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증시에 풀린 돈'에 빠져죽지 않으려면

[기자수첩]'증시에 풀린 돈'에 빠져죽지 않으려면

정인지 기자
2016.07.22 09:45
정인지 증권부
정인지 증권부

"저금리가 증시를 투기판으로 만들어놨다. 그리고 이 상황이 금방 끝날 것 같지 않다." 한 자산운용사 CIO(최고투자책임자)의 말이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회복했지만 삼성전자 외에 반등의 주도주를 꼽기란 쉽지 않다. 특정 종목이 강세를 보이면서 지수를 이끈 것이 아니라 여러개의 종목이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지수가 조금씩 조금씩 상승해온 결과기 때문이다.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 전차(전기전자, 자동차), 중국수혜주(화장품, 음식료, 엔터테인먼트), 놀자주(게임, 여행, 면세점) 등 주도 업종을 부르는 축약어들은 기사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실적 개선이나 저평가 등 합리적인 근거 없이 투자자들이 사니까 오르는 유동성 장세다.

중소형주 중에서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급등락세를 보이는 종목들도 있다. 상반기 코스닥시장을 흔들었던 코데즈컴바인은 주가가 지난 3월 18만4100원까지 올랐다가 지금은 65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4개월만에 약 96%가 급락했다. 제일약품도 지난달 13만9000원까지 급등했다가 한달만에 6만9800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과거에도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종목들은 있었다. 이런 주식들은 주가가 1000원 미만의 소위 '동전주'였다. 주가가 낮아 투기 세력이 돈의 힘으로 주가를 밀어 올리기에 어려움이 없다. 그런데 이제는 1만~2만원짜리 주식들도 쉽게 움직여 어느새 10만원을 훌쩍 넘는다.

돈 넣고 돈 먹는 유동성 장세에 기관투자자들이 가세해서다. A제약사는 지난달 말까지 기관투자자 매매 규모가 1억~6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 5월 말부터 10거래일 연속으로 매일 10억~248억원씩 사모으면서 주가가 치솟았다. 저금리라 자금은 풍부한데 저성장이라 마땅히 투자할 데는 없고,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상승세에 올라타 돈을 벌고 싶은 유혹을 뿌리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실적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는 주가는 언젠가 꺼지기 마련이다. 유동성장세라는 급류에 익사하지 않기 위해 지금이야말로 투자 철학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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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지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정인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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