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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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보건복지가족부 공보관실은 해명자료를 하나 내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직원들에게 정치후원금을 자율납부해달라며 직원 1인당 연 10만원씩 의원들에게 후원하라고 독려하는 공문을 보냈다는 내용의 기사에 대한 해명자료였다. 내용은 이렇다. 공문이 아니라 국회담당직원들(혁신기획실 소속 팀장 1명, 차장 1명)이 연말정산 관련 문의에 대해 편의를 기하기 위해 각 부서 서무담당자들에게 보낸 e메일이라는 것. 그 e메일에는 10만원을 정치후원금으로 내면 연말정산시 전액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과 친절하게도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위원들의 계좌번호가 첨부됐다는 것이다. 후원의사가 있는 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계좌번호를 알려준 것일 뿐 복지위에 후원금을 내라고 독려한 것은 아니라는 해명이다. 물론 시대가 어느때인데 어디에 돈을 내라고 할당했겠는가 싶기는 하다. 하지만 정치후원금은 엄밀히 말해 나랏돈이다. 세금을 그대로 전액 환급해주기 때문이다. 자신이 지지하는 의원에 대한 정치
기축년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각 기업 총수의 신년사와 국내 기업들의 시무식, 그리고 신년하례식이 연이어 열리고 있는 가운데 유독 서초동 삼성본관만은 조용하다. 매년 1월9일에 이건희 전 삼성회장과 계열사 사장단은 만찬을 함께하며 지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 출발을 다짐하곤 했다. 매년 이날 공로를 세운 임직원에게 상금 5000만원과 1직급 특별승격 특전을 주는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을 갖고 사장단과 이 전 회장이 저녁을 함께하는 전통을 이어왔다. 이날은 이 전 회장의 생일이기도 해 이 전 회장과 사장단은 생일 인사를 한 번에 '해결'하기도 했다. 만찬 이후 1주일 이내에 사장단 등 고위 임원 인사가 진행되고 그 후 1주일 이내에 임원 승진 인사 등 후속인사가 이뤄지곤 했다. 이 때문에 사장단 만찬은 새 진용으로 새 출발하는 시발점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 같은 만찬 자리가 마련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 전 회장이 삼성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데다 주요 경영진을 상대
민주당의 국회 본회의장 점거 농성이 4일까지 10일간 이어졌다. 국회 업무는 이 기간 동안 전면 마비됐다. 이 상황에서 여야의 잘잘못을 따지고 싶진 않다. 하지만 법을 만드는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해 국회 업무를 마비시킨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미 지난해 말로 끝난 일몰법안에 대한 후속 입법이 지연되면서 새해 들어 법 공백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대부업 이자 상한액을 연 49%로 제한하는 대부업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도 처리가 지연돼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이미 합의한 예산 부수 법안과 경제살리기 법안 상당수도 민주당의 국회 본회의장 점거로 발목이 묶여 있다. 민주당도 할 말은 있다. 이른바 'MB(이명박 대통령) 악법'을 한나라당이 숫자로 밀어붙여 통과시키려 하니 소수당으로 이를 막으려면 물리적 저항밖에 없다는 논리다. 하지만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 의원으로 17대 국회 상반기 국회의장을 지냈던 김원기 전 의장의 생각을 달랐다. 김 전
기업과 은행은 '순망치한(脣亡齒寒)', 입술과 이빨처럼 서로 의지하고 성장하는 관계로 얽혀 있다. 기업은 은행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 기업대출은 은행의 최대 수익원 중 하나다. 그런데,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둘 사이가 멀어졌다. 은행은 기업을 외면하고 있고, 기업은 은행을 원망하고 있다. 은행은 어느 기업이 안전한지 확신하지 못하고, 기업은 자금부족과 경기침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는 정말 추운 계절이었다. 내수시장 침체로 서민들의 지갑은 닫혔고, 기업과 금융기관의 수익성은 크게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의 급등으로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속출했고, 펀드손실에 눈물짓는 투자자들도 많았다. 오가는 신년 덕담에서 흥겨움보다는 위기감이 묻어나는 건,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관론 못지 않게 희망 섞인 전망도 나온다. 곧 기업 '옥석가리기'가 본격 추진될 것이고, 정부 차원의 경기부양을 위한 특단의 대책들도 실시될 것이다. 각 경제주체들도 위
"We all subprime" 지난한해 미국에서 회자됐던 인삿말입니다. 일부 부실 주택 모기지 부분에만 한정된 줄 알았던 서브프라임 위기가 번지더니 어느새 우리 모두가 거덜나고 말았다는 자조적 표현이 깔려 있습니다. 가지고 있는 자산 가치가 '반토막' 나는데는 상하, 피부색, 남녀 구분도 없었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지난한해 고생 많으셨죠. 예전 같으면 연말 연시 분위기에 두둑한 상여금이 얹혀져 흥겨웠을 거리 풍경도 한 겨울 매서운 추위에 꽁꽁 얼어붙은 모습입니다. 더욱 추운 것은 우리들의 마음이겠죠. 통장 잔고는 '고등어(반토막)''갈치(네토막)'난데다 직장마다 구조조정, 감원 운운이니 보너스는 커녕 Malus(보너스의 반대되는 조어로 임금삭감을 의미)로 가슴을 졸여야 할 판입니다. 더욱이 이전 연휴 바캉스는 꿈도 못꾸고 Staycation(집에서 휴일 보내기)을 해야하니 식구들 보기도 민망할 것입니다. 혹시 Frugalista라는 말을 아시나요. 검소(frugal)하지만 패셔너블
"초원아 이리 와. 여기까지 오면 초코파이 줄게." 영화 '말아톤'에서 엄마와 초원이는 초코파이와 등산을 놓고 협상을 한다. 어떻게든 초원이를 운동시키려는 엄마는 초원이가 밥보다 좋아하는 초코파이를 꺼낸다. 발걸음을 한 발짝 뗄 때마다 초원이와 엄마는 각자 '원하는 것'을 얻는다. 협상은 밀고 당기기지만 그 전제는 신뢰다. 내 것을 내놓으면 상대도 내놓을 거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보통 협상이 결렬되는 것도 서로 믿음이 없는 탓이다. 저잣거리의 흥정이나 대형 인수합병(M&A)과 같은 빅딜도 마찬가지다. 신뢰가 없으면 동전 한 닢도 주고 받기 힘들다. 2008년 마지막날 국회가 최악인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협상'은 지속하지만 그 전제가 돼야 할 믿음이 없기에 그렇다. 대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여야 원내대표들이 만나 2-3시간씩 얘기를 한다. 물밑으로도 많은 얘기가 오간다. 그사이 수많은 거래 시나리오가 생겼다가 사라진다. 하지만 서로를 향해 귀를 열지 않는다. '혹시 속고 있지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학교와 연구현장에서 신규 일자리 5만개를 창출하겠습니다." 지난 27일 교육과학기술부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새해 업무보고 내용이다. '일자리 창출과 투자활성화'가 부처 공통과제인 만큼 교과부로서도 성의 표시는 필요했을 것이다. 최근 이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는 경제부처에서만 한다는 생각을 버리라"고 주문까지 했으니 그 부담이야 오죽했으랴. 하지만 내용을 뜯어 보면 앞뒤가 안맞다. 이날 5만개 일자리 안에는 학교 청소용역 4300명도 포함됐다. 낙후교실 공사 인원 4000명도 '녹색학교 만들기'로 포장돼 녹색 일자리 8300개가 생긴다고 보고됐다. 이들은 학교 청소관리와 시설공사 인원으로 청년실업 해소와는 거리가 멀다. 교육행정 인턴, 유치원 보조인력, 산업체 인턴 등 나머지 일자리들도 대부분 기관 잡무를 처리하는 아르바이트 수준의 일자리다. 영어회화 전문강사(5000명)가 그나마 안정적인 일자리로 분류되지만 이들도 비정규직이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면서 교과
"10년 동안 돈 한 푼 쓰지 않고 모아도 서울에서 집 사는 게 쉽지 않을 거예요" 최근 강남의 한 중개업소에서 만난 직장인 김정우(가명, 31세)씨의 말이다. 국민은행연구소가 지난 23일 "연소득을 전혀 쓰지 않고 10년 이상 모아야 지금 살고 있는 집을 살 수 있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자 그는 이같이 푸념했다. 김 씨는 현재 결혼을 앞두고 전셋집을 구하고 있다. 그는 연일 쏟아지는 집값 하락 소식에 집을 사려고 알아봤지만, 집값이 여전히 비싸 '내 집 마련의 꿈'을 당분간 미뤘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집값이 떨어지고 있지만 거래에 나서는 사람들이 없다. 김 씨처럼 아직도 집값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주식과 펀드 등 다른 자산에 돈이 묶인 사람들이 많아 부동산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아파트 계약자들은 분양가를 낮춰달라고 건설사에 요구하고 있는가 하면 미분양 아파트를 사는 대가로 분양가를 인하해달라는 사람들도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보
'멀쩡한 TV를 버릴 뻔했네' 2012년 12월 31일자로 아날로그방송이 종료되면서 TV가 나오지 않자 화를 내던 중년 남자가 딸의 도움으로 안테나와 수신기를 달고 디지털 방송을 본다는 내용의 공익광고다. 최근 지상파 방송에서 디지털 방송 전환과 관련한 이 광고를 종종 접하게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존 아날로그 TV로도 수신기를 달면 디지털 TV를 볼 수 있다는 유용한 정보를 주는 광고다. 그러나 고품질의 방송서비스를 제공하고 관련 산업의 성장을 유도하기 위해서라는 디지털 전환의 취지를 생각하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광고에 등장하는 수신기는 디지털 방송 신호를 아날로그로 바꿔주는 장치. 디지털 전환으로 가능해지는 새로운 양방향 서비스나 고품질 방송 등의 효용성은 얻을 수 없다. 다시 말해 '반쪽 디지털 전환'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캠페인은 아날로그 종료 시점이 가까워지고 저소득층 등 디지털 전환이 어려운 계층들을 위해 진행해도 충분하다. 전환 초기 이런 광고가 나온 것은 정부의
"적대적 인수를 빙자한 신종작전" "로펌을 앞세운 위풍당당한 머니게임" 최근 휴람알앤씨 사태를 지켜본 업계 관계자들의 싸늘한 관전평이다. 지난 10월말 220원이었던 휴람알앤씨 주식은 40일만에 9배 넘는 1995원까지 치솟았다. 느닷없이 등장한 한 개미투자자의 적대적 인수합병(M&A)선언 때문. 이후 경영진과 이 개미는 화해했고, 주가는 다시 보름도 안 돼 580원으로 내려앉았다. 표면적으로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유상증자 기간에 벌어진 일이라는 점이 개운치만은 않다. 결과적인 얘기지만, 회사로선 '회사를 먹겠다'며 덤빈 개미, 정만현씨가 고마울 수밖에 없다. 유상증자만 했다하면 '불발'되던 시점에 회사 측은 70.41%의 우수한 청약률로 191억원의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이다. '과연 이 개미는 누굴까'. 시장에서는 의혹 투성이다. 이례적인 '공개 기업사냥'과 '극적 화해', 주가의 급등과 급락행진이 진행되는 동안, 이 개미는 철저히 자신을 숨겼다. 그리고 상황의 모든 대
이 기사는 12월18일(09:4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창투업계가 영상투자조합을 운용하는 일부 창투사들이 감사원의 감사를 받을 것이란소문 탓에 뒤숭숭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감사 대상 업체명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고, 이들 중에는 실제로 감사에 대비해 서류준비를 하고 있는 업체도 있다. 창투업계에서는 '감사설'을 공공연한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창투업계 '감사설'은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가 발단이 됐다. 당시 국감에서 일부 국회의원들은 "정부 정책자금 출자를 받은 영상투자조합의 조합원들이 조합자금을 '나눠먹기'식으로 조합원 본인 또는 관련기업에 투자하는 위법행위와 도덕적 해이(모럴헤저드)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정부자금을 '눈 먼 돈' 취급해, 중소기업창업지원법의 '5%이상 지분소유 조합원에 대한 투자금지' 규정을 어기며 함부로 운용했다는 주장이다. 문제업체로 거론된 창투사는 "5%이상 지분소유 조합원에 대한
'보험판 하이마트'로 불리는 보험판매플라자 도입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 곳에서 여러 보험회사의 상품을 판매한다는 점에서 소비자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는 게 당국의 판단이지만 정작 보험업계는 부정적인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제2 방카쉬랑스'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부는 지난달 초 보험판매전문회사제도 도입이 포함된 보험업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달 초 국무회의에서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국회 심의만 남겨놓았다. 개정안을 보면 보험판매전문회사는 생명·손해보험사 상품을 동시에 판매할 수 있다. 또 일정 자격요건을 갖추면 펀드까지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대형 판매전문회사가 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당국은 특히 보험판매전문회사가 보험사에 사업비 인하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보험료가 저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업계는 제도적 안전장치 없이 이 제도가 도입되면 방카쉬랑스를 판매하는 은행처럼 중간 유통채널의 배만 채워줄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중간 유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