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류 브랜드, 중국서 '짝퉁' 취급받지 않으려면

[기자수첩]한류 브랜드, 중국서 '짝퉁' 취급받지 않으려면

배영윤 기자
2016.07.25 03:43

"요즘은 중국 브로커들이 조직적·전략적으로 활동합니다. 개인이나 별도 법인 명의로 한국 상표권을 중국에 무더기로 등록하는 것이 예사죠. 사업 계획도 없으면서 일단 선점부터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K뷰티', 'K푸드' 등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국 상표를 그대로 베껴 중국에 먼저 등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화장품 브랜드 '쓰리컨셉아이즈(3CE)'는 이미 브로커가 중국 상표권을 선점해 현지 시장 진출에 애를 먹고 있다.

이 같은 피해는 국내는 물론 중국 소비자들에게 입소문이 났는데 상표권을 미리 등록하지 않아 발생한다. 위생 허가를 받은 화장품은 중국 상표권 없이도 현지 판매가 가능하지만 상표권 분쟁이 발생하면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기 어렵다. 상표권을 선점한 쪽에 우선적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정품'이 오히려 '짝퉁' 취급받는 일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애플이다. 지난 5월 애플은 중국 한 가죽제품 전문업체와 ‘아이폰’ 상표를 놓고 벌인 분쟁에서 패소했다.

특허청이 지난 2014년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조사한 국내 브랜드 도용 피해 사례만 1019건이다.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은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상표권을 담당하는 공상행정관리총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상표권 출원 건수는 287만 건이 넘는다. 이는 2008년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최근 상표권이 지닌 경제적 가치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 상표권 출원건수는 앞으로 더 늘고 피해 증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상표권 분쟁이 잇따르면서 국내 기업들도 바빠졌다. 국내 기업이 지난해 중국에 상표권 출원 건수는 전년보다 80% 증가한 1만7940건이다. 특허청과 관세청 등 관련 기관들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브로커 색출과 'K브랜드 보호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다. 기획 단계부터 국내는 물론 현지에 상표권을 출원하는 것이 좋다. 선점 피해를 당했다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라도 해야 한다. 발빠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힘겹게 쌓은 브랜드 가치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