소식이 항상 '전두환 대통령은'으로 시작됐던 것을 풍자한 '땡전뉴스'에 빗대 "방통위 해체와 이 위원장 축출로 마침내 이재명정권이 꿈꿔온 '땡명뉴스' 시대의 문이 열리게 됐다"고 했다.
주진우 민주당 의원은 방미위법 표결 당시 환한 표정의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 사진과 함께 "국감 기간에 딸 결혼식에 피감기관 축의금 내라고 계좌번호를 공개하고 신용카드 결제도 열어놨으면서 감히 누가 누구의 도덕성을 논하나"라고 직격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 주도로 통과된) 방송 3법은 민주노총에 권력을 쥐여주는 일이었는데 (이번에는) 방송과 통신 사이에 미디어라는 점 하나를 찍고 방통위를 없애고 방미위를 만들었다"며 "헌법소원과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방미위법은 최민희 의원 작품이고 강성지지자들인 개딸들에게 추석 귀성 선물을 주기 위해 충분한 협의 없이 법을 통과시킨 것"이라며 "이재명 정부가 국민주권정부라고 하는데 저는 이 정부가 소위 Peoples Democracy(인민 민주주의)에 더 가깝게 가는 것 아닌가 매우 우려스럽다"고 했다.
국회는 전날 본회의에서 재석 177명 중 찬성 176명(반대 1명)으로 방미위법을 처리됐다. 방미위는 방미위는 기존 방통위 업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미디어 진흥 기능을 합쳐 신설된다. 위원회 구성은 상임위원 3명과 비상임위원 4명 등 7인 체제로 이뤄진다. 7인 가운데 2명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여야 교섭단체가 각각 2·3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이들을 임명하는 구조다.
방미위법 부칙 4조에는 '이 법 시행 당시 방통위 소속 공무원(정무직 제외)은 방미위 소속 공무원으로 본다'고 돼 있다. 현재 방통위에 임기가 남은 정무직 인사는 이진숙 위원장 1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