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용호 머투 상임고문과 '시대동행' 대담... "다카이치 내각 '역사 인식' 우려... 과거사 직시하며 문화·기술 협력해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가 "미·중 패권 경쟁으로 세계가 양분된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이 협력해 양국 갈등의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용호 머니투데이 상임고문(글로벌코리아인사이츠 이사장)은 올바른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문화와 과학기술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더욱 높을 것이라고 답했다.
백용호 머니투데이 상임고문(글로벌코리아인사이츠 이사장)와 하토야마 전 총리는 지난 5일 일본 도쿄도 치요다구 나가타초에 위치한 주젠빌딩 사무실에서 진행한 '시대동행' 대담에서 이같은 의견을 나눴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미국과 동맹 관계에 있는 한국과 일본이 중국을 포위해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겪고 있는 두 강국의 사이에서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본이 현재의 미국 의존적 자세에서 벗어나 '자립한 일본'으로서 움직이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도 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새로 출범한 다카이치 내각의 우경화 경향이 한일 협력의 최대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우려했다. 그는 다카이치 총리가 "1965년 한일협정으로 위안부·징용공 문제가 이미 해결됐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할 경우 "한국민과의 갈등이 깊어져 과거의 안 좋았던 양국 관계가 반복될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양국 협력의 근간으로 '올바른 역사 인식'을 재차 강조했다. 2015년 서울 서대문형무소 방문 당시 사죄의 의미로 무릎을 꿇고 사과했던 용기의 근원이 무엇이었는지를 묻는 백 고문의 질문에 "그건 용기가 아닌 신념"이라며 "일본의 과거 식민지배 과오에 대해 피해자가 '그만해도 된다'고 할 때까지 사죄의 마음을 갖는 것은 '가해자의 무한책임'으로서 당연한 일이다"고 답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과거사 직시를 바탕으로 한 미래 협력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일본의 노벨상 수상이 "10~20년 전 과거의 성과"라며 "최근엔 정부 지원 축소와 단기 성과 요구로 기초과학이 위기"라고 진단했다. 이어 "일본이 정밀한 기초과학(소재·부품)에 강점이 있고 한국은 이를 통합해 완성품을 만드는 데(응용력) 뛰어나다"며 "양국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 윈윈(Win-win)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 고문은 "21세기에는 과학기술·지식·창의력이 국부의 원천이라며, 이러한 분야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협력할 경우 오히려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한일 관계도 과거 갈등의 패러다임에서 협력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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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백 고문은 "양국이 지리적으로 인접하기에 '기후 변화에 따른 재난 대응체계' 역시 공동으로 협력해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라며 "재난을 함께 예측하거나 양국의 대응 매뉴얼을 비교해 더 효과적인 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협력은 한일 관계를 원만하게 하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공동의 과제에 대응하는 좋은 국제 협력 사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