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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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야근 중에 아이스크림으로 더위를 쫒아볼 요량으로 근처 편의점에 들렀다. 함께 야근 중인 선후배 몫까지 아이스크림 10개를 종류별로 골라들고 계산대 앞에서니 1만8000원이 넘는 가격이 나와 깜짝 놀랐다. 며칠 전 동네슈퍼에서 골고루 10개를 샀을 땐 1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샀던 기억 탓이다. 처음엔 계산이 잘못된 줄 알았다. 영수증을 살펴보니 콘 하나에 2000원이 넘었고 바(Bar) 형태의 빙과류도 1200원이었다. 반값 할인 행사에 익숙해져 아이스크림 가격에 둔감했던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싸다고 느꼈던 동네슈퍼 가격도 찜찜하다. 포장지에 가격이 적혀진 걸 본 기억이 없다. 대체 어떤 가격을 기준으로 50~70% 할인이라고 주장하는지 알 수 없다. 돌이켜보면 반값 아이스크림 논란은 수년 전부터 있었다. 그때도 아이스크림 업체들이 얼마나 가격을 뻥튀기했으면 1년 내내 반값에 팔아도 수익을 거두나 싶었다. 제값주고 아이스크림을 사는 게 바보인 세상이다. 몇 년 전 아이스크
"방카룰 하고는 상관 없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복합점포에 보험사가 입점해도 '방카슈랑스 규제'는 훼손되지 않는다고 공언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일 '방카슈랑스 제도를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복합점포를 시범 운용한다'는 장황한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방카슈랑스 25%룰'은 한 은행에서 판매하는 특정 보험사 상품 비중이 전체 보험 상품의 25%를 넘을 수 없다는 규제다. 복합점포에 보험사 입점이 허용되면 사실상 방카룰이 무너질 것이란 비판을 금융위가 정면 반박한 것이다. 하지만 방카룰을 도입한 2003년으로 시계를 돌리면 금융위는 자가당착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하나금융 계열의 하나생명(옛 프랑스생명)은 2000년대 초반부터 하나은행 지점에 입점해 보험영업을 했다. 하나생명 설계사가 은행 고객을 상대로 보험을 팔았다는 점에서 지금의 '복합점포'와 사실상 똑같다. 그런 와중에 금융위는 2003년 방카룰을 도입했다. 은행 창구에서 특정 보험사 독점을 막겠다는 취지였다. 방카룰
요즘 유행하는 '유체이탈 화법'의 핵심은 '책임 회피'다. 주체를 불명확하게 만들어 문제의 원인이 자신과 동떨어져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게 요지다. 최근 대규모 적자설이 불거지는 대우조선해양을 두고 산업은행의 유체이탈 화법이 눈길을 끈다. 이달 중순부터 언론을 통해 소문이 시작된 대우조선해양 적자 추정액은 날마다 1조원씩 불어났다. 정부당국과 산업은행을 출처로 작성된 보도들은 이구동성으로 '대우조선해양의 손실 은폐' '채권단 실사 및 구조조정 방침'을 전했다. 산업은행의 적자설 흘리기 및 '고강도 감리' 시사는 대우조선해양 경영 실패 원인을 자신들과 분리해보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산업은행 몰래 대우조선해양이 손실을 은폐하기란 불가능하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지분 31.5%(6021만7183주)를 지닌 최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이다. 산업은행은 여러 면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전권을 좌지우지한다. 올해 초 지지부진하게 미뤄졌던 고재호 전 대표이사의 후임자 선정도 산업은행의 입김이 작용
27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 엄숙한 분위기 속에 평소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높으신 분들이 모였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경제부처 수장들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등 6개 경제단체장 등 12명이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청년고용 문제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박근혜 대통령 임기인 2017년까지 20만명 이상의 청년들에게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절벽에서 조금만 발을 헛디뎌도 떨어질 것 같은 청년들을 위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살벌한 대책 이름이 말해주듯 청년고용은 박근혜 정부에서 가장 큰 골칫거리다. 전 정권에서 40%대를 유지했던 청년 고용률이 박 대통령 취임 첫해 39.7%를 기록, 40%대가 무너졌다. 청년 실업률은 올해 2월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11.1%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도 10.2%를 기록, 여전히 두자릿수 실업률이다. 이번 대책에 청년들은 환호할까? 이날 머니투
다음달 1일부터 IPO(기업공개) 수요예측에 참여할 수 있는 기관의 범위가 투자일임회사(투자자문사)와 부동산신탁회사로 넓어진다. 기존에는 은행, 보험사, 증권사, 자산운용사, 연기금 등만 수요예측에 참여할 수 있었다. 금융당국은 IPO 시장 활성화를 위한 수요기반 확충을 위해 수요예측 참여 기관을 넓혔다. 투자일임회사와 부동산신탁회사가 수요예측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특정 기관에 대한 차별이라며 꾸준히 참여를 건의해온 것도 확대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지금도 수요예측에 허수와 거짓 정보가 많은데 참여 기관만 늘리면 공모가 왜곡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IPO 과정에서 수요예측에만 참여하고 실제 공모주 인수 때는 나서지 않는 곳이 많다”며 “수요 참여 정보를 거짓으로 만들어 제출하고 경쟁에 허수로 참여해 공모가를 왜곡시키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요예측 참여 기관이 늘어나 경쟁률이 올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군)피해 지원과 가뭄 대책 마련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이 적지않은 논란 끝에 지난 24일 국회를 통과했다. 정부가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한 지 18일 만이다. 한 달전 "추경을 포함한 재정보강대책을 고려하고 있다"는 최경환 부총리의 말 한마디만으로도 기싸움에 열을 올리던 여야 모습을 떠올려보면 의외의 '쾌속통과'가 싱겁기까지 하다. 논리가 아닌 목소리 크기만으로 싸우다 만 결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지난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예산결산기금소위는 기획재정부 소관 추경안 심사에 들어갔다. 여야 찬반이 팽팽하던 세입경정 5조6000억원에 대한 첫 논의였기에 이목도 집중됐다. 하지만 이날 소위는 여당의원들이 해외일정과 지역구 일정을 이유로 불참하면서 위원장과 야당의원 3명 등 총 4명으로 시작했다. 추경안 신속통과를 외치던 여당이 정작 심사에 나몰라라 한 것. 야당의 도움으로 겨우 의결정족수만 채워 회의를 열게 된 여당소속 소위원장이 홀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군) 피해 지원과 가뭄대책 마련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이 적지 않은 논란 끝에 지난 24일 국회에서 통과됐다. 정부가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한 지 18일 만이다. 추경안을 놓고 기싸움에 열을 올리던 여야 모습을 떠올려보면 의외의 '쾌속 통과'가 싱겁기까지 하다. 지난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예산결산기금소위는 기획재정부 소관 추경안 심사에 들어갔다. 여야간 찬반이 팽팽하던 세입경정 5조6000억원에 대한 첫 논의였기에 이목도 집중됐다. 하지만 이날 소위는 여당의원들이 해외 일정과 지역구 일정을 이유로 불참하면서 여당 소속 위원장과 야당의원 3명 등 총 4명으로 겨우 의결정족수를 채워 시작했다. "법인세 정상화"를 주장하던 야당의원 한 명이 계속되는 기획재정부의 반대에 불만을 표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면서 정족수가 부족해 세부사업 한 번 들여다볼 새도 없이 약 1시간 만에 무기한 정회됐다. 같은 날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예결위 정원은 50명
KDB대우증권 매각이 임박하며 세간에 이와 관련한 시나리오들이 벌써부터 오르내린다. 파는 쪽도 사려는 쪽도 공식적인 발표는 아무것도 없었지만 증권업계 2위 대형 매물이 나오는 만큼 관심은 뜨겁다. 대우증권의 보통주 43%를 보유한 산업은행과 금융당국은 오릭스의 현대증권 인수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8월 경 마치는 대로 대우증권 매각에 나설 예정이다. 당초 업계에선 KB금융이 독보적인 인수 후보자로 거론됐다. 자금력이나 증권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KB금융만큼 적격인 곳이 없어서다. 은행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KB금융으로선 증권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은 맞다. 하지만 올 들어 너무 오른 대우증권 몸값 탓에 내부적으로 고민이 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이 매각하려는 대우증권 지분 1억448만1383주는 지난 24일 주가(1만5350원) 기준으로 2조1564억원이다. 작년 같은 날(주당 9840원, 총 1조280억원) 대비 배가 넘는다. 작년 농협금융이 우리투자증권을 1
불과 반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절의 이야기다. 정부와 경영계, 노동계가 한 목소리로 '대타협'을 부르짖던 때가 있었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한 기본원칙과 방향에 합의하고, 이듬해 3월까지 우선과제를 논의키로 했었다. 당시 기자들은 협상 진전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하루가 멀다' 하고 고용노동부와 경영자총협회, 한국노총 관계자들을 괴롭혔다. 기자 역시 매일 같이 연락을 돌리고는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마치 노사정이 입을 맞춘 듯이 같았다. "노사정위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항으로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것이다. 무엇인가 될지 모른다는 기대감을 갖게 만들던 시기였다. 시간이 흘러 최근 정부는 하반기 중점과제로 노동시장 개혁을 공언한 상태다. 지난 21일 박근혜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통해 강도 높은 노동시장 개혁을 주문하기도 했다. 여당도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표를 잃을 각오로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최근 육아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구더기 액상분유' 논란이 불거졌다. 문제 제품이 'LG생활건강 베비언스'라는 사실은 SNS를 타고 빠르게 유포됐고 뚜껑에서 움직이는 4~5마리 구더기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본 엄마들은 격앙됐다. 특히 LG생활건강 측에서 사건을 무마하는 조건으로 현금 50만원을 제시했다는 글까지 돌면서 순식간에 제조사는 '천하에 몹쓸 기업'으로 추락했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결과는 반전이었다. 해당제품 제조일은 5월15일, 구입일자는 6월1일이다. 구더기가 발견된 시기는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7월1일이다. 식약처가 자문을 구한 외부 전문가는 액상분유 뚜껑에서 발견된 구더기는 초파리 유충으로 알에서 부화된 지 7일정도 된 것으로 추정했다. 초파리가 성충이 되기까지는 한 달 정도 걸린다. 즉 제품 구입일인 6월1일 이전에 알이나 유충이 제품이 혼입됐다면 제품 개봉 시점인 이달 1일에는 성충으로 발견됐어야 한다는 추론이
기자가 '아베노믹스' 현장취재를 위해 일본을 찾은 지난달 말. 아베 내각이 안보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중의원을 중심으로 군불을 떼고 있었다. 도쿄 치요다구에 위치한 국회의사당 주변은 연일 시위대로 장사진이었다. 긴 시위행렬이 의사당과 의원회관 사이를 두고 버텼다. 시위대의 요구사항은 간단했다. 집단자위권 합리화 배경이 되는 아베 내각의 안보법안을 국회가 통과시켜선 안된다는 것이었다. 같은 시각 의사당 내에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논의가 이어지고 있었다. 우리로 치면 한미FTA 정도의 파괴력을 가진 무역협정이다. 국회 밖은 시끄러웠지만 야당 의원들은 내각 관료들을 향해 농민들을 위한 대응책을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둘다 열도 내에서 메가톤급 이슈지만 국회 논의에서 상호 간섭은 거의 없었다. 정치적 이슈와 별개로 경제 현안을 타결하려는 노력과 전통이 일본 의회의 풍토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아베노믹스가 일본의 20년 디플레이션 터널을 빠져나온 동력이 됐다면,
기자가 '아베노믹스' 현장취재를 위해 일본을 찾은 지난달 말. 아베내각은 안보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중의원을 중심으로 군불을 때고 있었다. 도쿄 지요다구에 위치한 국회의사당 주변은 연일 시위대로 장사진을 이뤘다. 집단자위권 합리화의 배경이 되는 아베내각의 안보법안을 국회가 통과시켜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의사당을 뒤흔들었다. 같은 시간 의사당에선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논의가 이어지고 있었다. 우리로 치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정도의 파괴력을 가진 무역협정이다. 야당 의원들은 내각 관료들을 향해 농민들을 위한 대응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둘 다 열도에선 메가톤급 이슈지만 국회 논의에서 상호간섭은 거의 없었다. 정치적 이슈와 별개로 경제현안을 타결하려는 노력과 전통이 일본 의회의 풍토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아베노믹스가 일본의 20년 디플레이션 터널을 빠져나온 동력이 됐다면 일본의 이 같은 정치풍토는 아베노믹스의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다. 일례로 재생·세포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