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달 만에 세상이 많이 달라졌어요"
증권가에서 투자전략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지점이나 기관을 방문하면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12월 금리인상을 단행하며 내년에는 3회의 금리인상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자산 시장은 채권에서 주식으로의 유동성 '대전환'(그레이트 로테이션)을 준비하고 있다.
당장 채권에서 글로벌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트럼프 당선 이후 나타난 현상은 미래 벌어질 일을 단기간에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개인 투자자를 비롯해 국내 연기금, 공제회, 보험 등 국내 기관 투자자들의 자산 배분 전략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국민연금의 기금 포트폴리오를 보면 채권이 58.5%, 주식이 32.1%, 대체자산이 10.4%를 차지한다. 보험사 중 자산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른 삼성생명도 채권이 56.9%, 대출이 25.1%, 주식이 9.5%다.
글로벌 주요 연기금의 자산배분을 살펴보면 미국 최대의 공적연금 캘퍼스(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와 캐나다 국민연금(CPPIB)은 주식 비중이 각각 62.5%와 52.4%로 50%를 상회한다. 두 연기금은 2015년에 이미 채권 비중을 22.2%에서 19.9%로, 24.6%에서 23.7%로 더 낮췄다. 일본공적연금만(GPIF) 국민연금과 마찬가지로 채권 비중이 더 높은 51.3%를 차지하는데 주식 비중도 46.2%로 적지 않다.
지난 2013년 '버냉키 쇼크'로 시장 금리가 상승하던 시기 국민연금과 일본공적연금은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다. 물론 캘퍼스나 캐나다 공적연금의 과거 수익률 변동성은 국민연금보다 높았지만 2012년 이후 변동성이 빠르게 축소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미 채권 시장의 장기 호황이 끝나가고 있다는 견해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글로벌 금리도 지난 7월 초 변곡점을 통과했고 금리 상승세는 돌이킬 수 없는 대세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세상이 변하고 있고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개인도 기관도 새로운 자산배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중견 펀드매니저는 "지금은 묵사발 펀드도 다시 볼 때"라고 말했다. 장기간 주식형 펀드는 투자자에게 손실만 안겼을 가능성이 높지만 이제는 미운오리새끼가 백조가 될 가능성도 열어놓고 주식 비중 확대를 고려할 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