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통령 추켜세우려다 역풍맞은 '친박' 시장

[기자수첩]대통령 추켜세우려다 역풍맞은 '친박' 시장

송학주 기자
2016.12.20 04:33

유정복 인천시장이 최근 무산된 검단 스마트시티 사업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비선실세' 최순실 씨는 물론 함께 구속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사업 추진 초기부터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유 시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 비서실장, 대통령 시절 초대 안전행정부 장관을 거쳐 인천시장에 당선된 '친박 실세'로 불리는 만큼 이번 최순실 게이트와 어떤 경위로라도 관련돼 있지 않겠냐는 취지다.

특히 검단 스마트시티 논란은 유 시장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지난해 3월 '두바이 오일머니 4조원 유치'를 발표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노력과 인천시의 공격적인 투자유치가 함께 만들어 낸 쾌거"라고 추켜세웠다. 때마침 박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 따라나서 순방 성과인 것처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인천시는 최근 논란이 일자 "검단 스마트시티를 두고 최순실 사태와 연관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우리는 검단을 활성화하기 위해 순방 전에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한 것"이라고 청와대와 선을 그었다. 이미 2014년부터 논의해 온 것으로 중동 순방과는 무관한 것이란 석연찮은 해명이다.

스마트시트 투자 유치를 대통령 중동 순방 성과로 내세우려 들러리를 섰다가 발을 빼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3개월 사이에 시가 밝힌 협상 주체가 두바이투자청(ICD)에서 스마트시티두바이(SCD)로 바뀌었고 사업 명칭도 '퓨처시티'에서 '스마트시티'로 변경됐다.

인천시는 "ICD의 의지가 확실치 않아서 퓨처시티가 무산됐지만 SCD에 대한 검증 과정은 거쳤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식의 해명을 내놨다. 토지가격만 4조원이 넘고 전체 사업비가 2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외자유치'라는 성과에만 급급한 나머지 사업성을 면밀히 분석하지 않은 것이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결국 인천 검단신도시는 1년 반이 넘는 시간을 스마트시티 사업에 매달리는 바람에 신도시 개발의 골든 타임을 놓쳤다. 여기에 하루 평균 3억~4억원씩 18개월간 사업 지연에 따른 1600억원 이상의 금융비용 등 직접적인 손실도 발생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개발 기대감에 들떠있던 신도시 주민들이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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