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사태로 정국이 출렁인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번 사태에 명운을 걸었다. 이 시점에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을 끌어내리지 못한다면 내년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승산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의힘은 부동산 이슈보다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에 더욱 매달리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번 항소 포기 사태를 검찰의 마지막 저항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미 검찰청 해체가 확정된 상황에서 검사들이 보완수사권이라도 얻기 위해 '항명'으로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싸움에서 승리한다면 오랜 숙원인 검찰개혁을 완수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하락하는 지지율은 반드시 회복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 싸움은 국민들에게 낯설지 않다. 불과 6년여 전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한 수사를 시작으로 검찰과 민주당은 비슷한 전투를 벌였다. 최전선에 있던 추미애 당시 법무부장관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직무배제하고 징계까지 내리며 검찰과 강하게 충돌했다. 고검장과 지검장, 평검사들은 검찰 내부망에 실명으로 글을 올리며 윤 총장을 두둔했다.
추 전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는 등 검찰을 상대로 쓸 수 있는 모든 수를 썼지만 당시 민주당은 이 싸움에서 결국 패배했다. 제대로 된 설득 없이 권력이 검찰 수사를 방해하는 모양새만 연출되면서 중도층이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수사권 남용이라는 민주당의 주장은 국민들에게 와닿지 못했다. 윤 전 총장이 조국 사태를 기반으로 대통령에까지 당선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시 민주당의 대응은 최악의 패착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번 항소 포기 사태도 비슷한 과정을 따라가고 있다. 1심 재판 이후 항소 포기라는 이례적 결정에 수사·공판 담당 검사들이 공개적으로 반발했고, 일선 검사장과 지청장들은 집단으로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항소 포기에 문제를 제기한 검사들을 징계하겠다며 엄포를 놓으며 사실상 전면전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은 검찰총장을 포함한 모든 검사를 국회 탄핵 절차 없이 일반 공무원처럼 징계만으로 파면할 수 있도록 하는 검사징계법 폐지안과 검찰청법 개정안까지 발의한 상태다.
상대성 이론을 발표한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라고 했다. 힘으로 검찰을 찍어누르는 방법으로 지난번엔 국민의 외면을 받았는데, 과연 이번엔 국민의 환호를 끌어낼 수 있을까. 이미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미세한 균열이 나타나고 있고, 국민의힘은 이 균열을 더욱 파고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평범한 국민이 보기엔 김건희 여사를 기소하지 않은 과거의 검찰이나 대장동 사건 항소를 포기한 지금의 검찰이 크게 다르지 않다. 국민들이 싫어하는 건 권력의 입맛대로 결정되는 수사와 기소다. 중도층이 당초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에 힘을 실어줬던 이유다. 왜 민주당 정권일때만 검찰이 반발하느냐고 볼멘소리를 한다면 주소를 잘못 짚었다. 보수정권이 검찰개혁을 밀어붙여도 검찰은 반대했을 것이다. 역대 모든 정권이 실패했던 검찰개혁에 성공하기 위해선 국민과 함께 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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