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6·3 지방선거]

국민의힘이 6·3 전국동시지방선거 출구조사에서 궤멸적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KBS·MBC·SBS 등 방송 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전남을 제외한 16개 광역단체장 선거 가운데 국민의힘 우세 지역은 경북 1곳에 불과했다. JTBC 예측조사에서도 국민의힘 후보가 앞선 지역은 경북 1곳뿐이었다. 부산·대구 등 일부 지역이 경합권으로 분류됐지만 전체 흐름은 국민의힘 참패에 가까웠다.
오차범위 내 접전 지역이 많지만 일단 국민의힘이 경북과 대구를 가까스로 지키는 데 그칠 가능성이 높은 구도가 형성됐다. 대구시장 선거는 방송 3사 출구조사와 JTBC 예측조사 모두 초박빙 흐름으로 나타났다. 개표 결과 국민의힘이 대구를 지키더라도 신승에 그칠 경우 보수 텃밭마저 더 이상 압도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는 결과가 된다.
이번 출구조사 결과가 실제 개표 결과로 이어질 경우 국민의힘은 단순한 패배를 넘어 당의 존립 기반이 흔들리는 타격을 입게 된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7곳 중 12곳을 차지했던 국민의힘은 4년 만에 지방권력 대부분을 잃을 위기에 몰렸다. 수도권과 충청권을 내주고 부울경 방어선마저 흔들리면서 전국정당의 외형도 크게 훼손됐다.
![[대구=뉴시스] 정병혁 기자 =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3일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광역시당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이철우 국민의힘 경북도지사 후보, 이진숙 국민의힘 대구 달성군 국회의원 후보 등이 자리에 앉아 있다. 2026.06.03.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6/2026060318160075934_2.jpg)
국민의힘의 충격은 이번 패배가 단발성 선거 패배에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지난 총선과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내주면 국민의힘은 전국 선거 3연패를 기록하게 된다. 당의 노선과 인물, 조직 전반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압박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당 지도부 붕괴 가능성도 커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첫 전국 단위 선거에서 민심의 심판이 출구조사로 확인되면서 지도부 총사퇴 요구와 비상대책위원회 전환론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공천 책임론, 탄핵 책임론, 수도권 궤멸 책임론이 한꺼번에 분출하면 친윤계와 비윤계, 영남권과 수도권, 당권파와 비주류 간 충돌도 본격화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패배 이후 보수 재건의 경로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이 대구·경북 일부에 기대 버티는 구조로 축소될 경우 '영남 자민련' 수준으로 당세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국민의힘을 대체할 전국 단위 보수 플랫폼도 뚜렷하지 않다. 국민의힘의 참패는 곧바로 새로운 보수의 탄생이 아니라, 보수 진영 전체의 장기 혼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이번 지방선거는 국민의힘에 선거 패배를 넘어 보수정당의 생존 위기를 확인시킨 선거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구를 가까스로 지키더라도 승리의 의미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전국정당의 기반을 잃었고, 보수 재건의 출발선조차 다시 세워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