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은 기업이 절박할 때 나온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자회사 ‘라인’을 일본과 미국 증시에 동시 상장한 날 ‘성공의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한 답이다. 세계 인터넷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매 순간 절박한 심정으로 매달렸다는 그에게 IT업계 인사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내면서도 가슴 한편으로 씁쓸함이 밀려온 것도 사실이다.

이 의장의 발언을 기사를 통해 읽었다는 중소 소프트웨어업체 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경험해 본 입장에서 대단한 투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저런 분이었기 때문에 성공했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고 솔직히 많이 부럽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이들이 부러워한 것은 단지 그의 화려한 성공 스토리가 아니라 숱한 실패와 역경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워 준 기업의 문화가 아니었을까.
오늘날 라인의 성공이 있기까지 8할이 실패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0년 일본 검색 시장에 도전했다가 실패했고 이후에도 재도전을 이어갔지만 또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성공하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겠다’는 수장의 뚝심과 실패를 가르침 삼아 도전을 멈추지 않은 직원들이 결국 라인의 행로를 성공으로 돌려세웠다.
혹자는 라인의 성공은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이기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일본은 미국 다음으로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가 큰 나라다. 최근에는 기존 지적재산권(IP)에 증강현실(AR) 요소를 융합한 포켓몬 고 게임을 통해 전 세계에 건재한 소프트파워 강국임을 알렸다. 소프트웨어 중심사회를 외치고 있지만 하드웨어 위주의 마인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핀잔을 듣는 우리나라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 보인다.
한 기업의 문화나 나라의 정책이 하루아침에 바뀔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성공한 경영인을 바라보는 업계 인사들의 속내는 복잡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절박하지 않냐고요? 우리나라와 같은 토양에서는 절박함 만으로도 힘들 것 같은데요”라는 말이 귓가에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