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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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금융 공기업 취업을 준비해 온 K대 졸업반 김모 군(27)은 오는 20일 신입사원 공채 필기시험을 앞두고 아직 응시할 곳을 정하지 못한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일명 'A매치데이'로 불리는 이날 김 군이 서류전형에 합격한 한국거래소, 예금보험공사, 정책금융공사의 필기시험이 겹친 때문이다. 올해 꼭 합격할 만한 곳을 골라내기가 그로서는 간단치 않다는 표정이다. 'A매치데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취업난이 극심해지자 만들어진 용어로, 금융 공기업 필기시험이 몰린 날을 지칭한다. 한국은행을 비롯해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KDB산업은행 등 국내 주요 금융기관이나 회사들은 취업 준비생이 필기시험에 중복 응시할 수 없도록 시험일을 맞춰 왔다. 올해 'A매치데이'는 그야말로 '빅 매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과 금감원, 정책금융공사, 예금보험공사, 한국거래소, 무역보험공사, 수출입은행, KDB산업은행, 서울보증보험(오후) 등 이날 필기시험을 치르는 곳이 역대 최대 규모다.
1990년대 청소년들에게 가장 핫(hot)한 물건은 '워크맨'이었다. 수학여행을 갈 때면 다들 허리춤에 워크맨 혹은 그 '짝퉁'이라도 달고 음악을 들었다. 이후 워크맨은 CD플레이어로 바뀌었다.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수지가 갖고 다닌 것과 같이 얇고 디자인이 잘 빠진 CD플레이어는 '좀 산다' 하는 아이들이나 손에 넣을 수 있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워크맨과 CD플레이어의 단연 으뜸인 브랜드는 소니였다. 이때만 해도 소니는 기술적 혁신의 아이콘이었다. 요즘 사람들이 애플의 아이폰에 열광하듯 소니의 전자제품은 브랜드만으로도 가치가 충분했다. 그러나 지금의 소니는 어떤가. 소니는 최근 4년 동안 수익을 내지 못했으며 올해는 64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소니의 시장 가치는 애플의 4%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10년 전만 해도 397억달러에 달했던 소니의 시가총액은 지금 124억달러에 불과해 삼성전자(1730억달러)의 10분의 1도 안 된다. 소니와 함께 일본의 3대
"외환은행 인수 이후 통합 작업과 시너지 창출이 지연돼 하나금융그룹의 경상적 수익력이 발현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이 하나금융에 대해 내놓은 보고서 내용의 일부다. 외환은행 인수 효과에 대한 전반적인 시장의 평가와도 맥이 닿아 있다. 당장 주가만 봐도 그렇다. 하나금융 주가는 지난 2월 외환은행 인수 이후 한때 4만원 중반 대까지 올랐다.M&A(인수합병) 효과와 시너지 창출 기대감이 하나금융에 대한 시장의 과도한 저평가 국면을 해소한 주된 배경이었다. 그러나 외환은행의 그룹 편입 이후 9개월이 지난 지금 주가는 3만2350원(17일 종가)에 머물고 있다. 대내외 경기 불안과 국내 은행들의 이익창출력 악화가 주된 배경이지만 외환은행 인수 효과를 거의 반영하지 못 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물론 한 식구가 된 지 1년도 채 안 된 상황에서 가시적인 M&A(인수합병) 효과를 바라는 건 지나친 기대일 수 있다. 티격태격하다 막 결혼에 골인한 부부에게 애부터 낳으라고
지난 주말 서울시 신청사는 사람들로 붐볐다. 4년 5개월에 걸친 공사와 한 달간의 이사를 끝내고 개청식과 함께 정식으로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전통 집들이 방식으로 거행된 개청행사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주한 외교사절 30여 명과 시민 4000여 명이 함께 했다. 그러나 '시민이 주인'이라고 내세운 이 행사가 달갑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 아기들을 데리고 나온 엄마들 얘기다. 지하 5층·지상 13층 규모를 자랑하는 새 청사에 '수유실'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서다. 청사 로비 1층에 있는 층별 안내문과 서울시 홈페이지에 게시된 청사 안내엔 분명히 수유실이 표기돼있다. 당장 우는 아이를 달래 수유를 해야 하는 엄마 입장에선 분통이 터질 일이다. 게다가 오는 26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박 시장이 그 누구보다 여성, 육아 정책에 관심을 보여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답답한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서울시는 수유실 공간에 대해 느긋한(?) 입장이다. 공간만 배
"정부가 논에 밭작물을 재배하도록 유도한다기에 참여했습니다. 주변 귀농인들에게도 권유했습니다. 논에 밭작물을 심다보니 첫 해 손실을 봤지만 내 선택이고 타작물 지원금이라도 있으니 손실을 감수했습니다. 올해 심을 작물을 정하고 굴삭기를 동원해 물 빠짐 시설까지 무리해서 해 놓았는데 면사무소에 가보니 올해는 정부 지원이 없답니다. 2013년까지 한다고 했던 사업을 지금 와서 갑자기 접으면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올해 초 농림수산식품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한 귀농인의 하소연이다. '논 소득기반 다양화 사업'이 올해부터 큰 폭으로 축소된 게 귀농 6년차라는 이 농부를 격분하게 만들었다. '논 소득기반 다양화 사업'은 쌀 생산을 줄이기 정부가 논에 타작물을 재배하도록 유도한 정책이다. 2010년 시범사업을 거쳐 2011년 본격 도입했다. 2009년, 2010년 쌀 자급률이 100%를 웃도는 등 쌀은 공급과잉인 반면 기타 작물의 자급률은 낮았기 때문이다. 당시 정부는 2013년까지 3년 동안
대선관련 정쟁으로 시간이 어찌 가는지 모르던 정치인들이 눈물을 펑펑 쏟았다. 지난 12일 경기도의 중증장애인 요양시설인 홀트일산복지타운에 대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 현장에서다. 이날 중증장애인 합창단 '영혼의 소리로'는 '똑바로 보고 싶어요'와 '어느 산골 소년의 슬픈 사랑 이야기' 등 2곡의 노래를 보건복지위에 선사했다. '영혼의 소리로' 합창단원들은 모두 뇌병변, 정신지체, 다운증후군 등 중증 장애를 갖고 있다. 악보와 가사조차 못 읽는 탓에 한 곡을 배우는 데 한 달씩 걸린다고 한다. 각자 한음 한음 힘겹게 내뱉어 만들어지는 이들의 합창은 실제로는 '불협화음'에 가까웠지만 듣는 이에게는 '천사의 목소리'였다. 맑은 영혼이 깃든 아름다운 하모니에 여러 국회의원들이 눈물을 쏟아냈다. 진심이 담긴 목소리는 국회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새누리당은 14일 '영혼의 소리로'와 관련 논평을 통해 장애인 맞춤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새누리당은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
"국세청에 못 들어오게 막아. 엘리베이터 전원 차단하고 빨리 사람들 더 부르라고…"(국세청 방호요원)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은 야당의원들과 대화를 하기 위해 온 겁니다. 국세청이 무슨 권리로 출입을 막고 국정감사를 하러 온 의원들까지 봉쇄한단 말입니까. 있어서는 안될 일입니다."(야당 의원) 최근 열린 국세청 국정감사는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은 '불청객' 안 국장의 출입을 막기 위해 투입된 국세청 방호요원 사이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국세청 개청 이래 벌어진 초유의 사태였다. 애초부터 의원들은 국세청 국감에 관심이 없어 보였다. 여당 의원들은 다섯 손가락에 꼽을 만큼 참석이 저조했고 야당 의원들은 국감 시작부터 참고인 소지품을 조사한 국세청에 사과하라며 공세를 펼쳤다. 이뿐 아니다. 국감을 앞두고 벼락치기로 무성의하게 자료를 준비한 사실도 여실히 드러났다. 한 여당 의원은 당명이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변경된 지 8개월이 넘었는데도 한나라당 로고를 그
지난 11일 열린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철도시설공단에 대한 국정감사는 여당과 야당의 피아 구분이 비교적 뚜렷했다. 여당은 철도공사를, 야당은 철도시설공단의 문제점을 주로 짚었다. 원인은 'KTX(고속철도) 민영화'에 대한 입장 차이에서 기인한다. 여당은 옹호하는 편이고 야당은 비판적이기 때문. 따라서 국토해양부와 함께 KTX 민영화를 추진하려는 철도시설공단은 야당의 표적이 됐고, 반대로 민영화 시도를 결사반대하는 철도공사는 주로 여당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이같은 결과는 국감 시작 전부터 감지됐다. 국감현장인 대전시 철도시설공단 본사 앞에는 철도공사 노조원들이 'KTX 민영화 찬성하는 새누리당은 각성하라'는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이를 본 새누리당 의원 사이에선 "아침부터 기분나쁘게"란 말이 흘러나왔다. 국감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한 마디였다. 국감이 시작되자 박수현 민주통합당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박 의원은 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이 직원 월례조회에
"잘못이 있으면 혼나야죠. 하지만 채찍이 있으면 당근도 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국회의 증시 국정감사를 나흘 앞둔 14일 한국거래소 A팀장의 한숨은 길었다. 2009년 거래소가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국감을 받은 지 올해로 4년째. '쓰나미급' 자료 요청과 의원들의 윽박지르기에 이골이 났을 법도 하건만 이번 분위기는 다르다고 했다. 그는 "그렇지 않아도 증시가 침체될대로 침체됐는데 해주는 건 없이 죄인 취급만 하는 것 같다는 불만이 적잖다"며 "자본시장통합법 개정안만 해도 국회에 올라간 게 1년 전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와 함께 국감을 받는 코스콤, 한국예탁결제원 직원들 사이에서는 '품삯'도 못 받는 막일꾼 신세라는 자조가 나온다. 올해는 지난 봄 총선에서 당선된 새내기 의원들의 '의욕'에 기초자료 요청까지 쇄도하면서 '본업'을 제쳐두는 날이 부쩍 늘었다는 후문이다. 한 관계자는 "최근 10년간 자료를 모두 달라는 식이라 의원별로 라면박스 한상자씩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며
지난달 19일 삼성전자 공식 블로그에 새로운 꼭지가 생겼다. '갤럭시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라는 꼭지다. '둥근 모서리의 사각형은 아이폰 고유의 것?'을 시작으로 벌써 3번째 시리즈가 게재됐다. 삼성전자는 이 꼭지를 만든 배경에 대해 "갤럭시 디자인에 대한 오해가 많다. 객관적인 사실을 근거로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네티즌들은 궁색한 변명이라며 반발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모든 오해가 풀리는 날까지 시리즈는 계속 이어진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전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새너제이 법원) 배심원이 삼성전자에 10억490만달러를 배상하라고 평결하자 갤럭시 디자인은 더욱 주목받았다. 하지만 갤럭시가 아이폰과 닮지 않았다면 애플은 삼성전자에 대해 특허소송을 제기하지 않았을까. 아닐 거 같다. 갤럭시가 둥근 모습이었어도 애플은 삼성전자를 고소했을 가능성이 높다. 애플이 삼성전자를 제소한 진짜 목적이 스마트폰 시장
한동안 멈췄던 희망버스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버스는 이번에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로 향했다. 다음달 10일로 예정된 해고 근로자 94명의 복직 약속을 지키라는 게 버스 승객들의 요구다. 아직 약속 이행 여부가 확인되기까지 한 달여 시간이 남았다. 그런데 희망버스는 미리 시동을 걸었다. 여기에는 한진중공업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거라는 불신이 깔려 있다. 한진중공업은 오너인 조남호 회장이 1년전 국회에서 한 약속을 지킬 터인데, 기다려보지도 않고 움직임에 나서는게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희망버스'로 대표되는 노동쟁의 문화에서 한진중공업이 악덕 기업의 전형으로 각인될까 우려한다. 희망버스가 다시 움직이기까지 한진중공업의 옛 노조 역할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투쟁 일변도이던 옛 노조는 지난 4년간 임·단협을 체결하지 못했다. 복수노조 허용 이후 새로 출범한 노조에 전체 조합원 701명 중 571명이 무더기 가입했다. 정작 한진중공업 직원들이 뭘 원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주택에서 40대 여의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의사의 옆에는 '우유주사'로 알려진 수면유도제 프로포폴 앰플과 주사기가 놓여 있었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 수서경찰서는 "여의사가 피곤함을 느낄 때면 가끔 병원에서 가져온 프로포폴을 투약했다"는 주변인의 진술을 확보했다. 최근 의사가 관여된 마약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서울 강동구의 한 대형병원 의사와 간호사 등 5명이 알프라졸람과 클로나제팜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몰래 빼내 투약하다 적발됐다. 7월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서울 강남 H산부인과 의사의 사체유기 사건도 발단은 향정신성의약품이었다. 몰래 빼낸 프로포폴을투약해주며 환자와 친해진 의사가 사건 당시 처방전 없이 미다졸람 등 13종 약물을 투약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만든 뒤 사체를 유기했다. 의사가 연관된 마약사범 숫자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의사 마약사범은 123명으로 2010년 75명보다 64% 늘었다.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