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총 8,402 건
“전자공학과, 기계공학과 나왔다고 온전히 엔지니어라고 볼 수 없는 게 요즘 현실입니다. 학적부를 보여드리고 싶을 정도로 전공수업량이 모자라요” 국내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의 말이다. R&D(연구개발)인력 확보에 수년 째 심혈을 기울이는 국내 전자업체들도 이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안승권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근 한 토론회에서 “앞으로 엔지니어를 채용할 때는 대학 평균학점만 보지 않고 전공 필수과목 성적을 따로 뽑아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고위층으로부터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은 최근 취업문을 두드리는 이공계 졸업생 상당수가 전공에 대한 배경지식과 경험이 부족하다는 인식에서다. 학생이 졸업한 학과를 믿고 선발했는데, 이와 전혀 별개의 교양과목 학점만 잔뜩 이수해 놓을 경우 전공의 의미가 무의미하다는 것. 통섭형 인재를 뽑는다고 하더라도 이는 튼튼한 전공 기반 위에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는 형태를 의미하는 것이지, 이공계 출신인데 정작 이공계에는 약하고 인문학에
얼마전 삼성이 채용 혁신의 일환으로 도입하려던 대학총장 추천제가 사회적으로 논란을 낳았다. 한해 20만여명의 취업준비생들이 국내 최고의 기업으로 꼽히는 삼성에 들어가기 위해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본다. 심지어 관련 사교육시장도 있다고 한다. 삼성 입장에선 이로 인한 사회적 비효율 및 낭비를 줄이겠다는 의도였겠지만, 사회적 논란 끝에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이런 논란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는 시선들이 있다. 바로 인재 영업에 목마른 국내 중소기업들이다. 최근 만난 의료기기업체 A대표는 삼성으로 대변되는 취업준비생들의 '대기업 해바라기' 풍토를 보면 속이 상한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일자리가 없다고 여기저기서 난리를 치고 있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딴 나라 얘기 같다는 설명이다. A대표가 경영하는 의료기기업체는 300억원대의 견실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70%를 넘을 정도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렇지만, 사람 구하기가 여전히 어렵다.
몇 년 전 선풍적 인기를 누린 TV 드라마에서 여주인공 '김삼순'은 자신의 이름이 싫어 개명을 하려한다. 이름이 촌스러워 항상 놀림감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희진'이라는 이름으로 개명을 신청한다. 우리 주변에 삼순이 같은 사례가 심심치 않게 있다. 2006년 개명신청이 처음으로 10만건을 넘어섰고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법원에 개명 허가신청서를 낸 사람이 80만 7000여명에 달한다. 아예 신생아 이름을 짓기 위해 작명소를 찾기도 한다. 많게는 수십만 원의 현금을 지불하면서 좋은 이름을 짓기 위해서다. 주소 역시 사람의 고유한 이름과 별반 다르지 않다. 올해부터 새 도로명 주소를 쓰고 있지만 국민들은 새 주소의 사용을 주저하고 있다. 지역적 특색을 반영했다고는 하나, 지역 주민들에게는 낯선 황당한 주소들이 태반이다. 지역 유래를 따랐지만 우리말로는 거북한 이름(야동·사정길). 뜻을 알 수 없는 추상명사를 사용한 이름(힘찬·희망·자조길), 특정 기관
"빚 내서 집사란 말 좀 그만했으면 좋겠어요." 현 정부 출범 후 야심차게 내놓은 잇단 부동산대책을 살펴보면 왠지 국민의 대다수가 주택 소유자인 것 같다는 착각을 한다. 주택금융공사 조사결과 우리나라의 자가비율은 해마다 낮아져 지난해엔 전체의 49.6%를 기록했고 임대가구는 50.4%를 차지했다. 집주인과 세입자 비율이 역전된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전·월세시장 안정화 대책이라면서 엉뚱하게도 집 살 것을 강요하는 조치에 힘을 쏟는다. 그러면서도 전세자금 대출을 확대하고 관련 조건을 완화해주는 정책을 펴고 있다. 결과는 전세가격 수직상승이란 부작용으로 나타났다. 거래가 늘고 집값이 올라 대책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자평도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65%를 넘어섰다.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13년 만에 60%를 돌파했고 일부는 90% 넘기도 한다. 정부의 뜻대로(?) 아파트 전세자금 대출잔액은 4년 만에 3배 늘었다. 그렇다면 매매수요가 늘었을까. 그렇지
"한국은 미국 등과 달리 기술이 개발되면 바로 적용해요. 해당 기술에 맞는 보안기술을 생각하기 전에 일단 상용화하고 보니까, 보안이 취약할 수밖에 없죠." 우리 사회 보안의 현주소에 대한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무엇이든 빠른 한국 사회답다. '일단 해보고' 문화는 개발 시대에 빠른 성장을 이끌었지만, 언제나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일단 해보고' 정신은 최근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빅데이터 산업에 대한 우리의 태도에서도 나타난다. 2012년 말 기획재정부 등 정부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내놓은 '서비스 분야 IT 활용 촉진방안'이 대표적이다. 빅데이터 산업을 키우기 위한 인재양성, 법제도 구축 계획만 가득했다. 심각한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는 '개인정보 오남용'에 대한 고민은 소홀했다. 최근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보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빅데이터 산업과 개인정보 보호의 관계에 되짚어봐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지난 13일 국회에서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말 발표한
"컴퓨터에 이름 석 자만 입력하면 사돈의 팔촌까지 다 나옵니다" 대형 보험사의 고객정보 전산망을 깊숙이 들여다본 적이 있는 금융권 관계자의 말이다. 별의별 정보가 다 집적돼 있다는 얘기다. 각 정보마다 출처가 구분된 게 아니다. 어떤 건 가입할 때 받은 정보, 또 어떤 건 제휴한 백화점에서 넘어온 것, 또 다른 어떤 건 제휴 통신사에서 입수한 것, 이런 식이다. 누구도 정보 수집의 합법성을 확신할 수 없는 구조다. 지금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매일같이 TM(텔레마케팅) 영업을 해왔지만 도대체 그 많은 정보가 어떻게 흘러 다녔는지 아무도 관심 없었다. 공공연히 개인정보가 거래됐다. 인터넷 상에 검색어 몇 개만 쳐보면 개인정보 거래실태를 누구나 엿볼 수 있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관심이 없을 뿐만 아니라 아는 사람도 없다. 금융회사 경영진이나 금융당국 내에 IT·보안 전문가는 거의 없다. 금융위원회에는 아예 없고 금융감독원에 고작 29명의 IT 검사 인력이 있을 뿐이다. 청와대나 다
400년 전 지구로 온 외계인(김수현 분)과 천방지축 톱스타(전지현 분)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가는 곳마다 화제다. 줄곧 20%가 넘는 시청률로 드라마 전후 광고들도 완판(매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드라마의 인기만큼 남녀 주인공의 패션 아이템도 화제다. 여주인공 전지현은 드라마에 입고 나온 의상마다 품절을 기록하며 스타 마케팅의 위력을 보여줬다. 프랑스 S사의 립스틱은 드라마 초반에 잠깐 노출된 후 전 매장은 물론 면세점에서도 모든 색상이 매진됐다. 해외여행이나 출장 가는 지인을 통해 이 제품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넘쳐났기 때문이다. 20만원대 모자와 30만원대 스카프는 각각 '전지현 페도라', '전지현 스카프'라는 이름으로 국내 수입분이 전량 팔렸다. 이 정도는 약과다. 600만원대 야상과 900만원대 망토 등 입이 떡 벌어지는 고가 제품도 사겠다는 사람이 줄을 섰다고 한다. 신드롬에 가까운 이런 현상은 근래 보기 드문 스타 마케팅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일본 도쿄 아라카와구에 위치한 철제가공 중소기업 이시카와 와이어. 지난달 중순 취재차 방문한 자리에서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이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유키오 사장에게 깜짝 놀랄만한 얘길 들었다. 회사가 설립된 지 92년 됐는데, 14세때 입사해 올해 80세가 되는 직원이 있다는 것. 66년간 한 회사에서 일한 것도, 정년이란 개념과 거리가 먼 근로여건도 놀라웠다. 유키오 사장은 "일본 기업의 정년은 65세라 60세 넘는 회사원들이 많다"며 "우리 회사에도 60세 넘는 직원이 많지만, 기술만 갖고 있으면 특별히 정년이 없다"고 자랑했다. 50세만 넘으면 짐을 싸야할 것 같은 분위기인 우리나라에선 생각하기 힘든 얘기다. 최근 취업전문 사이트에서 국내 기업 283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평균 퇴직 연령은 51세로 나타났다. 법적으로 규정된 정년 58세를 채우고 나가는 직장인은 22%에 불과했고, 44세 이하 퇴사자 비율이 35.6%로 가장 많았다. 정년이 58세지만 이를 지
"빨리 자주 써서 익숙해지는 것이 최선이다." 도로명주소가 공법상의 주소로 전면 도입된지 한 달 반이 넘었지만 잡음은 좀처럼 끊이지 않는다. 최근 언론 브리핑에서의 유정복 안행부 장관의 발언은 도로명주소에 대한 '민심(民心)'과 '정심(政心)'의 차이를 극명히 보여준다. "도로명을 주소로 쓰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며 오히려 너무 늦게 도입한 감이 있고 당장은 낯설 수밖에 없으나 빨리 적응해 최대한 자주 쓰는게 최선"이라는 요지다. 필요한 개선책과 문제점은 보완하되, 국민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호소도 잊지 않았다. 도로명주소 역시 '비정상의 정상화'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정작 국민은 무엇을 위해 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지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왜 써야 하는지 근본적 이유에 대한 소통이 안된 마당에 물건 강매도 아니고 써보면 좋으니 일단 써 보라는 식은 곤란하다. 정부가 도로명주소를 추진해온 게 하루 이틀 일도 아니고 96년 '도로명 및 건물번호 부여 추진방안'
전남 여수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 사고를 계기로 환경 문제에 대한 기업들의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이 환경오염 사고에 대비해 기금을 조성하는 내용의 법률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정유 및 석유화학, 유류·화학물질 운반 회사들이 환경오염 사고에 대비해 '환경책임부담금'을 내도록 하는 법안을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 우선 처리하기로 했다. 기업과 정부의 출연금을 더해 '환경책임기금'을 설립, 이른바 한국판 '수퍼펀드법'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선진국에서는 환경오염 사고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법으로 명시해놨다. 미국의 포괄적 환경대응책임보상법(수퍼펀드법)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 정부는 1892년 나이아가라 폭포 주변 운하를 만들다가 경제불황으로 공사를 중단한다. 이후 한 화학 회사가 이 부지를 인수, 수만톤의 유해 화학물질을 매립하게 된다. 이런 사실을 모른 채 당국은 학교와 주거지를 조성했다. 그러자 주민들이 피부병과 천식에 걸리고 기형아를 출산하는
글로벌 컨설팅사인 알릭스파트너스가 지난 7일 서울 한 호텔에서 기업 가치 창출을 위한 IT(정보기술) 투자 확대와 빅데이터 활용에 대해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주제 발표는 이 회사 보스턴 지사장이 맡았다. 알릭스파트너스는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서 IT 부문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며 지난 6개월간 미국과 유럽 기업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IT 및 데이터 분석이 기업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IT를 가치 창출을 위한 투자 대상이 아니라 현상 유지의 수단으로 바라보는 기업들은 가치 증대가 제한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알릭스파트너스는 이같은 설문조사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 기업들을 진단했더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IT 투자 여력이 줄면서 저가 IT 프로젝트가 많아져 IT 품질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국의 소비자들은 스마트기기 사용이 크게 늘면서 IT 혁신을 이끌고 있지만 기업들은 변화하는 IT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저는 대형마트에서 일해요. 일요일에 쉬면서 근무시간이 줄고, (그렇게 되자)신입사원은 들어오지 않아요. (대형마트와 거래하는) 농민과 납품하는 업체는 더 말할 것도 없겠죠. 오늘 설 앞두고 마지막 일요일, 예전 같으면 1년 중 제일 바쁜 날인데 불편한 맘으로 쉬고 있어요." 대형마트 납품 농어민과 중소 납품업체로 구성된 연합 단체가 정부의 대형마트 추가 규제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에 이런 독자 댓글이 달렸다. 대형마트 납품을 업으로 삼고 있는 농어민이나 중소기업, 임대상인들은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직적인 행동에 나섰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확대, 판매제한 품목 지정 등 이른바 유통 악법을 발의한 의원에 대해 낙선운동을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들은 왜 '유통악법', '낙선운동'이라는 날 선 표현을 써가며 반발하는 것일까?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의 상생을 외면하고 자기들만 살겠다는 의미일까?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농어민이나 중소기업은 추가 유통 규제를 막기 위한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