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쓸쓸하고 시린 IPO의 연말 세밑

[기자수첩]쓸쓸하고 시린 IPO의 연말 세밑

김주현 기자
2016.12.25 14:48

[기자수첩]

"당연히 착잡하죠. 그래도 혼자가 아니라 외롭진 않습니다."

올 하반기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 대표는 최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IPO(기업공개) 기업들의 성적표는 초라했다. 바닥을 모르고 떨어진 코스닥지수에 시린 가슴 쓸어안은 기업이 한둘이 아니다. 하반기 IPO 기업 중 절반이 넘는 곳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여전히 '푸른빛'이다.

올 하반기 증시는 기업 펀더멘탈로 극복하기 힘든 외부 영향으로 꽤나 흔들렸다. 브렉시트부터 갤럭시노트7 배터리, 미국 대선, 중국 한한령(한류금지령) 등 증시를 한바탕 뒤집어 놓는 일들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연이은 사태들은 코스닥 지수와 함께 신생기업들의 주가를 바닥으로 끌어내렸다.

코스닥이 특히 그랬다. 갤노트 배터리 이슈는 IT부품주에 더 큰 타격을 남겼고, 한미약품 사태로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바이오 중소기업 주가까지 덩달아 하락했다. 이달초 600선 밑으로 내려앉은 코스닥 지수는 일주일 넘게 500선을 전전했다. 그나마 국민연금이 운용전략을 중소형주 친화적으로 일부 수정한다는 방침이 전해지면서 겨우 600선을 회복했다.

IPO 불패신화로 꼽히던 바이오주도 한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장외시장 '시총1조'의 신라젠은 현재 공모가대비 -16%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애니젠은 -19%, 퓨쳐켐은 -38%까지 떨어졌다. 엘앤케이바이오와 로고스바이오시스템스도 -33% 수준으로 상황이 다르지않다.

상장을 앞둔 기업들의 상장 철회도 잇따랐다. 대외 이슈에 코스닥 기업들이 휘청이면서 수요예측 결과가 부진하자 기업들이 상장을 철회하고 나선 것. '투심이 좋지않아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게 일반적인 이유다.

실제로 기업들의 견고한 펀더멘탈은 이슈 뒤에 가려졌다. 한 바이오기업 관계자는 IPO 간담회에서 "한미약품과 트럼프 당선 영향으로 업황이 하루하루 달라진다"며 "상장을 앞둔 입장에서 대형 이슈에 펀더멘탈이 가려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상장을 철회한 기업 관계자도 "갤노트 배터리 이슈로 관련 업종에 대한 우려가 기업 '저평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넘게 IPO를 준비한 기업들에게 대외 이슈를 이유로 상장을 연기하는 일처럼 맥빠지는 일은 없을 터. 소용돌이나 외부변수에서 벗어나 내년에는 기업 본래가치로 평가받아 시세판을 붉게 물들이길 증시는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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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사회부 김주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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