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10일 국무회의서 '일자리·임금' 양극화 문제 언급
근로자 '유연성' 양보 필요, 기업 '안전망 확충' 부담 대화필요

이재명 대통령이 "고용 안정성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일자리의 질을 높이려면 고용 유연성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양극화"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가진 자원이 한정적인데 한 쪽에서는 감당하지 못할 만큼 (자원을) 가져가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기회를 누리지도 못하고 방치된다"며 "이러면 그 사회가 가진 기회가 효율적으로 안 쓰인다"고 했다. 일자리·임금의 양극화 현상을 지적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울산 타운홀미팅에 갔더니 조선업 분야 노동자를 구하기 어려워서 광역 정부에 비자발급권을 주고 외국인 노동자를 데려오게 해놨더라"며 "현재 외국인 노동자가 4300~4400명 정도가 들어와 있다고 하고 임금은 월 220만원 주고 있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외국인 노동자를 월 220만원 주고 채용해서 일을 하면 국내 노동자, 국내 일자리는 어떻게 되나"라며 "우리 입장에서는 최저임금을 주는 듯한데 그게 조선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나. 숙련공으로 성장해 중간 기술자로 성장해야 생태계가 유지될텐데 이 사람들이 1년 일하다 (고국으로) 가 버리고 또 220만원 주고 (노동자를 데려와) 일하다 가버리고.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다. 이게 과연 바람직한가"라고 물었다.
이 대통령은 "고용 문제는 국가적 과제인데 특정 지역에 비자 발급 권한을 줘서 지역에 필요한 노동자를 데려다 쓰라고 하면 국가적 통제 관리가 되겠냐는 의심이 든다"며 "지금 당장 판단이 어렵겠지만 '광역형 비자 시범사업'을 계속 유지할지, 평가하고 점검해서 다음에 보고해 달라"고 주문했다.

울산시는 법무부가 주관하는 '광역형 비자 시범사업'의 대상 지방자치단체다. 조선업의 현장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가 해외 현지 인력양성센터를 통해 주도적으로 외국인 숙련 인력을 교육 선발하고 지역 기업에 고용을 추천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도다.
이 대통령의 언급 이후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토론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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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장관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조선업은) 중국과의 경쟁때문에 어려워진 상황이었다"며 "그런데 지금은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고 그래서 조선업도 대중소기업 생태계 관점에서 함께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혜택을 보는 방향으로 가도록 하려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일부 (조선) 기업에서는 상생 조치 차원에서 하청업체 직원들에 본사 채용시와 같은 수준의 임금을 준다는 말이 있더라, 고용노동부도 그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라"고 했다.
김영훈 장관은 "한 때 사양산업으로 불렸던 조선업이 K-조선으로 세계를 호령하고 있다"며 "벌크선은 중국이 가져가도 LNG(액화천연가스), 방산으로 특화된 조선을 통해 (한국 조선업에) 10년 호황이 올 거라는데 일자리가 환류돼야만 호황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이 선호하는 매력적인 일자리가 되게 조선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며 "외국인 노동자도 꼭 필요한 분야가 있을 것이다. 법무부와 (비자 관리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논의 주제를 조선업에서 일자리 전반으로 넓혀 "기업이 발전하고 산업이 발전하면 중소기업도 동시에 혜택과 기회를 누려야 활발한 생태계가 만들어진다"며 "지금과 같은 수평적이 아닌 수직적 구조로는 경쟁이 안 된다. 잠깐은 효율적일지 몰라도 길게 보면 자발성과 창의성이 부족해져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조선 분야뿐 아니라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라며 "조선업이 사이클 산업이라 호황과 불황의 차이가 크다 보니 고용 안정성 문제가 관련이 있다. 한 번 고용하면 불황기에도 (인력을) 끌어 안아야 하니, (정규직을) 안 쓰고 비정규직을 쓰고 하청을 주고, 하청에 하청을 주는 비정상적 구조가 만들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동자들 입장에선 고용 안정성도 중요하지만 전체적 일자리의 질을 높이려면 고용 유연성에 대한 일종의 양보라고 하면 그렇고 뭔가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지키겠다고 버티지만 일자리는 점점 줄고 (기업들이) 신규 고용은 다 하청 주거나 비정규로 하면 사회적 대화를 통해 대타협해야 한다"고 했다.
김정관 장관은 "고용 유연성 이슈를 말씀 주셨는데 지금 기업의 입장에서는 고용 관련 경직성 이슈가 크니 고용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고용 안정성뿐만 아니라 유연성(에 대한 고민)도 함께 가줘야 균형이 잡힐 것 같다. 그렇게 해보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할 것 중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노동자 입장에서는 해고는 죽음이다란 생각이 들 정도로 사회 안전망이 너무 취약하다. 재취업 가능성이 없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처우 차이도 크다. 그러니 악착같이 자리를 지키려 한다"며 "문제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한번 정규직을 뽑아 놓으면 불황에 대응이 안되니 다시는 안 뽑는다. 기업 입장에서도 이해되는 바가 있다. 그러니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사회 안전망에 대한 문제"라며 "비정규직 보수를 더 많게 해 일을 그만둬도 불안하지 않게 해야 하고 해고되도 튼튼한 안정망이 있어 내가 살 길이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안전망 확충에는 돈이 드니 기업이 부담하고, (노동자는) 크게 보고 유연성을 양보해야 하는데 문제는 상호 신뢰가 없다"며 "서로 뒷통수 치지 않을까 못 믿는 것이다. 대화가 부족해서 그런데 언젠가는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또 "노동조합의 조직 형태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기업별 노조, 비정규직 노조 등이 따로 있는데 산업별 노조 형태로 가야 하고 임금 교섭도 산업 단위로 광범위하게 해줘야 사회가 정상화 될 것 같다"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