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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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부동산 펀드가 출시됐다 하면 '완판' 행진을 이어가며 인기다. 국내 대형·중소형빌딩, 물류센터부터 해외 호텔, 빌딩까지 투자처도 다양해지면서 기관투자가가 아닌 개인투자자들에게도 부동산 펀드로 돈 벌 기회가 열렸다. 자산운용사들은 고액자산가 중심으로 '억 단위' 투자만 받아주다 최근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춰 100만원 단위 소액투자도 가능한 상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공모 성적도 놀랍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달 서울 중구 퍼시픽타워에 투자하는 6%대 배당수익률 목표의 부동산 펀드 상품을 출시해 판매 이틀 만에 1000억원이 넘는 돈을 모았다. 최근 신한은행PWM 센터가 서소문 동화빌딩을 유동화해 220억원 규모로 모집한 사모펀드에는 600억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렸다. 하나자산운용이 티마크그랜드호텔 명동을 투자처로 300억원을 공개 모집한 펀드는 1시간 만에 완판됐다. 저금리에 갈 곳을 잃은 시중자금이 강남 재건축·청약 시장으로 몰렸다가 정부의 11·3 부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 안전하지 못한 헬기를 선택해서 사고가 나면 안되지 않느냐."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8월 국산 헬기 수리온을 두고 한 말이다. 서울소방본부는 헬기 구매사업에 유례 없이 과도한 입찰 규정을 정해 사실상 이탈리아 AW(아구스타웨스트랜드)만 입찰에 응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에 시의원들의 질책이 이어지자 박원순 시장은 '안전 제일'을 내세웠다. 지난해 3월 서울 지하철 2호선 전동차 200량 교체사업을 발주할 때 서울시의 논리는 달랐다. 현장 실사도 없이 경제성 논리를 앞세워 기존 실적이 미흡한 로윈-다원시스 컨소시엄에 사업을 맡겼다. 당시 입찰 공고에서 서울메트로는 2600억원의 예산 상한액을 공고하고, 조달청은 낙찰가를 2530억원으로 예상했다. 로윈-다원시스 컨소시엄은 이보다 훨씬 낮은 2096억원의 최저가를 제시했다. 각기 다른 논리를 내세운 두 입찰의 공통점은 '외국산'이다. 국내 업체인 로윈-다원시스 컨소시엄은 가격 경쟁력을 위해 부품 상당수를
국정 한국사 교과서가 발행되는 과정은 한 편의 영화같았다. 교육부가 국정화 방침을 발표한 것은 지난해 10월12일이다. 이어 11월3일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확정 고시했다. 집필진과 편찬심의위원회를 구성하는 데는 20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야말로 '속전속결'이었다. 꽤나 비밀스러운 측면도 있었다. 지난해 10월25일 야당 의원들이 제보를 받고 찾아간 서울 대학로 국립국제교육원에서는 교육부 직원들이 몰래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국정화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야당 의원들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안에 있던 교육부 직원들은 문을 걸어잠그고 112에 신고해 다급하게 말했다. "여기 털리면 큰일나요." 교육부는 학계, 시민단체의 비판을 모두 무시한 채 국정화를 진행했다. 집필진 명단도 기존 약속과 달리 공개하지 않았다. 그렇게 1년이 흘렀고 드디어 역사교과서 내용 공개가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 흘러가는 상황을 보면 마치 지난해 봤던 영화 2막이 시작된 듯 하다. 법원은 교과서 공개를
"결국 규제만 남고 알맹이는 없는 것 같다." 한미약품의 '늦장공시' 논란 이후 두 달여가 지난 지금 남은 것은 공시와 공매도 관련 각종 규제다. 금융위원회 등은 '기술이전·도입·제휴' 계약 등을 의무공시로 전환하고,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등을 신설한다. 이외에도 10여개의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이 도입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런 조치가 한미약품 사태 재발 방지에 얼마나 도움이 될 지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사건 이전에도 많은 제도가 있었지만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각종 제도 개선과 규제도입 사이에서 사건의 본질을 잊은 듯 한 느낌도 든다. 이 사건의 본질은 '불공정거래'다. 늦장 공시와 공매도 이전에 중요정보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사건의 핵심이다. 익일 공시가 당일 공시로 바뀌어도 정보가 미리 새어나가면 소용이 없다. 사건의 본질이 먼저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 투자자들은 아직 '불공정거래'에 대한 답을 듣지 못했다. 검찰의 수사는 답보 상황이다. 검찰은 지난주 한미약품을 방문해
요즘 우리 철강업계엔 3가지 긴장이 존재한다. 첫째는 1위사 포스코의 위기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직간접적 정치권력과의 연관설이 부상해왔고, 이 정부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총수가 검찰에 참고인으로 불려갔고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가슴을 졸여야 하는 처지다. 전임 회장은 전 정권 실세와 함께 22일 법정에서 징역형을 구형받았다. 민영기업인 포스코를 사유화한 때문이라는 게 검찰 구형 이유다. 근본 문제는 총수 인사권을 정권이 전리품처럼 여긴다는 것이다. 둘째 긴장은 업계 내 갈등이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지난주 합심해 1위 포스코를 '반(反)덤핑' 혐의로 제소키로 했다. 포스코 베트남 자회사가 만드는 H형강이 국내 관련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게 공식적 이유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본질은 구역 다툼이다. H형강 시장은 현대제철이 50%, 동국제강이 25%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나머지를 중국 등 수입산이 차지하는데 이중에서 베트남산 포스코 제품 비중은 한자릿수다. 국내산보다
"빅데이터가 화두지만 데이터를 활용하는 수준은 10년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최근 한국금융연구원이 개최한 '4차산업혁명' 포럼에서 시중은행 빅데이터 실무자들이 한 말이다. IT(정보·기술)가 발달하면서 은행엔 수많은 정보들이 쌓이고 있다. 하지만 실제 업무 현장에선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빅데이터를 활용할 때 현장에서 느끼는 가장 큰 장벽은 빅데이터 관련 규제다. '개인정보'에 대한 범주와 개념이 모호하고 업종간 정보교류 절차가 복잡해 업무에 적용하기 쉽지 않다고 실무자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정부가 지난 6월 내놓은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이 대표적인 예다. 개인을 알아보기 어렵게 익명화한 정보(비식별정보)를 빅데이터에 활용토록 한 게 가인드라인의 골자다. 하지만 비식별화할 수 있는 개인정보 항목과 범위에 대한 기준에 모호하다며 금융권과 관련업계는 답답함을 토로한다. “일반적인 성별, 출생연도, 거주지 등을 제외하고도 은행 예금규모, 가입한
#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정부개혁 세미나’.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정부개혁을 위해 △공무원들의 복지부동 타파 △관료적 통제 혁파 △부처 이기주의 격파 등 이른바 ‘정부 3파’가 필요하다고 했다. 능력 없는 공무원들이 과학기술정책, 산업정책, 교육정책 등 국가 혁신을 이끌 주요 정책을 망쳤다는 것이다. 이 전 장관은 "공무원들이 1980~90년대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시기에 경험한 성공의 함정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자 경험을 토대로 장·차관을 지낸 어공(어쩌다 공무원) 출신인 이 전 장관은 늘공(직업 공무원)들의 ‘보신주의’가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공무원들이 온갖 규제를 무기로 나랏일을 움켜진 탓에 적폐가 쌓인다는 얘기였다. #반면 늘공들은 어공들이 문제라고 되받는다. 정책 결정 권한은 어공들 차지인 청와대나 입법부인 국회로 넘어갔고 "새로운 정책을 만드는 것보다, 어공들이 위에서 내려보내는 정치적 메시
#지난 3월 2일, 서울 중구 문화창조벤처단지에서 열린 '문화창조아카데미' 1기 입학식.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19살 학생도, '제2의 삶'을 그리는 52살 학생도 하나같이 달뜬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체계적인 지원을 받으며 문화콘텐츠를 만들 수 있단 꿈에 부풀었기 때문. "문화콘텐츠로 세계를 놀라게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는데도 거리낌이 없었다. #지난 6월 19일, 역시 문화창조벤처단지의 'CEL데모데이'. 중국의 대표적인 벤처투자자들을 상대로 문화창조융합벨트에 입주해 있는 벤처기업들이 자신의 콘텐츠를 선보였다.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일종의 '마중물'격 행사다. 장애인 공유경제 관광 플랫폼이나 홀로그램을 이용한 인터랙티브 체험 관광 등 다양한 콘텐츠에 중국 투자자들의 눈이 쏠렸다. 발표가 끝날 때마다 여러 질문이 튀어나왔다. 문화창조융합벨트와 문화창조아카데미, 두 사업이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씨가 깊숙이 개입해 이권을 챙긴 대표적인 사업이란 보도를 처음 봤을 때 가장 먼저
1. 대통령의 인기가 회복불능이다. 2. 여당 대선주자 지지율은 합쳐도 야당의 1명을 넘지 못한다. 3. 여당은 해체 직전이고 야당은 정권교체를 넘본다. 누가 봐도 2016년의 새누리당 상황이다. 2006~2007년의 열린우리당도 그랬다. 철옹성같던 새누리당이 4·13 총선 후 균열 현상을 보이더니 최순실 게이트의 직격탄을 맞았다. 그후 보여주는 양상이 10년전 열린우리당과 판박이같다. 새누리당 지지도는 18일 발표된 한국갤럽 기준(11~17일 조사) 15%로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지기반이 무너졌고, 친박 주류와 비주류 비박계는 막말을 주고 받는다. 18일 사무처 당직자들이 직급 무관하게 모여 이정현 대표 사퇴를 요구했다. 당직자 총회는 2003년 차떼기 사건 이후 13년만이다. 차기 전망도 어두우니 더 위기감이 높아진다. 김무성 유승민 남경필 원희룡 오세훈 김문수…. 대선주자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제외한 당내 잠룡의 지지율을 모두 더해도 야당 대선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주말 촛불집회가 지난 19일 전국 각지에서 열렸다. 전국에 모인 인원은 주최 측 추산으로 96만명에 달했다. 변호사들도 지난주 전국 지방변호사회 중심으로 3288명이 ‘전국 변호사 비상시국모임’이란 이름으로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이후 동참 변호사들은 늘어났고 로스쿨 학생들도 나섰다. 그런데 2만명여의 전체 변호사가 가입돼 있는 법정 단체인 대한변호사협회가 중심이 되지 못한 점은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변협은 지난달 28일 “대통령은 ‘최순실 국기문란’ 실체를 스스로 밝히고, 특검은 조속히 수사에 착수해 성역 없이 수사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불소추특권’ 해석 논란으로 대통령 수사 가능 여부가 문제됐지만, 민간 법률전문가를 대표한다는 변협은 명확한 답을 피했다. 대통령 셀프 진상규명 노력이나 특검을 촉구하는 정도는 변협이 아니라도 누구라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수준이다. 국민들이 변협에 바라는 것은 현 시국의 법적 쟁점을 해석하고 법률가의 양심으
'사랑으로' 아파트 브랜드로 유명한 부영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돈 출연을 대가로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잇따르고 있다. 부영은 이달 초 처음 의혹이 불거졌을 때만 해도 이중근 부영 회장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 수석을 만난 적 조차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반박했던 부영은 15일 만에 "만난 건 사실"이라며 공식적으로 말을 바꿨다. 약 2주 만에 태도가 바뀐 이유는 검찰이 김시병 부영 사장을 대상으로 돈을 출연한 경위와 과정을 집중 조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자 뒤늦게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 12일과 17일 두 차례에 걸쳐 김 사장을 불러 조사했다. 부영은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통해 K스포츠재단에 3억원을 기부한 것 외에도 70억~80억원의 추가 지원을 요청받았다. 한겨레신문은 18일 K스포츠재단 관계자의 검찰 제출 서면 진술서를 토대로 이 회장이 지난 2월26일 안 전 수석을 만났고 그 자리에서 "돕긴 하겠지만 지금 받고 있는 세무조
"어떻게 끝날까요?", "언제 마무리될까요?" '최순실게이트'를 빼고는 이야기가 불가능한 요즘 주요 기업과 산업계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취재원들과 나누는 대화도 이 주제를 벗어나지 못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갖가지 '엽기적'인 의혹이 매일 이어지지만 아직도 끝이 어딘지 보이지가 않는다. '게이트'에 등장하는 대기업 종사자들은 이런 일들이 본인들과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더욱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총수와 실무진이 검찰에 불려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회사가 잘못될까 걱정하고, 동료들이나 심지어 자신이 맡고 있는 업무도 그 숱한 의혹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것은 아닌지 곱씹어 보기도 한다. 하지만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회사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저희 회사는 낸 금액이 작아서 다행일 뿐이죠"라고 안도하거나 그저 바라볼 뿐이다. 총수나 극소수 경영진을 중심으로 중대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구조에서 일선 현장의 견해가 반영되기는 불가능에 가깝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