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23일 국회 업무보고 과정에서 KT·KTF 합병에 관해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혔다.
최 위원장은 '필수설비를 독점한 KT의 합병시 독점 폐해에 대한 우려가 많다'는 허원제 한나라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KT·KTF 통합 과정에서 관계회사들과 충분히 (논의해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KT-KTF 합병인가 심사와 별도로 KT 필수설비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방통위의 기존 입장과 달리 KT·KTF 합병심사와 연계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방통위는 지난 20일 한승수 국무총리의 '필수설비제도 방안 검토'에 대한 국회에서 발언과 관련해 "필수설비제도 정비는 KT·KTF 합병과 관계없이 국가통신망 고도화, 시장경쟁 환경, 해외사례 등을 고려해 종합·다각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방통위 관계자들은 한 총리 발언 때와 달리 이번 최 위원장 발언의 진의와 관련해선 "뭐라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며 극도로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실무진에서 자칫 잘못 언급했다간 방통위 내부의 엇박자라는 지적이 나오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21일 KT가 자회사인 KTF와 합병을 방통위에 신청한 후 통신·방송업체들은 KT와 반KT 진영으로 나뉘어 합병인가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그 중심에는 KT가 보유한 통신주, 관로, 가입자망 등 필수설비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필수설비와 관련한 방통위의 오락가락하는 입장에 대해 옛 정통부와 같은 독임제 부처가 아닌 위원회 조직의 생리적 한계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주무부처가 중심을 잡지 못하면 정책의 신뢰성은 떨어지고 업체간 소모적 논란만 과열된다.
방송·통신업체들이 하루속히 소모적 논란에서 벗어나 우리 경제의 신성장동력으로 제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방통위가 필수 설비 논란과 관련, 투명하고 합리적인 해법을 제시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