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국 금융시장 매력이 떨어졌나

[기자수첩] 한국 금융시장 매력이 떨어졌나

송선옥 기자
2012.11.16 06:51

현지법인 설립 준비에 2년, 연속 적자에도 무려 5년을 버틴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 한국을 떠나기로 결정하면서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골드만삭스운용이 특정 지역 법인을 포기한 것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처음이다. 이로 인해 초상집 분위기일 것으로 예상됐는데 의외로 담담한 표정이다.

일부에서는 직원들이 받을 조기퇴직금(ERP)에 기대감을 보이기도 한다. 산업은행이 올 초 HSBC의 국내지점 인수를 추진할 당시 직원들 ERP 규모가 억대에 달할 것이란 얘기가 나왔을 정도로 외국계는 ERP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진 탓이다. 골드만삭스운용은 ERP 규모를 공개하지 않은 채 가능한 한 많은 직원이 증권이나 다른 해외법인 등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한국 철수를 결정한 이유는 무엇보다 국내 시장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한 때문으로 보인다. 그간 한국 시장의 성장잠재력에 주목해 채권과 증권팀을 따로 만드는 한편 한국펀드를 설정해 해외에 판매할 정도로 애정을 보였다. 하지만 리테일부문이 취약하면서 한국 운용시장의 벽을 뛰어넘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치열한 수수료 인하 경쟁, 엄격한 규제에도 부담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물론 골드만삭스운용은 싱가포르나 홍콩 등 해외법인을 통해 한국 영업을 지속할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곧 외국계 금융회사 눈에는 한국이 기업 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곳이라는 얘기도 된다.

실제 한국 운용사가 해외에서 안착한 사례도 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헤지펀드시장이 열릴 것을 예상해 2007년 싱가포르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현지에서 한국 주식을 '롱숏' 전략으로 운용하는 '트러스톤다이나믹 코리아펀드'의 수익률은 2009년 설정 후 올 9월말 현재 39.48%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28.18%를 상회한다.

업계에서는 트러스톤이 만일 국내에서 헤지펀드를 운용했다면 이만한 성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규제를 포함해 한국의 영업환경이 아시아 인접국에 비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탓에 세수나 고용도 늘리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