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하다던 '반도체 특별법' 3주째 표류…정쟁에 법안 197개 쌓였다

시급하다던 '반도체 특별법' 3주째 표류…정쟁에 법안 197개 쌓였다

오문영 기자
2025.12.29 05:31

[the300]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 수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25.12.2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 수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25.12.2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여야가 극한 대치에 매몰되면서 민생 법안 처리가 잇따라 지연되고 있다. 수적 우위를 앞세워 입법을 강행하는 더불어민주당과 민생 법안까지 묶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방해)로 대응하는 국민의힘 모두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단 지적이 나온다.

29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상임위원회 의결을 거쳐 현재 본회의에 부의돼 있는 법안은 197건이다. 법왜곡죄를 신설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 필리버스터 요건을 강화하는 국회법 개정안과 같은 일부 쟁점 법안을 제외하면 대부분 여야가 상임위원회에서 합의해 본회의에 올린 비쟁점·민생 법안들이다.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특정 지역을 반도체 클러스터로 지정하고 전력망·용수공급망 등 인프라 구축을 국비로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이 대표적이다. 국가 전략 산업 지원이 시급하다는 공감대 속에 쟁점이던 '주 52시간 예외 적용' 문제를 추후 논의하기로 하고 여야가 입법에 합의했으나 법안은 3주째 본회의 문턱에서 멈춰 있다. 법안에는 보조금 지급과 세제 지원을 위한 각종 인허가 간소화 제도도 포함돼 있다.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공급을 촉진하고 미래도시 전환 추진을 지원하는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 재난 피해자의 실질적 지원을 위한 중앙합동재난피해자지원센터를 설치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안도 본회의 표결만을 남겨두고 있다.

지방세 감면은 연말 일몰될 위기에 놓였다. 일몰이 도래하는 감면사항 중 농어업경쟁력과 사회복지서비스 등에 대한 기한을 연장하기로 여야가 뜻을 모았으나 정쟁 국면에 상정이 미뤄지고 있다. 이 외에 정부가 근로자의 생활안정을 위해 체불임금의 일부를 선지급한 뒤 추후 청구권을 대신해 행사토록 하는 임금채권보장법 개정안, 건설사업 심의를 효율화하는 주택법 개정안 등이 계류 중이다.

여야 간 정쟁이 이어지면서 본회의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탓이 크다.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앞세워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자 국민의힘은 항의 차원에서 모든 법안 처리에 필리버스터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꺾지 않고 있다.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면 범여권 의석수가 180석을 넘겨 24시간 이후 강제 종료하는 게 가능하지만 필리버스터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 물리적으로 법안 1건 처리에 하루가 소요돼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는 법안 수가 제한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실제 이달 국회에서 7일간 본회의가 열렸으나 처리된 법안이 6건에 그쳤다.

여야 대치는 연말연시에도 계속질 전망이다. 당장 오는 30일 김호철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일정이 잡혀있으나 민생 법안이 함께 상정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2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에서 민생법안 10개라도 처리하자고 제안했고 국민의힘에서 절반 정도를 당내에서 논의 해보겠다고 한 상태"라며 "협상 결과를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내란·김건희·채상병 사건을 겨냥한 3대 특검의 후속·보완 성격인 2차 종합특검법 상정을 최우선 과제로 검토하고 있다. 법왜곡죄 신설과 대법관 증원을 골자로 한 사법개혁안과 필리버스터 요건을 강화하는 국회법 개정안도 신속 처리 대상에 포함됐다. 해당 법안들은 모두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사안이다. 통일교 특검법 내용을 두고도 신경전이 한 창이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기 바쁜 모습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정부·여당이 집중해야 할 것은 내란몰이가 아니라 민생과 경제"라고 비판했다. 이에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같은날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은 경제와 민생을 입에 올리기 전에 민생 법안 처리 때마다 필리버스터를 꺼내 들었던 '발목잡기 정치'부터 돌아봐야 한다"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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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영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오문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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