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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분야 전문가들이 AI, K뷰티, 개인정보보호, 경영전략 등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여 독자에게 균형 잡힌 시각과 새로운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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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11월 17일, 조그만 나무 상자에 두 개의 금속 바퀴가 달린 장치 하나가 미국 특허청에 등록됐다. 정식 명칭은 '디스플레이용 X-Y 위치 지시 장치'(X-Y Position Indicator for a Display System). 단순한 구조였지만 인간이 컴퓨터와 소통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꾼 혁신이었다. 이 장치를 고안한 사람은 더글러스 엥겔바트(Douglas Engelbart). 그는 1963년 이 개념을 처음 구상하고 1967년 특허를 출원해 1970년에 승인을 받았다. 1950~60년대 엥겔바트는 스탠퍼드리서치인스티튜트(SRI)에 '증강연구센터'(ARC)를 세우고 새로운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방식을 실험했다. 당시 컴퓨터는 거대한 기계였고 주된 입력 수단은 천공카드였다. 하지만 엥겔바트는 컴퓨터를 계산 도구가 아닌 인간 지능을 확장하는 파트너로 봤다. 그래서 "손의 작은 움직임으로 사고를 더 빠르게 표현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고자 했다. 그는 펜, 조이스틱
전생이란 대체로 금생(今生) 이전의 생을 의미해 전생(前生)이라 하기도 하고 생이 다른 생명으로 전이된다는 환생과 같은 말 전생(轉生)도 있다. 대표적으로 힌두교나 불교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개념인데 의외로 비종교인들도 전생에 대한 말들을 심심찮게 할 만큼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민중의 정서에 영향을 끼쳤다. 절에서 기도하다 할렐루야를 외치는 불자가 있는가 하면 교회에서도 나무관세음보살, 아멘 하는 신자들이 있듯 종교와 관계없이 전생을 염두에 둔 듯한 말들을 한다. "너는 전생에 공주였던 것 같다" 혹은 "전생에 너는 소 였던 것 같다" 등 현재 상대의 느낌에서 비슷할 것 같은 이미지를 연상해서 추측한다. 불교에서 영향을 받았겠지만 무속인들도 전생을 말한다. 물론 그런 추측이나 확신들을 증명하거나 부정할 수도 없다. 고생물학자 닐 슈빈에게 전생에 대해 묻는다면 그는 모든 생명의 진화과정 전체가 우리의 전생이라 할 것이다. 혹은 물리학자에게 묻는다면 전생을 모든 물질과 에너지의 흐름으로
'조화석습'(朝花夕拾)은 중국의 대문호 루쉰이 한 말이다. '아침 꽃을 저녁에 줍는다'는 이 말에는 은은한 향기가 있다. 지난밤 가지에서 떨어진 꽃은 이른 아침 거리를 청소하는 이의 빗자루에 쓸려 쓰레기통에 담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루쉰은 말한다. 아침에 떨어진 꽃을 바로 줍지 말고 저녁까지 두라고. 비록 낙화일지언정 아직 가시지 않은 빛과 향기를 한나절 충분히 발산하도록 둔 후 저녁에 주우라고. 그 사이 나비와 개미가 떨어진 꽃 주위로 와 놀고 구름의 밀려옴과 밀려감에 따라 달라지는 명암이 꽃을 뜻밖의 정경으로 만들 것이다. '조화석습'의 진정한 미덕은 어떤 대상이나 사건에 대해 섣부른 판단을 내리는 대신 입체적 내부와 사실의 전모가 다 파악될 때까지 확정을 유보하는 관용과 지혜로움에 있다. 요즘 우리 사회에선 아침 꽃을 저녁에 줍는 기다림을 기대하기 어렵다. 낙화는 바로 수거돼 버려진다. 아니 아직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꽃조차 막무가내로 꺾여 던져진다.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이
대통령선거 공약, 123대 국정과제, APEC AI이니셔티브와 국회 시정연설 등에 이르기까지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대통령은 일관성 있게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AI 혁신의 선도국으로 도약하겠다는 확고한 국가 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그 실행의 중심에 국가 차원의 전폭적 투자와 지원, AI 혁신, 공공-민간 협력생태계, 글로벌 연대와 협력이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거미줄 규제 합리화 전략회의'는 구체적인 실행력을 가진 각 기관이 국가 AI 전략에 맞춰 데이터 규제혁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도록 정책적 각성을 촉구한 분명한 신호탄이었다. 세계는 AI 패권경쟁의 한복판에 있다. 미국, 중국 등 세계 각국은 각자의 가치와 산업환경에 맞는 AI 전략과 거버넌스를 구축 중이지만 결국 '실행역량'(execution capacity)이 AI 경쟁력을 좌우한다. 우리도 비전을 넘어 디테일에 강한 AI 정책 집행력을 보여줄 때다. AI 혁신의 핵심은 데이터다. 하지만 여전히 법적 불확실성과
1895년 12월28일 프랑스 파리의 그랑카페. 뤼미에르 형제는 시네마토그래프로 찍은 단편영화를 모아 상영회를 열었다. 당시 유사한 기술이 미국과 유럽에서 이미 등장한 이후였기 때문에 이것을 최초의 영화상영이라 하는 데는 이견이 많다. 처음이든 아니든 그 야심찬 기획의 역사적 의미는 충분하다. 미리 정해진 프로그램을 나눠주고 입장료를 받은 대중 상영으로서 당시 행사는 소위 '시네마'의 첫 모델이기 때문이다. 영화 전용 상영관으로서 '시네마'(키노)는 이후 '영화관'의 의미를 넘어 영화 그 자체를 지칭하는 말이 됐다. 영화관람 경험은 자주 꿈상태와 비교된다. 어둠 속에서 다양한 상상의 세계를 훔쳐보는 것 같은 기분 좋은 무기력한 상태가 서로 유사하기 때문이다. 영화가 관객에게 현실의 문제를 외면하게 하고 가상의 해결들에 만족하게 함으로써 사회적 변혁을 저해한다는 비판도 등장했다. 이제는 오래된 말처럼 느껴지지만 TV가 바보상자라 불린 것도 비슷한 이유다. 볼거리에 몰리는 관객들을 어
직원의 유형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일을 하려는 사람'과 '일을 하지 않으려는 사람'. 일을 하려는 사람은 방법을 찾는다. 책으로든 인터넷으로든 고민한다. 그러나 일을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은 핑계를 대고 핑계를 찾는다. 우리 회사의 김 대리가 떠오르는가. 박 팀장이 떠오르는가. 일을 하려는 사람과 함께해도 성공할까 말까 한 것이 사업이다. 그런데 우리 직원 대부분이 '일하기 싫은 사람'이라면 그 회사는 어떻게 되겠는가. 여기서 일을 하고 싶게 만들어주는 건 사장의 몫이다. 회사가 '마니아처럼' 일할 수 있도록 해줘야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일한다. 사람 때문에 고민이라고 말하면서 대부분 중소기업이 인재를 채용하는 체계가 없고 이들을 교육하고 육성하는 관리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않다. 나는 기업 컨설팅을 할 때 꼭 이런 질문을 한다. "쉽게 뽑아 어렵게 쓸 것인가, 아니면 어렵게 뽑아서 쉽게 쓸 것인가." 하림도 지방에 있는 중소기업 상황에서 '내가 필요한 인재는 내가 키워서 쓴다'
중국 시안 시내에서 종남산으로 향하는 길목에 홍교사(興敎寺)라는 절이 있다. 흥교사는 고승 현장의 사리탑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현장은 당시까지 소개된 불교 경전에 의문을 품고 인도에 유학해 수많은 경전을 갖고 돌아온 뒤 조정의 지원을 받아 대규모 경전번역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중국 불교를 일신했다. 또한 '대당서역기'(大唐西域記)로 당시 실크로드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한 인물이다. 주지하듯 그의 여행은 훗날 소설 '서유기'의 모티브가 됐다. 이런 까닭에 우리나라에서도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그의 사리탑 곁에 신라인 고승의 사리탑이 있는 걸 아는 이들 역시 드물다. 이 사리탑의 주인은 원측이다. 원측은 신라 왕족 출신으로 627년 15세의 나이로 당나라에 유학해 태종으로부터 도첩을 받고 당대의 고승들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이후 현장이 인도에서 귀국해 훗날 신유식이라 불리는 새로운 유식학(唯識學)을 제창하자 원측은 기존의 구유식과 신유식 양쪽의 사상을 절충해 독
익스플로라토리엄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세계 최고의 핸즈온(Hands-On) 과학관이다. 1969년 프랭크 오펜하이머가 설립했다. 그는 핵과 우주선 물리학 분야의 뛰어난 연구자이자 실험실 교육의 혁신가였다. '맨해튼 프로젝트' 책임자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이곳은 물리화학, 생명과학, 인간행동, 예술 등 다양한 현상을 직접 체험하며 배울 수 있는 공간이다. 그는 말했다. "재미 있어서 아무도 박물관에서는 낙제하지 않는다." 이 말은 과학관의 개념을 바꿨다. 전 세계 약 1000개의 과학관이 핸즈온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따른다. 익스플로라토리엄은 10월20일을 '설립자의 날'(Founder's Day)로 정해 창립을 기념한다. 그러나 이날은 오펜하이머의 생일도, 기념일도 아니다. 1969년 개관 당시에도 팡파르 없이 조용히 문을 열었다. 전통적인 공식 행사도 없다. 대신 방문객이 직접 참여하는 실험, 강연, 데모시연, 특별체험 퍼포먼스가 열린다. '성인 대상 야간프
많은 사람, 심지어 전문가들도 종종 수출과 무역수지 흑자는 좋은 것, 수입은 나쁜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수출과 무역흑자는 GDP를 늘리지만 수입과 무역적자는 GDP를 줄이는 데다 외화부족으로 외환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듯하다. 오해가 있다. 우선 자원활용 측면에서 수출은 비용이고 수입은 편익이다. 수출은 국내 노동을 투입해 만든 산출물을 외국인이 이용하는 것이고 수입은 별다른 국내 자원의 투입 없이 해외에서 만든 것을 국내에서 이용하는 것이다. 수출과 수입은 연관된다. 기업이 이윤 극대화를 달성하려면 수입을 잘 활용해야 한다. 게다가 만성적인 무역흑자는 소비자와 노동자가 치르는 비용과 관련돼 있다. '무역전쟁은 계급전쟁이다'의 저자 마이클 페티스에 따르면 생산성과 무관한 수출증가는 교역조건의 개선과 구매력의 충분한 증가로 이어지지 못한다. 예컨대 관세나 환율인상, 임금이나 재정지출 억제, 소비자와 노동자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취약한 사회안전망을 방치하는 것
'우리말샘'에 관심(關心)은 '어떤 것에 마음이 끌려 신경을 쓰거나 주의를 기울임. 또는 그런 마음이나 주의'라 정의돼 있다. 또 다른 의미로는 그 유명한 궁예의 볼 관(觀)을 쓰는 관심(觀心)이 있다. 드라마 '태조왕건'에서는 상대방의 마음을 본다는 의미에서 관심법이 다뤄지지만 사실은 자신의 마음을 본다는 의미다. 관심(關心)은 그 대상이 외부를 향하는 경향이 있고 관심(觀心)은 자신의 내면을 향한다는 특징이 있다. 공교롭게도 두 단어는 연관성이 있다. 대상에게 주의를 기울여 바라보는 관심과 그런 의식의 현상을 바라보는 관심은 다른 것 같으면서도 비슷한 현상이다. 인터넷에선 관심에 따라붙는 말이 종자(種子)다. 소셜네트워크에서 음모론을 퍼뜨리거나 감정을 무분별하게 표출하며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이를 안 좋게 표현하는 게 '관심종자'라는 말이다. 얼굴을 대면하고는 쉽게 할 수 없는 말도 익명의 공간에선 하는데 사실 관심종자라는 말도 상대를 대면하면서 할 수 있는 표현이 아니다. 줄
매년 가을이면 여의도에서 한강 불꽃축제가 열린다. 20대의 어느 가을날 동작대교를 걷다가 멈춰 서서 밤하늘을 수놓은 불의 꽃을 바라보는 기쁨을 누린 적이 있다. 드넓은 한강 유역을 두루 찬란하게 비추는 오색의 불빛은 압도적인 아름다움이었다. 그 뒤로는 좀처럼 축제의 불꽃을 보지 못했다. 생활이 바쁘고 어쩌다 여유가 생기더라도 많은 인파가 부담스러웠다. 축제가 열리는 날 서울에 있으면 펑, 펑 하고 폭죽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로 들으며 상상했다. 불꽃의 광활한 날개를. 너무 거대하고 아름다워서 이름을 붙일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땅과 하늘의 경계를 무화시키는 장엄한 고봉이나 물의 절벽을 세우며 달려드는 거센 파도, 온몸으로 영원히 쏟아져 멈춘 듯 보이는 폭포 앞에서 말을 잊는 것처럼 불꽃축제의 커다란 불꽃들은 뭐라 명명할 수 없이 그저 '불꽃'이라는 확정된 기표로만 발음하게 된다. 수많은 군중의 얼굴을 일제히 금빛으로 물들이며 터지는 불꽃은 집단적이고 보편적인 것이다. 요즘도
최근 연이어 발생한 해킹사고와 개인정보 유출사건은 단순한 보안사고를 넘어 AI 대전환(AX)의 기초가 되는 '안전성과 신뢰성'의 토대 자체를 흔들고 있다. 특히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사고는 전자정부의 일시적 장애를 넘어 신원확인·배송·금융 등 국가 전체 공통 디지털 기반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공공과 민간의 경계를 초월한 범국가적 시스템 위기며 디지털 신뢰의 근간이 붕괴될 수 있음을 경고한 사건이다. AI의 안전성·신뢰성 문제 역시 중대한 과제지만 그 이전에 더 근본적인 '디지털 안전 기반'의 전면개혁이 시급하다. 정보보호, 개인정보 보호, 그리고 국가정보자원 보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정부가 추진하는 'AI G3'는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다. 기초가 흔들리는 집에 첨단 AI를 올려놓는 것은 결국 사상누각(沙上樓閣)에 지나지 않는다. 그동안 우리의 정보시스템 정책은 확장과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구시스템과 신시스템이 뒤섞여 누적된 구조적 복잡성은 심각한 보안 사각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