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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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생산과정에 하자가 있더라도 비슷한 효용을 준다면 값이 싼 제품을 선호한다. 앞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도 지금 당장 이익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전력 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기준 1킬로와트시(kwh)의 전기를 생산하는 주요 발전원 단가는 원자력 5원, 석탄 35원, LNG(액화천연가스) 75원이고, 원전과 석탄 발전 비중이 높은 덕에 우리는 다른 나라보다 싼 가격에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원전이 밀집해 있는 경북에 진도 5도 이상의 강진과 수백 차례의 여진이 발생하면서 원전 사고가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안전을 비롯해 방사능 폐기물 처리, 송전망 건설 등의 사회적 비용을 감안할 경우 원전이 결코 저렴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란 인식도 자리잡기 시작했다. 1978년 4월 고리발전소 1호기에서 출발한 국내 원전은 현재 연간 전력생산량의 25% 이상을 차지한다. 원전으로 생산된 값싼 전기는 기업과 가정 살림에 보탬을 줬고, 관련
'묻지마 청약', 요즘 아파트 청약시장을 대변하는 말이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아파트 청약시장의 열기가 꺽이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강남구 개포주공 3단지를 재건축한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아너힐즈' 청약 경쟁률은 100대 1을 넘겨 올해 분양한 서울 아파트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너나 할 것 없이 아파트 청약시장에 뛰어들면서 강남권 인기 분양단지의 당첨가점 평균은 60~70점(최고 84점)을 형성하고 있다. 이 같은 '청약과열'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 최근 수도권의 한 아파트 당첨자 명단에는 3살짜리 어린아이가 버젓이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주택 청약을 신청할 수 있는 연령은 만 19세 이상이지만 '부양 가족이 있는 세대주'라면 미성년자라도 접수가 가능하다는 예외조항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 해당 건설사는 부적격 사실을 통보하고 당첨을 취소했지만 구멍 뚫린 청약제도의 단면이 고스란히 노출된 것이다. 지금의 청약제도는
지난 4월 극우단체인 어버이연합에 뒷돈을 준 게 드러나 홍역을 치렀던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 대한 대기업 모금 의혹 과정에서다. 청와대의 지시로 '모금책'을 했다는 거다. "시대 흐름에 맞아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설립을 주도했다"고 해명하지만, 두 재단의 설립 시기와 자금 모금 경위 등의 의혹이 명쾌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과도한 의혹 부풀리기 인지, 후진적인 정경유착의 민낯이 드러난 게이트 인지는 추후 밝혀질 일이다. 문제는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에서 그것도 4차 산업혁명을 바라보는 시대에 아직도 이런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재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전경련이 오히려 재계 전체의 이미지 실추는 물론 반기업 정서를 확산시키고 있는 꼴이다. '역린'(逆鱗). 용의 목에 거꾸로 난 비늘로 신하가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것을 말한다. 용도 매우 부끄럽고 감추고 싶은 비늘이 있기 마련이다. 그 비늘을 만져 왕의 분노를 사 죽임을 당
2004년 11월 무렵으로 기억한다. 성매매특별법 발효 6개월에 맞춰 집창촌을 점검하라는 취재지시가 떨어졌다. 사건팀 후배들과 지역을 나눈 뒤 찬바람을 뚫고 밤거리로 나섰다. 택시를 탔다. "588 가주세요". 국내 최대 성매매집결지인 '청량리 588'(동대문구 전농동 588번지 일대)을 가자는 요구에 흘끔 옆자리를 쳐다보던 택시 기사의 눈빛을 잊을 수 없다. '간 큰 친구네…'라는 표정이 온몸 구석구석을 파고 들었다. "요즘도 588에서 영업해요?" 어색함을 지우기 위해 말을 걸었다. "그럼요, 요즘엔 불 꺼놓고 쥐죽은 듯 있어도 다 하던데요,뭘". 어차피 '목적지' 정해놓고 가자는 승객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려는 듯 미묘한 미소를 지으며 택시기사는 답했다. 택시에서 내려 골목 초입에 들어서자 불꺼진 창을 열고 여성들이 우르르 나타났다. '홍등'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바뀐 것은 없었다. 달려드는 '이모'들이 팔다리를 붙잡고 좀처럼 놔주지 않아 식은 땀이 흘렀다. 취재차 몇 가지를 '이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장·차관 워크숍에서 자신이 즐겨듣는 대중가요로 러브홀릭의 ‘버터플라이’와 윤상의 ‘달리기’를 꼽았다. 역대 대통령이 좋아하던 애창곡과는 그 구성과 흐름이 전혀 딴판이다. ‘애수의 소야곡’(전두환), ‘아침이슬’(노태우, 김영삼), ‘상록수’(노무현) 등 대개 전통가요나 포크 계열의 노래로 수렴되기 마련인 기존 대통령의 ‘보편적 취향’과 거리가 먼 선곡이다. 역대 대통령이 부르기 편한 정 박자 리듬에 귀를 기울인 것과 달리, 박 대통령이 통통 튀는 리듬감 있는 선율에 관심을 드러낸 것도 차이라면 차이다. 공개석상에서 박 대통령이 애창곡을 언급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버터플라이’를 소개하면서 “감춰진 날개를 활짝 펴서 날아오르도록 격려하는 노래”라고 설명했고, ‘달리기’를 예로 들 땐 “입술이 말라도 이미 시작한 일을 그만두지 않고 끝까지 하자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두 노래에 대한 대통령의 설명만 보면 남은 임기 흔들리지 않겠다는 다짐과 의
"내년 대선까지 1년 남짓한 시간이 남았는데 (여당의) 표 떨어지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지난 추석 연휴에 고향에서 만난 한 친지의 말이다. 해마다 맞는 명절이지만 다른 해와는 느낌이 많이 달랐다. 추석 차례상 대화에는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과 정부의 대응,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성주 배치 논란, 다음 주 시행 예정인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등이 단연 화제였다. 하나 같이 정부·여당에는 부정적인 사건들이다. 특히 청탁금지법은 가뭄과 함께 농심을 멍들게 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농사를 짓는 한 친지는 "청탁금지법이 농산물 수입 촉진법 아니냐"며 대놓고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예년 같았으면 추석 단골 메뉴인 한우나 과일 등의 선물이 주를 이뤘겠지만, 청탁금지법 시행 전 첫 명절이었던 이번 추석에는 마치 예행연습이라도 하듯 5만원 이하 선물세트가 인기였다. 실제로 한 유통업체에 따르면 5만원 미만 선물세트 매출은 전년동기 대
"최근 주가하락은 시장의 과도한 염려에 의한 것으로 오히려 급격하게 떨어진 종목들은 더 매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올 들어 중소형주의 하락으로 수익률 부진을 겪고 있는 메리츠자산운용의 존 리 대표가 고객들에게 보낸 편지에 담긴 글이다. 앞서 메리츠자산운용의 '코리아 펀드'는 지난해 국내 증시의 상승세를 주도한 중소형주 덕분에 탁월한 성과를 내며 1조원 이상의 시중 자금을 끌어 모아 스타펀드 반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중소형주의 조정이 길어지고, 국민연금 등 기관자금이 대형주 위주로 쏠리면서 -20% 안팎으로 수익률이 급락하자 존 리 대표가 진화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메리츠코리아 펀드와 같이 중소형주를 담고 있는 펀드들의 올해 성과는 참담했다.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지난 19일 기준)은 -1.39%였지만 중소형주 펀드는 -10.29%에 달했기 때문이다. 3% 가까이 오른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 수익률도 -2.30%를 나타냈다. 그러다보니 조정이 아
#. "XX동 'XX약국'으로 빨리 와주세요. 응급 환자가 발생했어요." 다급한 신고가 119로 접수됐다. 신고를 받자마자 119 응급차량이 긴급 출동했다. 하지만 이 약국은 최근 이전을 했다. 응급차는 기존에 등록된 약국 주소지로 향했고, 환자를 찾지 못해 헛걸음을 했다. 또 다시 전화를 걸어 옮긴 주소지를 찾는 과정에서 시간을 허비해야 했고, 안타깝게도 소중한 생명을 구할 '골든타임'을 놓치고 말았다. #. 강원도 소방공무원 A씨가 자주 경험하는 사례다. 시골 지역의 재난 현장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신고자와 여러차례 통화를 하는 일이 매번 반복된다고 한다. 마을 주민들은 대개 지도에 표시되지 않은 옛 지명으로 주소를 설명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OO면OO리 OO번지요?"에서 더 자세하게 물으면 번번이 "OO마을회관에서 몇m 가다가 우회전하면 큰 나무가 있는 집"이란 대답이 돌아온다. 어렵게 현장을 찾아가면 십중팔구는 비슷한 집이 여럿 있고, 다시 전화를 해 최종 목적지를 파악해야
“국장과 자문관 자리를 확보했지만 아무래도 부총재 자리만 하겠습니까. 홍기택 부총재 아니었다면 지금 AIIB 내에서 한국의 위상은 어느 국제기구 못지 않게 공고했을 겁니다. ” 기획재정부의 한 간부는 지난 12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회계국장에 유재훈 전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자문관에 이동익 전 KIC(한국투자공사) 부사장이 선임된 뒤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뒤돌아보면, 홍 부총재를 선택한 것은 실책 중의 실책이다. 애초 우리몫의 AIIB 부총재에 기재부 출신 인사가 내정됐었다. 그는 AIIB에서도 원했던 인물이다. 신생 국제기구인 AIIB로서는 초기 세팅작업을 위해 실무경험이 풍부한 인사를 필요로 했고 그는 적임자로 꼽혔다. 그런데 홍 부총재가 돌연 낙하산으로 내려 꽂히며 모든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산업은행 총재를 역임했다고 하지만 국제기구에서 일해 본 적이 없는 그는 AIIB에서 교수 출신의 한계에 직면할 수 밖에 없었다. 스탠포드대 경제학 박사라는 학벌과 중앙대
"어린 시절 TV 만화 '우주소년 아톰'을 참 재미있게 봤습니다. 학창 시절 가장 좋아했던 과목은 생물이었고요. 우리가 일상에서 누리는 문물의 상당수가 기초과학에서 비롯된 것인데 정작 그 소중함은 모르고 있습니다. 과학을 포기하는 것은 곧 미래를 포기하는 겁니다. 당장 성과가 없다고 아무도 투자하지 않으면 10년, 20년 뒤 대한민국의 발전도 없을 겁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지난 1일 과학에 대한 소회와 무한애정을 드러냈다. 사재 3000억원을 털어 '서경배 과학재단'을 설립하고 선진국에 비해 연구기반이 약한 생명과학 기초분야를 지원한다고 한다. 매년 신진 과학자 3~5명을 뽑아 5년간 최고 25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서 회장은 장기적으로 재단 기금을 1조원까지 늘린다고 했다. 재단을 책임지고 운영하려고 자신의 이름을 내걸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을 기업인이, 그것도 개인 돈을 쏟아 부어 과학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결심한 것 자체가 놀랍다. 반도
한가위를 앞두고 울산시 울주군 농민들이 한 해 농사를 다 갈아엎었다. 농어촌공사의 실수로 염분(바닷물)이 섞인 물을 농업용수로 잘못 공급하는 바람에 벌어진 일이다. 태풍과 천문조(달, 태양과 같은 천체의 인력으로 해수면이 주기적으로 높아졌다가 낮아지는 현상) 현상으로 해수가 역류했는데 농어촌공사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회야강 물을 농지로 공급한 것이다. 추수를 코앞에 두고 1년 농사를 망친 셈이다. 예기치 못한 일에 이같이 막심한 손해를 입는 경우가 금융투자업계에도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 올해 초에는 홍콩 H지수의 급락 등으로 시장이 시끌벅적했다. 시장이 급변하는 통에 투자자들이 ELS(주가연계증권) 녹인(손실구간진입) 사태를 겪은 것. 증권사 역시 ELS로 조달한 자금을 파생상품으로 헤지하는 과정에서 큰 손실을 입었다. 지난 1분기 파생운용 손실은 8304억원, 2분기 8700억원으로 상반기에만 1조7000억원을 날렸다. 이는 미국 금리 인상·중국 경제성장 둔화·신흥국 경기불안 등
현대중공업이 어렵게 선박을 수주하고도 RG(선수금환급보증)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은행들이 RG 발급을 꺼리면서 핑퐁게임을 벌이고 있어서다. RG는 조선사가 배를 인도하지 못할 경우 미리 받아놓은 선수금을 조선사 대신 금융회사가 선주에게 돌려주겠다는 보증이다. 조선사는 RG를 발급받지 못하면 수주 계약을 취소당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은 은행들이 돌아가면서 현대중공업 RG를 발급해주자고 제안했다. 다른 은행들은 모두 찬성했지만 NH농협은행이 거부했다.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올 상반기에만 3290억원의 적자를 낸 상황에서 신규 RG 발급은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KEB하나은행은 NH농협은행의 사정을 감안해 내년부터 RG 발급에 동참하는 조건으로 다른 은행을 설득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른 은행이 내년부터 NH농협은행이 동참한다는 확실한 약속 없이는 나설 수 없다고 맞섰다. KEB하나은행은 난감해졌다. 그렇다고 기본 입장이 다른 은행과 다른 건 아니었다. 다른 은행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