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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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권인들과 협의도 없이 펀드 수수료를 내리면 어쩌란 말입니까." 온라인펀드코리아의 출범으로 '펀드 판매 수수료 경쟁'이 격화되자 투자권유대행인(이하 투권인)들이 울상이다. 판매 수수료 인하로 비용이 절감된 투자자들과 달리 투권인들 입장에선 졸지에 수익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투권인이란 증권사와 위탁 계약을 통해 투자자에게 금융상품을 판매하고 판매 수수료의 일정 부분을 수취하는 프리랜서를 말한다. 쉽게 말해 증권판 '보험설계사(FC)'로 지난 2009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새롭게 탄생한 직종이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펀드코리아의 출범에 이어 키움증권의 '펀드 수수료 최저가' 선언, 하나대투증권의 일부 펀드 '선취 수수료 무료' 행사가 이어지며 투권인들이 수익 기반이 흔들리게 됐다. 특히 하나대투증권을 비롯한 일부 증권사는 투권인과 협의도 없이 하나UBSFC에이스펀드 등 4개 펀드의 판매수수료를 '전액 무료'로 선언해 논란을 빚고 있다. 통상 1% 수준인 펀드 판매 수수료에서 60~70
과학·엔지니어링 분야에서 남녀간 성차별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최근 부쩍 높아지고 있다. 이른바 '젠더혁신'(Gendered Innovations)을 뜻한다. 남성 중심의 연구 풍토가 만들어낸 우리 R&D(연구개발)의 어두운 단면이다. 미국 스탠퍼드대와 국립과학재단, EU(유럽연합)가 공동 추진한 '젠더혁신' 활동은 의료·환경 등 20여개 분야에서 '여성'이란 성 정체성이 빠져 겪게 되는 연구성과 부작용을 고발했다. 이 분야 전문가인 이혜숙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은 돱자동차 충돌 실험 시 제조사는 대부분 남성 인형을 통해 안전성 실험을 진행하므로 비슷한 충돌사고가 실제 발생할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47%가량 더 큰 부상을 입는다돲고 말했다. 이는 골밀도가 남성보다 낮고 뼈가 작은 여성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아서 나온 결과다. 심장병의 경우도 남성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를 여성 증상에 그대로 적용해 진단 오류가 많다. 젠더혁신은 해외 선진국에서
최근 금융권 안팎에선 한숨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금융회사 200여명의 임직원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무더기 징계를 사전 통보받았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 회장과 KB국민은행장 등 최고경영자(CEO)들의 징계 수위 및 거취가 최대 관심사지만, 징계 대상에 포함된 일반 직원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오는 26일 열리는 제재심의위원회를 통해 징계 수위가 최종 확정되는데, 소명을 준비하는 절차도 만만치 않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할 말 많은 임원들은 제제심의위에 앞서 금감원의 눈치를 봐야 하고, 법률 지원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직원들은 모든 걸 '알아서' 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제재심의위가 금융인들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것이다. 중징계를 앞둔 임원들은 언론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 억울하다고 말할 수조차 없다. 징계가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감원의 심기를 건드리면 '괘씸죄'로 징계가 무거워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일반 직원들이 충분한 소명 기회가 얻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
최근 한 증권사 임원이 이런 말을 했다. "요즘 들어오는 젊은 직원들은 안됐다. 청춘이라 부럽다는 생각이 들기보다 헤쳐나갈 길이 막막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그나마 호황인 시절을 살았지만 잠재 성장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앞으로 사는게 더 팍팍하지 않겠나." 이런 얘기는 꼭 증권업계만이 아니라 어느 곳에서나 들린다. 몇해 전 한 설문조사에서 '자녀를 출산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힘든 삶을 살게 하고 싶지 않아서"라는 이유가 가장 많았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최근 만난 한 인구문제 전문가는 "지금 20~30대 취업난이 심각한 이유는 인구 규모가 많은 40~50대 베이비부머들이 일자리 다수를 점해버렸기 때문"이라며 "어떻게 보면 지금 청년들이 피해자"라고 말했다. 하지만 베이비부머들은 "위로는 부모님 부양, 아래로는 자녀 교육에 치여 살아가는 힘겨운 샌드위치 세대가 바로 우리"라고 항변한다. 그렇다면 2000년대 이후 태어난 요즘 어린이들의 삶은 어떨까. 지금의 20∼30대 같은
경제부총리의 물리적 최측근은 사무관급 수행비서다. 매일 출근길부터 부총리가 집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수행한다. 숨 돌릴 틈 없는 부총리 일정에 쉴 새가 없다. 밤낮이 없으니 기혼자라면 집에 생과부 하나 만드는 게 수행비서 자리다. 퇴임을 앞둔 현오석 부총리의 수행비서가 얼마 전 `연속 출근일수 100일' 기록을 찍었다. 부총리가 안 나왔는데 수행비서가 나왔을 리 없다. 부총리가 100일 연속 출근했다는 의미다. 주말도 휴일도 없었다. 이 수행비서는 3월께 새로 임명됐다. 전임의 과로를 배려한 교체였다. 한 기재부 직원은 "교체가 없었다면 연속 출근일수가 200일이 됐을지 300일이 됐을지 모른다"고 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후임으로 정식 임명되면 현 부총리는 기재부 생활을 정리하게 된다. 떠나는 마당이지만 여론의 평가는 박하다. 국민들은 생활고의 책임을 경제팀 수장에게 묻고 있다. 부총리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사실상의 고별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회복을 체감하지 못하는 국민에게
"유대인은 팔레스타인을 떠나야 한다." 미국 언론의 전설로 여겨지는 헬렌 토머스는 이 한 마디로 60년을 출입했던 백악관에서 쫓겨났다. 백악관 출입기자단의 대모라 불렸고, 퇴임 이후엔 지정석에 이름이 새겨질 정도로 신망을 받았지만 '유대인 비난 발언'이 발목을 잡았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친일 발언으로 여론이 들끓고 있다. 과거 교회 강연에서 "일제 식민지 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한 게 문제가 됐다. 그는 "일본으로부터 기술을 받아와서 우리가 경제개발할 수 있었던 것" "조선민족의 상징은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고 남한테 신세지는 것"이란 말도 남겼다. '비하'에 가까운 발언에 대해 야당은 강하게 반발, 철저한 검증을 통해 문 후보자를 낙마시킨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여당 지도부는 그의 발언을 옹호하는 분위기이다. 옹호론의 요지는 과거 기자시절 얘기고, 종교적 관점에서 보면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윤상현 새누리당 사무총장
박근혜정부가 가장 강조한 중 하나는 '현장'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 직후부터 지금까지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로 실무자들을 채찍질했다. '탁상공론'이 아닌 소통을 통해 현장에서 보고 느낀 것을 토대로 정책에 반영하라는 뜻이다. 신연희 강남구청장도 마찬가지였다. 신 구청장은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소통하는 행정, 참여하는 행정, 현장중심의 행정'을 강조하며 현장을 강조했다. 현장에서 주민들과 직접 소통하고 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행정체계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하지만 신 구청장이 강조하는 '현장'은 박근혜정부가 강조하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사전적 의미와는 다른 듯 싶다. 일반적으로 '현장'이란 '일이 생긴 그 자리', 그 일이 실제 진행되고 있는 곳을 일컫는데 신 구청장은 '현장'에서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양재대로 478(개포동 570) '구룡마을'은 엄연히 행정구역상 '강남구' 소속이다. 신 구청장이 강조한 '현장 중심의
'학벌 타파'는 우리 사회의 오랜 숙원 중 하나다. 박근혜정부도 학벌 타파와 능력중심사회 구현을 핵심 교육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정부가 최근 교육계의 요직에 앉힌 인사들을 살펴보면 진정성에 의문을 표할 수밖에 없다. 교육계는 학벌이 왜 출세의 보증수표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서울대 교육학과 출신 인사들은 교육계 요직을 독식하면서 파벌을 형성해 왔다. 교육계의 수장인 교육부 장관을 역임한 인사가 2000년 이후에만 4명이다(이상주, 이돈희, 문용린, 김신일). 최근 교육부 장관을 겸임하는 사회부총리로 내정된 김명수 한국교원대 명예교수 역시 서울대 교육학과 출신이다. 현 정부 들어 서울대 교육학과 출신들은 더욱 득세하고 있다. 지난 12일 청와대가 송광용 전 서울교대 총장을 교육문화수석에 임명하면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교육비서관-교육부 장관 등 요직을 서울대 교육학과 출신들이 장악하게 될 상황에 놓였다. 교육부 산하기관의 곽병선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김성훈 한국교육과
"갑자기 없던 기준이 생기다 보니 그런 거죠. 대기업이 마음먹은 대로 적합업종을 운영하긴 힘들 겁니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지난 11일 확정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재지정 가이드라인(운영방안)이 대기업에 유리하다는 지적에 대해 중소기업계 고위 관계자가 한 말이다. 가이드라인에 새로운 조항들이 생겼지만, 자율합의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는 것이다. 중소기업계 안팎에선 가이드라인의 적합업종 재합의 기간을 3년 이하로 차등 적용 한 것을 대기업에 유리한 대표적인 조항으로 꼽는다. 적합업종 재합의 기간을 축소시킬 수 있는 길을 열어줬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의 재합의 기간 3년 일괄 적용 의견이 배제되고 대기업이 줄기차게 요구한 차등화 의견이 반영된 것이다. 가이드라인의 중소기업 독과점 등 적합업종 재합의 적합성 항목을 강화해 부적격 품목은 적합업종에서 해제하는 조항도 대기업에 치우친 조항이라는 지적이다. 적합업종 재합의를 제한해 그 만큼 적합업종 지정이 어려워 질 것이라는 우려
“환경연은 어떤 동의도 합의도 한 적 없다” “합의를 해 놓고 독자적인 수치를 발표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지난 9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 ‘저탄소차협력금제도 도입 방안을 위한 공청회’. 공청회를 공동 주최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저탄소차협력금제를 유보하자’는 중재안에 대해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유감을 표시하자 중재안을 지지한 산업연구원이 되받아 반박했다. 3개 연구기관이 각각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등 정부의 대리전을 벌이는 모양새였고 토론에 참석한 패널들 역시 양쪽 ‘진영’으로 갈라져 각 부처 또는 업계 입장을 옹호했다. 그러나 정작 정부의 어떤 관계자들도 이 공청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찬반 논리에 대해 사전에 잘 알고 있다고 해도 정부가 있어야 할 자리에 정부가 없었다. 더욱 큰 문제는 가장 중요한 이해당사자인 소비자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저탄소차협력금제도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따져 배기량이 많은 차를 사는 소비자들에게 부담금을 받아서 배기량
"무엇보다 지방 소방관들에게 미안하죠."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소방관들에 대한 정부의 '푸대접'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서울 지역 소방관들을 다수 취재할 기회가 있었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서울 소방관들은 한목소리로 지방 소방관들의 처우가 더욱 심각하다고 했다. 자신들의 처지는 지방소방관들의 근무환경에 비하면 엄살에 불과하단 뜻이었다. 소방장갑을 개인 돈으로 해외 온라인 사이트에서 구매해 사용한다는 소방관들이었는데도 그랬다. 도대체 지방 소방관들은 얼마나 열악하다는 것일까. 한 지방소방서에서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하는 일이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화재현장이 아니라 다른 방향으로 차를 돌리더란다. 알고 보니 의용소방대원을 데리러 가기 위해서였다. 부족한 지방소방관 인력을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의용소방대로 채우다 보니 웃지도 못할 일이 벌어진 것이다. 지방이라고 업무가 적은 것도 아니다. 크고 작은 출동은 서울과 지방을 막론하고 소방관들의 숙명이다. 자신의 핸드폰이 변기에 빠졌으니 꺼내달라
최근 애플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WWDC는 스티브 잡스의 애플에서 벗어나 팀 쿡의 애플이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자리에서 애플은 프로그램 언어 스위프트(Swift)를 공개하고, 다양한 소프트웨어개발킷(SDK)와 응용프로그램 환경(API)을 공개하며 폐쇄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오던 애플의 모습을 일신했다. 과거 스티브 잡스가 이끌던 애플은 신비주의라고 불릴 만큼 외부 개발자들에게는 접근하기 어려운 존재였는데, 이번 WWDC에서 보여준 애플의 모습은 이전과는 완벽히 다른 모습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핵심 인터페이스 중 하나인 키보드 조차 개방을 허용했다. 외부 개발자들과 소비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이용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는 이용환경 때문에 아이폰 사용을 꺼렸던 안드로이드 이용자들도 이제는 아이폰으로 갈아탈 때가 온 것 같다는 이야기까지 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급성장해온 구글의 성공비결도 개방성에 찾을 수 있다. '악해지지 말자'는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