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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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회의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린 날이었다. 청문회가 열리기 전 회의실엔 긴장감이 돌았다. 서 후보자의 자기논문표절과 자녀교육, 증여세 탈루 등의 의혹이 제기된 터여서 야당의 집중포화가 예상됐다. 의원 사전질의에 대한 답변서도 기존 주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두루뭉술해 실망스러운 점이 없지 않았다. 막상 청문회가 진행되자 부동산·교통관련 현안이 주류를 이뤘다. 교수가 아닌 우리나라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주무부처 수장으로서 자격 여부를 검증하는 분위기가 더 강한 느낌이었다. 그런 면에서 서 후보자는 그의 전공답게 주택시장과 관련해선 비교적 소신껏 답변했다는 평가다. 시장정상화를 위한 처방으로 국회에 계류 중인 법 개정 외에 취득세 감면 연장이 1년 정도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투자 개념의 주택정책으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지만 그는 "보편적 주거복지는 전혀 후퇴가 없다"며 "영구
지난 5일 새로 취임한 윤석춘 삼립식품 대표는 임기 첫날부터 '불편한 결재'를 해야했다. 바로 빵 제품 가격을 올린 지 12일 만에 원위치시켰기 때문이다. 이과정은 여러가지로 낯 뜨겁다. 지난달 중순부터 빵값 인상설이 나돌면서 언론에서 수차례 사실 관계 확인을 요청했지만 삼립식품은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그러나 삼립식품은 새 정부가 출범하기 나흘 전인 지난달 21일 66종제품의 가격을 올렸다. 언론이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보도하며 '꼼수 인상'이라는 비판을 가했다. 제품값을 올리면서 제품명과 포장을 일부 바꾼 탓이다. 이에 삼립식품은 5일 오전에 부랴부랴 인상 사실을 인정하는 자료를 냈다. 그러나인상률과 인상이유가 석연치 않아 눈살만 찌푸리는 결과를 낳았다. 삼립식품은 제품가격을 평균 2.45% 올렸다고 '공식' 밝혔다. 그러나 이는 값을 올린 제품의 평균인상률을 표시한 것이 아니다. 값을 올리지 않은 제품 400종 값까지 넣어 가중평균해서 평균 인상률을 낮
에너지 관련 대기업인 A사는 일본 업체와 공동 투자한 자회사를 만드는 방식으로 신사업에 진출하려던 계획을 접었다. 일반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국내 계열회사 지분을 100%가 아니면 소유해선 안된다는 공정거래법 조항 때문이었다. A사는 그룹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로, 이 규정의 적용을 받는다. 결국 수백억, 수천억 원이 될 수 있는 투자도, 그에 따른 고용 창출도 유보됐다. 이런 내용을 공론화하면 법 개정에 힘이 실리지 않겠느냐는 말에 A사 관계자는 손사래를 쳤다. "가뜩이나 경제민주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 와중에, 계열사를 더 늘리겠다는 얘기로 들려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회사의 자회사나 손자회사의 주식 소유를 제한하는 것은 지배주주의 지배력 확장과 경제력 집중을 막자는 지주회사제도 도입 취지에서 보면 일리가 있다. 이를테면 지주회사가 51%의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가 손자회사의 지분을 51% 갖고 있을 경우 지주회사는 손자회사의 배당권을 26%만 갖지만, 이사회는
지난 1월15일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WBC 대표팀의 출정식이 열렸다. 요란했다. 화려한 퍼포먼스는 출정식을 찾은 이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KBO는 이번 대표팀에 전세기, 1인 1실의 특급호텔, 100달러의 용돈 등 역대 최대의 지원을 약속했다. 그렇게 그들은 세계 제패를 외치며 떠났다. 하지만 결과는 1라운드 탈락. '타이중 참사'였다. 한국이 5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열린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대만과의 최종전에서 3-2로 역전승을 거뒀지만 득실차에서 대만과 네덜란드에 밀리며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 프로야구는 지난해 처음으로 7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올 초엔 10구단까지 출범했다. 국내 스포츠에서 야구의 인기는 단연코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2006년 1회 WBC 4강,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2회 WBC 준우승,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세계가 한국 야구를 다시 봤다. 하지만 이번 201
더벨|이 기사는 02월14일(17:16)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제가 카자흐스탄에서 화력발전소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는데 여기서 나오는 컨설팅 비용을 A사 인수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이 사실을 기사로 쓰시면 절대 안 됩니다" 얼마전 코스닥 상장회사인 A사를 인수하기로 계약한 K사 회장이 한 말이다. A사를 인수한 이후 어떤 비전을 가지고 회사를 이끌어 갈 것인지를 취재하기 위해 만난 자리에는 정부 고위 관료출신인 K사 회장 뿐 아니라 M&A를 주선한 사람과 해외 다국적 기업에서 일했다는 외국인, 유명 연예인의 남편도 자리를 같이 했다. 각자의 이력을 살펴보면 흠잡을 것이 없을 정도다. 당시 K사가 밝힌 인수금 마련 계획은 이렇다. K사 회장은 고위 관료 출신답게 국내 대기업이 진행하고 있는 카자흐스탄 화력발전소 프로젝트에 대해 컨설팅을 하고 있고, 여기서 컨설팅 비용 수백억원이 나오는데 이를 중도금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또
곡기를 끊은 지 아흐레째. 길에 나온 지 어느덧 보름을 넘겼다. 새 학기라 한창 바쁠 선생님이 거리에서 풍찬노숙을 감행했다. 5일 종로구 신문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16일째 찬바람을 맞은 송정순씨(44) 볼은 까칠하고 붉었다. 송씨는 우리나라 최초 여성 대통령이 취임한 날부터 단식에 돌입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공공부문과 여성 비정규직 해결하겠다고 공약을 내세웠다. 정부 공공부문과 학교 비정규직노동자 가운데 여성이 99%에 육박하는데 대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학교에는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 외에도 아이를 돌보는 수많은 손이 있다. 점심시간마다 밥을 챙겨주는 급식 조리사를 비롯해 책을 골라주고 추천하는 도서관 사서가 학교 안에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로 이뤄진 '수많은 손'은 한해마다 바뀐다. 송씨는 지난해 서울 역삼중학교에서 1년간 과학보조 선생님으로 재직했다. 송씨같은 비정규직 교사는 해마다 해고통지를 받는다.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는 연례행사. 전국 학교에서 소리 없
"무사 3루에서 주루사했구먼." 퇴임 후 변호사 개업을 앞둔 한 법관의 부인이 숨졌다는 부고에 한 법조인이 씁쓸하게 내뱉은 말이다. 판사 남편을 뒷바라지하다 변호사 부인이 되기 직전 생을 달리했으니 득점을 앞두고 아웃처리된 주자와 다름없다는 것이다. 우리 법조계의 어두운 그림자인 '전관예우' 현실을 단적으로 엿볼 수 있는 말이다. 판·검사로 재직한 뒤 변호사로 활동하면 사법연수원 수료 직후 변호사로 활동해온 동기보다 높은 수익을 보장받는다. "그동안 못 번 돈을 전관 '약발'이 다 되기 전에 벌 수 있다"는 말도 공공연히 들린다. 공직시절 인맥, 학연, 지연을 이용한 변론은 차치하더라도 전관 변호사가 강점을 보이는 것은 '경험'이다. 사건선임계를 내지 않고 인맥을 통해 변호하는 '전화변론' 외에도 전관 변호사에게 이점이 있다는 게 법조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판사와 검사 재직 당시 숱한 사건을 처리하며 쌓은 경험을 토대로 시의적절한 변호가 가능하다는 것. 한 현직 판사는 "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적극적 금융완화정책(아베노믹스) 추진으로 엔화가 급격한 약세를 보이자 세계적으로 환율전쟁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난해 말부터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일본과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이 의도적으로 엔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고 불만이 쏟아졌다. 이를 바라보는 일본 언론들은 한국엔 "반일감정과 연동한 환율 내셔널리즘이 대두됐다(산케이신문)"는 식으로 주변국의 불만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잃어버린 20년'이라 불리는 오랜 경기 불황을 겪은 일본으로선 엔저로 수출기업 실적이 개선되고 경기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자 비판의 목소리엔 귀를 닫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불황의 골이 깊었던 만큼 일본 경제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베 총리에 거는 기대는 머지않아 실망감으로 바뀔 수도 있다. 무역수지를 보자. 일본은 원자재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엔 원전이 가동
"이제 어떻게 되는 건가요." 박근혜 정부 초대 내각의 간판스타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가 4일 사퇴 의사를 밝히자 ICT(정보통신기술)업계 한 관계자는 이렇게 푸념했다. '벤처신화'로 불리며 과학기술, 정보통신 영역에서 두루 현장 경험을 쌓은 그에게 거는 산업계의 기대가 컸던 만큼 그의 갑작스런 사퇴에 아쉬움도 컸기 때문이다. 김 내정자를 주저앉힌 가장 큰 원인은 정치권의 난맥상이다. 정부조직법을 둘러싼 국회 논의가 지지부진하고 방송 업무를 놓고 여야간 줄다리기가 길어지면서 김 내정자가 물러날 때까지 미래부는 신설되지 못했다. 그도 "국가의 미래가 걸린 일에 국회가 움직이지 않고" "정치권 난맥상을 지켜보면서" 등의 표현을 쓰며 사퇴배경을 설명했다. '아메리칸 드림'은 이뤘지만 해묵은 정쟁 앞에서 '코리안 드림'은 산산조각이 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호불호를 떠나, 기존 정치인이나 관료와 달리 박근혜 정부에서 가장 신선한 인선이어서 변화가 기대 됐는데 능력에 대한 평가
새해 들어 M&A(인수·합병) 소식들이 연이어 들리지만 거래당사자들은 볼멘소리를 낸다. 십수 년째 IB(투자은행)업계에 몸담고 있는 국내 대형증권사 한 임원은 "올해는 다른 어떤 해보다 M&A시장에 매물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하는데 정작 딜을 통해 이익을 내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 보면 딱히 뛰어들 만한 것이 많지 않다"고 말한다. '먹잇감'이 많아 보이지만 실속은 없을 것이란 얘기다. 올해는 현대건설, 하이닉스 매각이 진행된 2011년이나 하이마트, 웅진코웨이 등 굵직한 딜이 많았던 지난해와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이 IB업계의 전언이다. 연초부터 진행이 시작된 STX·동양·웅진그룹 계열사들의 매각작업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쏟아진다. 해당 기업의 건전성 문제, 업황과 경기불황 여파 등 이유는 여러 가지다. 살 만한, 혹은 팔 만한 것을 심사숙고해 딜을 성사시켜야 하는 IB 입장에서는 고민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IB업계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수료마진도 점차 축소되는
"이번 사고를 뼈저린 교훈으로 삼아 빠른 시일 안에 환경안전 업무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겠습니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는 3일 경기도 화성사업장에서 발생한 불산 누출사고에 대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번 사고에 대한 삼성전자의 공식 사과 표명은 이번이 4번째다. 삼성전자가 하나의 사고로 이처럼 많은 사과를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확인되지 않은 의혹 제기가 잇따르면서 커진 주민들의 불안감과 삼성에 대한 신뢰 추락 등과 무관치 않다. 최근엔 삼성전자를 아예 비도덕적인 집단으로 몰아가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삼성전자가 경찰의 출동부터 소방차의 진입까지 막았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보도가 연일 이어졌고 삼성전자는 졸지에 공권력을 무력화시키는 집단으로 매도됐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일각에선 비상벨이 울렸는데도 삼성전자가 직원들을 대피시키지 않았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비상벨이 울리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중소기업들이 새 정부에 대한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박근혜 정부가 자본시장을 활성화시켜 중소기업을 '창조경제'의 주역으로 키우겠다고 약속한 때문이다. 자본시장이 살아나면 중소·중견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한결 용이해지고, 금융투자 업계는 불황 타개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시장 참여자나 중소기업이 모두 주목하는 자본시장 공약의 하나는 코넥스(KONEX)의 설립이다. 이미 한국거래소는 초기 중소기업을 위한 코넥스를 올 상반기 출범시키기로 하고 준비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는 얼마나 많은 투자자들이 코넥스에 참여하게 될 지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 코넥스는 전문 투자자와 벤처캐피탈(VC), 기본예탁금 3억원 이상인 개인투자자에게 진입이 허용된다. 리스크가 큰 탓에 투자자를 이처럼 제한했는데 '큰 손'인 연기금이 뛰어들지도 미지수다. 당국은 벤처캐피탈이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해당 업계는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는 "투자 리스크가 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