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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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디젤의 배신.' 지난해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태가 발생하며 흔들렸던 디젤(경유)차량에 대한 신뢰가 최근 환경부의 닛산 '캐시카이' 배출가스 조작 의혹 제기로 또 한번 금이 갔다. 부쩍 심해진 '미세먼지' 논란에 디젤차량은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총알받이'가 됐다. 한때 정부가 디젤차를 '고연비'의 친환경차량으로 호평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디젤차의 눈물'이라며 배출가스 문제가 과장됐다는 디젤차 옹호 주장도 없지 않지만, 정부는 '디젤차 때리기'에 앞장 섰다. 정부는 디젤차를 제재하거나 줄이기 위한 첫 방안으로 '경유값 인상' 추진을 빼 들었다. 연비가 높을 뿐 아니라 연료 가격 자체가 휘발유보다 낮은 만큼 값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디젤차 구입 부담을 늘려 '미세먼지의 주범'인 디젤차의 수요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신차 수요만을 고려하면 디젤차를 간단하고 분명하게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겠지만, 생계형 상용차 운전자나 고연비를 생각해 디젤차를 구입한 기존 고
“연말정산으로 국민께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국민께 어려움 드리지 않도록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2014년 1월 연말정산 파동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유감표명을 한 그날 오후. 기획재정부는 연소득 5500만원 이하의 근로자 세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연말정산 수정은 없다”고 했다가 이를 철회한 것이다. 그 결과 면세자 비율이 32%에서 48%로 높아졌다. 전체 근로자 2명중 1명은 세금을 안 내게 됐고 그만큼 세수가 줄었다. 정확한 원인 진단 없이 대통령 발언에 맞춰 부처 자체 분석 결과를 뒤집었던 결과다. 미세먼지 대책도 비슷한 과정을 거치고 있다.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미세먼지 대책을 주문한 뒤 관련 대책들이 쏟아졌다. 발생 가능한 여러 부작용을 고려해 만들어놓은 기존의 계획들은 일순간에 바뀌었다. 30년 이상 된 석탄화력발전소를 없애거나 LNG 발전소로 대체하는 안이 대표적이다. 폐지 대상으로 거론되는 화력발전소가 10여기. 지난해
20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지 3일째다. 하지만 벌써부터 정치권에 대한 기대보다 비난과 실망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온다. 원구성 법정시한이 엿새 앞으로 다가왔지만 원구성 협상은 교착상태다. 급기야 국민의당은 지난 31일 '무노동 무임금' 카드를 꺼내들었다. 법정시한인 오는 7일까지 정상적으로 국회가 개원되지 않는다면 세비를 반납해야 한다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에 요구했다. 이날 국민의당이 무노동 무임금을 제안한지 불과 몇시간도 안돼 원구성 협상은 또다시 불발됐다. '국회의장' 문제에 새누리당이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지금의 상황이라면 법정시한 내 원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 매번 국회가 시작될때 원구성이 법정시한을 맞춘 적이 없다는게 그 근거다. 19대 국회도 처음부터 불법으로 시작했다.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한달간 갈등만 일으키고 국회법에 정해진 법정시한을 어겼다. 비난이 거세지자 정치권에선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거론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매
"앞으로 저와 같은 선량한 투자자가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의한 피해자가 되지 않길 바란다" 이달 20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유령 스타트업을 세워 정부보조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김모씨가 최후 변론으로 한 말이다. 그는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검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의 성공경력은 전부 거짓이었다. 김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창업을 시작하고, 뉴질랜드에서 성공을 거둬 수십억원을 벌어들인 엔젤투자자로 국내에 알려졌다. 이 경력으로 수년간 창업 멘토를 자처했고, 벤처업계 선배들의 '우산'속에서 나름 거물로 성장했다. 하지만 김씨는 유령회사를 설립하고 서류를 꾸며 정부 보조금을 가로챘다. 은행 입출금 서류나 주주총회 의사록을 위조하며 유령회사를 연명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타났지만, 그의 명성 앞에 귀를 기울여주는 사람들은 없었다. 김씨에게 피해를 본 창업자 A씨는 다시 창업을 준비 중이다. A씨는 기자와 만나 '메이저리거
"미인도가 위작인 증거가 어딨어." 지난 3월 8일 오전, 김정희 미국 몽고메리대 교수(고 천경자 화백의 차녀) 변호인인 배금자 해인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에게 뜻밖에 걸려온 전화 한 통의 내용이다. 전화를 건 인물은 가나아트, 학고재 등 전국 주요 화랑 모임인 한국화랑협회 박우홍 회장.(동산방 대표) 배 변호사는 지난달 29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일절 교류가 없던 박 회장이 대뜸 내게 전화해 언성을 높였다"며 "유족 대리인에게 편파적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에 대해 "배 변호사가 '당신은 왜 가짜를 진짜라고 보느냐'고 내게 묻길래 '가짜나 진짜라고 단정지으려 한다기 보다, 배 변호사가 전문가도 아닌데 무작정 틀리다(위작)라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취지로 반문을 했던 것"이라고 했다. 전화를 건 의도에 대해서는 "'미술판'이 소란에 휩싸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아 전화를 건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작 시비는 미술 시장 불경기로 고민한다는 박
세계적인 보험강국 중 하나인 독일은 보험사기로 인한 손실규모가 연간 40억유로(약 5조3000억원)에 달한다. 규모가 큰 만큼 흉악범죄도 많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독일에서는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연구원이 실험실에서 자해를 하고 보험금을 타내는 경우가 그나마 큰 사건이고 물건을 망가뜨리거나 잃어버렸다며 보험금을 청구하는 생활형 보험사기가 대부분이다. 보험금을 노리고 임신한 아내를 태운 차량으로 교통사고를 낸다든가 가족들에게 독극물을 먹이는 등 국내 보험사기 사례들은 독일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범죄다. 그럼에도 독일은 보험사기를 형법상 사기죄로 엄벌하고 미수에 그친 보험사기까지 보험남용죄를 적용해 강력하게 처벌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보험사기 착수단계에서 적발돼도 형사처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폰 등 물건을 망가뜨리거나 가짜 롤렉스 시계를 산 뒤 보험에 가입했다가 시계를 고장 내 보험금을 타내는 정도의 보험사기도 다른 선량한 보험 가입자에게 피해를 입히는
지난 28일 19세 청년 한 명이 숨졌다. 청년은 서울 지하철 1~4호선 스크린도어 수리공이었다. 놀기 좋은 토요일이지만 청년은 일이 바빴다. 지하철 2호선 구의역의 스크린도어가 고장났다는 연락을 받고 홀로 구의역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는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들어오는 전동차를 미처 피하지 못했다. 고인이 된 청년의 가방에선 챙겨먹지 못한 컵라면 1개가 나왔다. 하루 뒤인 29일은 그의 생일이었다. 청년이 일한 곳은 은성PSD란 서울메트로 용역업체였다. 청년이 숨지자 서울메트로는 '2인1조' 근무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즉각 입장을 밝혔다. 1명은 수리를, 다른 1명은 전동차가 들어오는지 감시를 해야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은 청년의 과실이자 책임이란 뜻이다. 정확히 9개월 전인 지난해 8월 29일 강남역 스크린도어 수리공이 같은 사망사고를 당했을 때도 서울메트로는 같은 이야기를 하며 꼬리를 잘랐다. 하지만 2인 1조 매뉴얼은 '지키기 힘든 매뉴얼'이었다. 숨진 청년의 컵라면이 이를 말
양현석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최대의 한류 시장인 중국을 향한 승부수를 던졌다. 중국 최대의 인터넷기업인 텐센트 그룹을 대상으로 약 1000억원의 투자를 받기로 결정한 것. 첫 타깃은 급성장하는 중국 공연 시장이다. 와이지엔터는 1분기 영업이익이 94억원으로 1996년 창사 이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2년 8만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여전히 4만원대에 머물러 있다. 시장에선 와이지엔터의 성장동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서다. 와이지엔터의 실적은 아직도 데뷔 10년차 빅뱅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빅뱅이 지난해 'M.A.D.E'가 음원과 콘서트 시장을 휩쓸면서 어닝서프라이즈의 일등 공신이 됐다. 하지만 빅뱅 멤버들은 내년 군입대를 앞두고 있다. 또한 걸그룹 2NE1은 멤버 탈퇴로 홍역을 앓고 있다. 이에 따라 외식 브랜드, 의류, 코스메틱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기관들이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와이지엔터 비중을 줄이는 것도 이
"시간이 날 때마다 청약 접수를 합니다. 웃돈 못 챙기는 사람이 바보 아닌가요." 모델하우스에 가면 방문객들로부터 어렵지 않게 듣는 이야기다. 주택담보대출 규제 등으로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지만 신규 아파트 시장은 뜨겁다. 주말마다 수 만명이 모델하우스를 찾고 입지 좋은 아파트들은 평균 청약 경쟁률이 수백 대 1을 기록한다. 전세난에 매매로 돌아선 실수요가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신규 시장을 두들긴 영향도 있겠지만 웃돈을 기대하고 뛰어든 투자수요도 적지 않다. 정부는 지난해 2월27일자로 청약 1순위 조건을 완화해 수도권은 1년, 지방의 경우 6개월만 지나면 1순위 청약 자격을 갖도록 진입 장벽을 낮췄다. 문제는 실수요자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투기를 억제하고 실수요자 위주의 원활한 주택수급을 위해 특정지역마다 일정 기간 동안 분양권 거래를 제한하는 '전매제한'을 두고 있다. 검찰이 세종시 공무원들을 상대로 불법
“미세먼지를 잡기 위해 경유 가격을 올리겠다고 하는데, 배출가스를 뿜어내고 있는 12만대의 폭스바겐 차량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 환경부가 경유 가격 인상을 통한 경유차 제한을 미세먼지 대책으로 들고 나온 것을 두고 다른 부처에서 나온 반응이다. 지난해 11월 환경부는 폭스바겐 경유차에 배출가스저감장치(EGR) 임의설정 판정을 내렸다. 당시 환경부는 미국 정부 이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임의설정이 확인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열흘 전 한국닛산 캐시카이에 내려진 임의설정 판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닛산에 대해 환경부는 “정부로서도 확실한 근거가 있어 임의설정 판정을 한 것이 아니냐”라고 일축했다. 지난해 폭스바겐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첫 임의설정 확인이라는 자부심이 묻어 났다. 두 사례를 통해 환경부의 자부심은 커졌을지 모른다. 그러나 세계에서 두 번째 ‘불법’ 판정을 내린 폭스바겐 차량 12만5522대는 여전히 도로를 활보하고 있다. 미세먼지의 주범인
"우체국에 입점한 알뜰폰 업체들의 가장 큰 불만이요? 우정사업본부(우본)에 지급하는 수수료 문제입니다" 기자가 최근 우체국 알뜰폰 업체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공통적으로 듣는 불만은 수수료와 관련된 내용이 대부분이다. 우본은 소비자들이 우체국에서 알뜰폰을 '개통'이 아닌 '접수'만 해도 건당 2만3000원의 수수료를 업체로부터 받는다. 올 초 '우체국 알뜰폰 대란'이 발생한 덕분에 우본은 상반기에만 최소 50억 원이 넘는 짭짤한 수수료 수입을 올렸다. 이를 놓고 우체국에 입점한 중소 알뜰폰 업체 상당수는 "이동통신 시장은 개통 기준인데도 단지 접수했다고 수수료를 챙기는 것은 지나치다"며 우본이 이제는 수수료를 개통 건수로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형국이다. 무엇보다 접수한 고객들의 변심 탓에 개통을 취소하는 경우가 심할 때는 무려 절반 이상에 달하는 만큼 단순 접수 기준으로 수수료를 내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주장도 한다. 특히 정부 차원에서 '우체국 알뜰폰'을 키우기로
"국민간식 '치느님'이 그러면 안돼요." 최근 치킨 원가구조를 분석한 본지 기사(☞5월19일자 "2만원은 비싸다?"… '국민간식' 치킨, 가격구조 대해부)에 달린 댓글을 읽다보면 '치킨가격 2만원시대'에 대한 저항감이 상당하다는 것이 느껴진다. 과연 치킨 1마리에 2만원을 받는 게 과도한 걸까. 야식으로 사랑받는 족발이나 보쌈만 해도 큰 접시 하나를 주문하면 5만원 가까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피자도 브랜드 피자는 1판에 3만원이 훌쩍 넘는다. 반면 치킨은 '1인1닭족'이 아니라면 1마리만 시켜도 2~3명이 너끈하게 먹을 수 있다. 1인당 7000~1만원에 즐기는 호사다. 댓글을 읽다보면 치킨값 2만원이 문제인 것은 프랜차이즈 업체가 중간에 폭리를 취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상당수다. 물론 영업이익률이 지나치게 높은 업체도 있고 제대로 가맹점관리를 해주지 않는 악덕업체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정상적인 프랜차이즈 치킨 브랜드라면 영업이익률이 4~6% 수준이다. 대기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