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 캠·드론 전철 밟을라"…AI 안경, 제도공백에 사각지대

"초소형 캠·드론 전철 밟을라"…AI 안경, 제도공백에 사각지대

유재희 기자
2026.09.17 08:34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the300] AI 스마트 글래스 수입 폭증에도 품목분류 없고 관리 사각지대

(라스베이거스(미국)=뉴스1) 황기선 기자 =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이틀 앞둔 4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CES 2026 언베일드'에서 관람객들이 중국 기업의 스마트안경을 체험하고 있다.  2026.1.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라스베이거스(미국)=뉴스1) 황기선 기자
(라스베이거스(미국)=뉴스1) 황기선 기자 =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이틀 앞둔 4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CES 2026 언베일드'에서 관람객들이 중국 기업의 스마트안경을 체험하고 있다. 2026.1.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라스베이거스(미국)=뉴스1) 황기선 기자

AI(인공지능) 스마트 안경 수입이 가파르게 늘고 있지만 통관 제도 공백으로 사생활 침해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 국내에 유입된 전체 물량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별도 수입 품목분류(HSK) 코드를 신설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앞서 초소형 카메라나 드론의 국내 유입 당시의 부실 관리 문제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6일 관세청이 김남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유통된 AI 안경을 특정하는 HSK 코드는 따로 없다고 한다. 음성 인식, 카메라 촬영, 무선통신, 증강현실(AR) 디스플레이 등 여러 기능이 결합된 융복합 기기 특성상 어떤 기능을 주기능으로 보느냐에 따라 분류 세번이 쪼개지기 때문이다.

실제 사전심사에서 촬영 기능 중심의 '메타-레이밴'이나 '오클리 메타'는 초소형 특수카메라(8525.89-1000)로 묶였지만 디스플레이 위주의 '엑스리얼'은 컴퓨터 모니터와 같은 기타 표시기기(8528.52-9000)로 포함됐다. 제품에 따라 일반 안경이나 무선통신기기로 분산 반입될 수도 있어 전체 반입 규모를 걸러내긴 더욱 어려운 구조다.

더 큰 관리 공백은 해외직구(목록통관·특송)와 국제우편에서 발생한다. 간이 통관되는 목록통관은 신고 시 품명과 세번부호가 구체적이지 않아 관리 대상에서 제외된다. 특송수입도 제품 종류가 품목분류표에 명시돼 있지 않아 유사 품목이나 부분품 형태로 반입된다. 국제우편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AI 스마트 안경의 관세청 HSK코드/그래픽=김지영
AI 스마트 안경의 관세청 HSK코드/그래픽=김지영

문제는 AI 안경의 전용 HSK 코드 신설을 단기간에 추진하긴 어렵다는 점이다. 국제 기준인 HS 6단위는 세계관세기구(WCO)가 5년 주기로 개정해 임의 변경이 어렵다. 국내 10단위(HSK) 코드를 신설하려 해도 재정경제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는 물론 수입업계 등과의 이견을 조율해야 한다. 주기능을 안경, 카메라, 전자기기 중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라 적용 세율과 법 적용 대상 여부가 달라진다.

신기술·융복합 제품이 시장에 먼저 보급된 뒤 관리 공백이 빚어진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2010년대 중후반 볼펜·단추·차키 등 형태로 들어온 초소형 카메라 사례가 있다. 당시 전용 세번이 없어 일반 캠코더나 완구류 등으로 분산 통관돼 물량 파악조차 되지 않았다. 결국 사회적 논란이 커진 뒤인 2022년에야 일상 소품 장착 카메라를 포괄하는 '초소형 특수카메라' 코드가 신설됐다. 소형 촬영용 드론 역시 도입 초기 전용 코드가 없어 '무선조종 모형 완구' 등으로 통관되다 비행 제한구역 침범, 사생활 침해 논란이 불거진 뒤에야 2022년 원격조종 무인기 코드 등이 신설됐다.

AI 안경 역시 제도 정비가 늦어지는 사이 불법 촬영·개인정보 침해 우려 등이 제기된다. 최신 스마트 안경은 일반 뿔테 안경과 구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기에 부착된 촬영 알림용 소형 LED는 스티커나 틴팅 테이프로 가리기 쉬워 공공장소나 다중이용시설에서 상대방 동의 없는 촬영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

내부 저장장치에만 영상을 남기던 과거 기기와 달리, 실시간 데이터를 해외 빅테크의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할 수 있다는 구조도 문제로 꼽힌다. 산업 현장의 연구개발(R&D) 자료나 기업 내부 모니터 화면, 국가 보안시설의 시각 정보가 이용자의 시야를 통해 외부로 전송될 수도 있다. 관계부처의 제품 수입통계 확보와 범정부 차원의 안전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유재희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유재희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