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 "사후정산제 정유사에만 유리"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이 "원가 투명성을 유지하면서도 시장 변동성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 현행 정유사-주유소 간 사후정산제를 개선할 것"이라고 26일 밝혔다.
한 정책위의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기름값 결정이 너무나 불투명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 정책위의장은 "한국 정유사는 원유를 (생산지에서) 사다가 정제해서 팔고 있으면서도 아시아 최대 석유 제품 시장인 싱가포르에서 석유 제품을 수입해 오는 것처럼 가격을 산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정제 마진은 국내 소비자에게 전가되는데 국내 소비자 가격 결정 기준이 공급 원가가 아닌 수요 상황에 따라 수시로 움직이는 셈"이라며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와 검찰이 중동 전쟁 상황에서 벌어진 고유가에 대한 담합 수사를 진행 중이지만 이 가격 결정 구조를 그대로 두면 담합은 근절되지 않는다"고 했다.
한 정책위의장은 "주유소는 유류 가격이 리터당 얼마인지도 모른 상황에서 정유사가 지시한 임시가 금액을 사전에 납부한다"며 정확한 정산은 한 달 후에 하게 되는데 (정유사는 사전에) 현금을 받아 차액을 돌려주거나 다음 거래의 포인트로 전환한다"고 설명했다. 임시가보다 최종 정산가가 더 높게 나오는 경우 주유소 입장에선 손해를 본 채 소비자에 기름을 팔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한 정책위의장은 "최근 정부가 정유사 공급가 최고가격제를 도입했는데 주유소 입장에서 사상 최초로 공급 가격이 확정된 상태로 (제품을) 들여오는 것이기 때문에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 (최고가격제 시행을) 반기는 실정"이라며 "현행 사후정산제는 기술적 불가피성이 아닌 정보 비대칭을 유지하려는 (정유사에만 유리한) 구조적 이해관계의 문제"라고 짚었다.
아울러 "한국의 사후 정산제는 국제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방식으로 미국·유럽연합(EU)·호주·일본 등은 공급가를 사후에 확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확정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며 "사전 가격 고시가 국제 표준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정은 이와 관련한 문제를 짚어내고 함께 개선책을 마련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주유소협회는 기름값 급등의 배경으로 정유사의 공급가격 인상과 함께 '사후정산제'를 지목했다. 정유사 공급가격과 재고, 정산 시차 등 유통 구조 전반을 유가 안정 정책에 반영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