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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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두 군데에 맡겼던 정기예금을 해지해서 (산업은행에) 왔어요. 국민은행 스마트폰 예금은 금리가 높지만 한도가 있대요. 산업은행은 한도가 없다고 하더라구요." 지난주말 산업은행 여의도지점에서 만난 A씨의 말이다. S저축은행과 H저축은행이 불안하다는 소식을 듣고 A씨는 서둘러 해지를 했다고 한다. 이자 손실이 크지 않아 해지 결정을 비교적 쉽게 내렸단다. 그리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지난해 저축은행 구조조정 때도 고객들은 시중은행을 찾았다. 그리곤 저축은행 고객을 노린 시중은행 '특판 상품'으로 갈아탔다. 헌데 이번엔 약간 다른 게 있다. 유난히 한 곳, 산업은행으로 돈이 몰린다. "저축은행 돈을 쓸어간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이유는 간단하다. 예금금리가 시중은행들의 특판상품은 물론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보다도 높아서다. 저축은행 고객이 굴리는 뭉칫돈은 안전한 고금리를 쫓아 흐른다. 구조조정에 놀라 저축은행에서 돈을 찾아 떠났던 고객들이 안정을 찾으면 다시 저축은행으로 돌아오곤
얼마 전 서울시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행사 '광화문 별밤 축제' 취재차 세종문화회관에 전화를 하자, 담당직원의 예상치 못한 답변이 돌아왔다. 개막일인 5월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의 프로그램이 갑자기 취소됐다는 것이다. '가정의 달'을 맞아 서울시민을 위한 다양한 공연이 열린다며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행사를 소개한 상황이었고, 축제를 이틀 앞둔 시점이었다. 축제가 폐막하는 10월까지 공연될 프로그램이 아직 많다고는 하지만 행사초기부터 사전공지도 없이 공연을 취소하는 경우는 흔치않다. 출연진과의 계약문제도 있지만 관객과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자초지종이 궁금해 이번 축제의 외부 공연제작 관계자를 만났더니 그는 울분을 토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마당극을 좋아하는 박인배 세종문화회관 신임 사장이 공연프로그램을 자신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 대형 야외공연을 취소시켰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박 사장이 "내 고집을 꺽은 사람은 없다"라는 말을 자주하며 밀어붙이기식 경영을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9일 부산 한국해양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21차 비상경제대책회의'. 발표자로 참석한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회의장 내 대형 스크린이 깜빡깜빡하다가 꺼져버린 것. 홍 장관은 순간 '혹시 또 정전?'이라는 생각에 간담이 서늘해졌다. 지난해 정전사태를 이유로 전임 지경부 장관을 날려버린 대통령이 바로 앞에 앉아 있었기 때문. 하지만 기우였다. 휴즈 하나가 끊어져 발생한 단순 해프닝이었다. 홍 장관은 놀란 마음을 다독이며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전력당국 수장인 홍 장관은 요즘 어딜 가든 오로지 '전기' 생각뿐이다. 다가올 여름, 전력수급 상황이 좋지 않아서다. 아직 5월 초인데 벌써 한여름 날씨가 이어지면서 전력예비율이 뚝 떨어지자 걱정이 태산이다. 실제 지난해 5월12일 최대 전력수요는 5746만kW로 예비전력은 1155만kW에 달했다. 당시 전국 평균 최대 기온은 20도로, 예년 기온이었다. 하지만 올해 5월은 시작부터 달랐다. 지난
"가만히 앉아 콜로만 돌렸는데 저절로 상위권에 오르더라고요. 참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몇달 전 한국형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한 자산운용사 대표에게 들은 얘기다. 이 운용사는 헤지펀드 인가를 받고도 예정한 자금이 들어오지 않아 한동안 설정액이 미미했다. '억대' 연봉 펀드매니저조차 이렇다할 전략을 구사하기 못할 처지여서 부득이 금융사간 단기자금(콜·약 3.25%) 거래만 했다. 정작 펀드수익률은 상위권에 들었다. '고도의 전략'을 구사한 펀드보다 가만히 앉아 아무 일도 하지 않은 펀드가 오히려 우수한 성적을 낸 것이다. 그로부터 수개월이 흘렀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이제 모두 17개가 운용된다. 출범 넉달을 맞은 이들 펀드 가운데 절반 이상은 안타깝게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고 있다. 수익률은 -4%대가 많고, 심지어는 -8% 가까운 곳도 있다. 넉달 간 차라리 콜거래만 했다면 수익률이 최상위권에 들었을 것이다.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들은 입술이 바싹바싹 마른다. 운용 개시 후 줄곧
"정말 도청이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에요." 철옹성벽 같은 출입처를 두고 한 선배에게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 선배는 후배의 넋두리에 "범죄"라고 딱 잘라 말했고, 승부욕에 사로잡혔던 후배는 각성했다. 취재 경쟁이 치열한 현장에서 취재와 범죄의 경계는 정말 종이 한 장 차이다. 옆에서 바로 잡아주는 선배와 데스크가 없다면, 순간의 유혹에 잘못된 선택을 하는 기자들이 종종 나온다. 유럽의 시각으론 변방인 호주와 뉴질랜드 언론에서 출발해 영미 언론을 장악한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81)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이 이같은 경계선을 넘나든 끝에 노년에 치욕적인 평가를 받았다. 영국 하원 문화·언론·스포츠 위원회는 세계 2위 미디어그룹 뉴스 코퍼레이션을 소유한 머독 회장에게 다국적기업을 경영하기엔 부적합한 인물이라고 혹평했다. 뉴스 코퍼레이션의 2대 주주인 알왈리드 빈 탈랄 사우디아라비아 왕자조차 머독 회장의 경영 방침에 불만을 드러냈다. 씨티그룹, 애플, 사보이호텔 등의 지분을 보유한 세계 29위 갑
그들에게서 잔혹한 살인마의 모습을 찾기는 어려웠다. 흔히 마주칠 수 있는 평범한 10대 청소년들이었다. 얼굴을 가리는 하얀 마스크와 손목의 수갑을 제외하면. 8일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한 근린공원에 대학생 김모씨(20)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 및 시체유기)를 받고 있는 이모군(16)과 윤모군(18)이 모습을 드러냈다. 청바지와 티셔츠, 야구모자, 맨발에 슬리퍼 차림으로 나타난 이들은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현장검증은 약 1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범행현장에 도착한 윤군은 계단 위로 올라가 사람들이 있는지 두리번거리고 마네킹의 목을 조르는 시늉을 했다. 이군은 바지 주머니에 숨기고 있던 모형 흉기를 꺼내 마네킹을 수차례 찔렀다. 둔기로 바꿔들고는 마네킹의 머리를 내려치기도 했다. 지난 1일 발생한 일명 '신촌 살인사건'은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왔다. 10대 청소년들이 계획적으로 20대 대학생을 흉기로 40여 차례나 찔러 살해했다는 점은 충격적이었다
"선정된 후 바로 코트라에서 해외시장 개척에 도움을 주겠다며 연락이 왔습니다. 정부에서 전폭적으로 지원을 해준다니 기대가 큽니다." 지난해 이어 올해 '월드클래스300' 프로젝트에 재도전해 성공한 하나마이크론 임원은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나마이크론 외에 루멘스, 성호전자 등도 '재수'끝에 선정된 회사들이다. 이렇듯 국내 각 산업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재수를 감수하고 도전하는 이 프로젝트는 정부가 2020년까지 글로벌 우량기업 300곳을 만들기 위해 성장성 있는 업체를 선정해 집중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지난해(30곳)보다 많은 37곳이 선정됐다. 선정되면 연구개발(R&D) 자금으로만 3∼5년 동안 최대 75억원을 지원 받는 등 혜택이 파격적이다. 코트라, 산업기술평가관리원, 한국수출입은행, 산업기술연구회 등 15개 기관의 지원도 받는다. 때문에 기업들은 이 프로젝트에 선정되기 위해 외부에서 전문가를 데려다 모의심사를 진행하기도 하고, 지원서 작성에만 수천만원을
전형적인 '밀실행정'으로 꼽혀온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이하 도계위)가 중대기로에 섰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파이시티' 인허가 과정을 도계위가 주도한 것으로 드러나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 직후 도계위원을 공개하고 관련 회의록을 30일 후 공개키로 했지만 이번 파이시티 비리사태로 도계위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도계위는 용적률 조정과 용도지역 변경, 재건축·재개발 허가 등 건설업체들과 해당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밀접한 주요 사안을 담당한다. 파이시티 비리 의혹에서 드러났듯 도계위 결정으로 1000억원도 안되던 땅이 수천 억원대로 뛰었다. 이 과정에서 도계위 주요 위원들이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실 이번 파이시티 비리와 관련한 도계위 심의는 7년 전인 2005년 사안이다. 그동안 딱 1차례, 2008년 서울시 대상 국회 국토해양위 국정감사뿐이었다. 당시에도 시는 해당 도계위의 회의록이나 위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로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람들이 예수 앞으로 간음한 여인을 끌고 왔다. 당시 이스라엘 율법에 따르면 이 여인은 돌에 맞아 죽어야 했다. 예수가 사람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을 던져라" 16개월간의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끝났다. 그동안 드러난 불법과 온갖 비리행태는 가히 엽기적이라 할 만하다. 고객이 맡긴 예금 수조원을 마치 자기 돈 인양 멋대로 대출하고 뒤로는 재산 빼돌리기에 바빴다. 심지어 회장이 영업자금을 들고 해외로 밀항하려다 붙잡히는 사례까지 나왔다. 범법행위의 정도로 따지면 간음한 여인은 비교 할 바 못 된다. 사회적 비난도 거셌다. 언론의 질타는 물론 당국도 정치권도 너나없이 저축은행의 불법행태를 척결하는데 열을 냈다. 어느덧 저축은행이란 단어 자체가 '문제덩어리'라는 뉘앙스를 풍기게 됐다. 당연히 불법행위는 철저히 가려내고 책임도 무겁게 지워야 한다. 남의 눈에 피눈물 내고 시간이 흘러 잊혀질만 하면 다시 사회로 나와 감쳐둔 재산으로 잘 먹고 잘 사는 일은 없어야
더벨|이 기사는 05월03일(10:20)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올 들어 국내 벤처캐피탈(VC)들의 사모투자전문회사(PEF) 설립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업계 10위권 이내 대형사는 물론 신생 VC까지 시장진입에 거리낌이 없다. 지난 1분기에 등록된 14개 PEF 가운데 VC가 참여한 PEF는 6곳에 이른다. 신기술금융사에서 벤처캐피탈로 탈바꿈한 KTB네트워크를 비롯해 설립 3년이 안된 투썬인베스트먼트까지 PEF를 선보였다. 지난 2009년 PE본부를 만들었다 실패했던 한국투자파트너스도 다시 시장에 진출했다. 이미 지난 3월 본부장 등의 인력확보를 마쳤으며 현재는 500억원 규모 이상의 PEF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기술금융도 총 2000억원 규모의 PEF 3개를 결성할 예정이며 원익투자파트너스 역시 1600억원의 PEF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규모도 커졌다. 정책금융공사, 국민연금 등의 출자금 지원에 힘입어 1000억원이 넘는 PEF가
'갑과 을'. 힘 있는 자와 힘없는 자. 돈이 오가는 산업계에 흔히 적용되는 '룰'이지만 유료방송시장에서는 더욱 명확히 적용돼 왔다. 방송 콘텐츠를 만드는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에 케이블TV(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는 막강 '갑'이다. 최대 플랫폼 사업자인 SO가 갖고 있는 방(채널) 중 하나를 얻어 프로그램을 내보내야 시청자도 만나고, 광고도 붙고, 콘텐츠사용료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PP로서는 SO와의 채널 계약이 생존의 문제다. 최근 이런 구도에서 SO와 PP간 싸움이 벌어졌다. 그것도 일반 SO나 PP의 싸움이 아닌 국내 5대 MSO(복수SO)중 하나인 씨앤앰과 MPP(복수PP)인 CJ E&M간이다. 씨앤앰이 CJ E&M 채널 2~3개를 아날로그 상품에서 빼려하자 CJ E&M은 이에 반발했고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이에 씨앤앰은 지난달 23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CJ E&M은 조정을 거부하고 양사간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SO의 전횡 때
"도대체 무슨 말을 한거야? 통화내역 확인하면 다 알 수 있어. 확인해 보자고!" 어린이날을 사흘 앞둔 지난 2일.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전화를 받자 전화기 너머로 언성을 높여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민간어린이집연합회와 보건복지부 관계자의 목소리였다. 양측 갈등으로 1일 예정됐던 실무협의가 불발됐다는 기사를 쓴 기자에게 무슨 말을 어떻게 했는지 확인하려는 목적의 전화였다. 본인들은 협상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상대방의 무리한 요구 때문에 벌어진 결과였다는 해명만 늘어놨다. 실무협의 협상 테이블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양측은 결국 다음날 만남을 가졌다. 하지만 협상 보다는 누구의 말이 맞는지 잘잘못을 따지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보육료 현실화를 요구하고 있는 어린이집연합회 관계자는 "복지부의 협상 실무자들이 바뀌었고 진정성을 가지고 논의한 적도 없었다"며 "실무협의를 하기 전에 휴원을 하지 말라는 내용을 합의서에 포함시키라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