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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무위원회가 오는 14일 전체회의를 끝으로 제22대 국회 전반기 업무를 마무리한다. 반환점이 눈앞이지만 법안 처리 성과나 성실도를 가늠할 수 있는 회의 개최 빈도가 저조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까지 제22대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 1768건 가운데 정무위가 의결한 법안은 67건이다. 이를 단순히 정무위 성적표로 보긴 어렵다.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거나 법사위를 통과했어도 본회의에 상정되기 위해서는 여야 원내지도부의 안건 협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여기에 처리 과정에서 대안 또는 수정안에 반영된 법안도 적지 않다.
지난 2년간 정무위에 접수된 법안의 수는 총 1448건이다. 이중 처리된 법안은 266건, 약 14.4%다. 제22대 국회 전체 법안 처리율(29.3%)을 크게 밑도는 수치며 상설 상임위 가운데 재정경제위원회(2.3%)와 더불어 최하위권에 속한다. 본회의 통과 법안 수나 상임위 차원의 법안 처리 기준을 놓고 봤을 때 정무위의 전반기 국회 성적표가 낙제점이란 평가를 받는 이유다.
전체회의 개최 빈도도 저조하다. 올해 정무위는 총 5차례 전체회의를 개최했는데 이중 법안심사는 3월과 4월 단 두 차례에 불과했다. 2월에 열린 세 차례 전체회의는 금융·비금융 피감기관 대상 신년 업무보고와 빗썸사태 관련 긴급 현안질의가 실시됐다. 전날과 이날 법안심사소위를 연 정무위는 오는 14일 전반기 국회 마지막 전체회의를 열 계획이지만 혹평을 뒤집을만한 성과를 내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위원장(윤한홍 의원)을 맡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여야 간사 간 합의된 법안만 논의하자는 탓에 시급한 민생현안을 챙길 수 없고, 전체회의를 열지 않아 쟁점 법안에 대한 논의 자체가 불가하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3월 국회 정무위를 겨냥해 "자본시장법 등을 개정해야 하는데 지금 야당(국민의힘)이 위원장이라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합의 안건 중심의 법안만 다루다 보니 이견은 있지만 시급한 현안들의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가상자산 2단계 입법안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과 시중은행이 과반(50%+1주)의 지분을 보유한 컨소시엄만이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정부·여당의 주장에 국민의힘이 반대하면서 논의가 교착 상태다.
정부·여당의 주장에 각계의 우려와 비판이 뒤따르는 것도 사실이지만 전례 없던 시장이 창출되는 분야기 때문에 법안 처리가 늦어질수록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란 우려도 커진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스테이블코인 관련 세미나에서 김용환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은 이미 늦었다.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으면 한국은 영영 뒤처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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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하반기 원 구성 협상에서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갈 수 있다고 국민의힘을 압박하고 있다. 정치적 부담이 큰 만큼 협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정무위는 절대 내주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이재명정부의 금융 관련 공약 이행을 위해서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근 연임에 성공한 직후 "지방선거 이후 비상입법쳅제를 가동하겠다. 앞으로 1년, 특히 올해 12월까지 주요 국정과제 입법을 모두 끝내야 한다"며 "대한민국 대도약을 위한 골든타임 1년을 다시 시작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