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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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사람들은 일찍 철이 든 것 같다. 님 웨일즈 여사는 일제시대 조선독립 혁명가의 삶을 그린 그의 저서 '아리랑(Song of Arirang)'에서 주인공 김산(본명 장지락)이 11살의 어린 나이에 가출, 30대 초반에 죽기 전까지 줄곧 혼자 힘으로 살았다고 기술했다. 그는 중학생이던 만 14살에 '3·1 운동'에 가담했고, 15살 때 혈혈단신으로 일본과 중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빨갱이'를 인용했으니 '좌파 선동가'로 분류될 것 같아 다른 사례도 소개하고자 한다. 모 방송국 '우수도서'로 선정된 '백범일지'에 따르면 김구 선생이 육도삼략을 읽고 가문의 어린 아이들을 가르쳤을 때 나이가 17세였다. 동학에 입도, 수천명 연비를 거느려 '아기접주' 별명을 얻은 때가 18세, 팔봉 접주로서 전투를 치렀을 때가 19세였다. 대한민국의 영원한 누이인 유관순 열사가 서대문 형무소에서 옥사하셨을 때 나이 또한 만 18세였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려 첫 가출을 시도한 것도
게임업계에 기업공개(IPO) 바람이 불고 있다. 제이씨엔터테인먼트가 공모를 마쳤고, 엠게임도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조이맥스와 드래곤플라이도 코스닥 입성을 준비 중이다. 게임하이는 대유베스퍼를 통해 지난달 우회상장했다. 한빛소프트 지분을 인수한 T3엔터테인먼트는 우회 상장과 나스닥 상장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2002년 웹젠의 코스닥 입성 이후, 6년만에 불어오는 게임업계의 기업공개 '랠리'다. 지금, 글로벌 게임시장은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가 활발해지면서 '자본 싸움'으로 변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비디오게임 'GTA4'다. GTA4는 락스타가 5년간 100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대작으로, 지난달 29일 북미 시장에 출시된 후 닷새만에 290만장 이상이 팔렸다. GTA4가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를 잇는 차세대 게임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토를 다는 이가 없을 정도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국내 게임업체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일단 1000억원이라는 엄청
윤흥길의 소설 ‘완장’은 권력의 삐뚤어진 속성을 잘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소설속의 주인공 종술은 건달로 지내다가 우연히 동네 저수지의 관리인 완장을 차게 된다. 종술은 처음 맛보는 알량한 권력을 믿고 동네 사람들에게 온갖 행패를 부린다. 그러다 결국 권력의 허망함을 깨닫고 마을을 떠난다는 줄거리. 21일 오래전에 읽었던 이 소설을 생각나게 하는 소동이 한 건 발생했다. 사건은 어제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한 통의 메일이 왔다. 유인촌 ‘문체관광부’ 장관이 소설가 김주영씨, 사물놀이 연주가 김덕수씨, 최열 환경재단 대표 등 문화계 주요 인사들과 함께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 오는 23일 강원도 정선으로 1박2일 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이었다. 아울러 행사보도를 위한 기자들의 여행 참가신청도 받는다고 했다. 다음날인 21일 오전에는 행사의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보도 메일이 왔다. 기자는 일정상 이번 행사에는 참가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으나, 행사의 취지에
"아니 조회공시가 도대체 왜 있는 겁니까?" - 투자자 최모씨 "자회사 내용은 공시 내용이 아니다."- 증권선물거래소(KRX) 공시 담당자 투자자 최모씨는 지난 16일 오후, 지이엔에프(옛 헬리아텍)의 조회공시 답변을 보고 분통을 터뜨렸다. 분명 며칠전 파푸아뉴기니 가스전에서 가스가 발견됐고 매장량도 상당하다는 뉴스를 봤는데 답변 내용은 주가급등에 영향을 미칠만한 내용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 답변 후 지인엔에프 주가는 다음날 하한가까지 밀렸다. 가스 발견 소식에 4일 연속 상한가를 치며 끓어오르던 열기는 한순간에 식었다. 모처럼 들린 자원개발 선봉장의 희소식에 열광하던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친 것은 당연한 일. 투자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지이엔에프는 공을 거래소로 돌렸다. 회사 고위관계자는 "인터오일(지이엔에프가 투자한 파푸아뉴기니 가스전의 개발회사)의 가스 발견 소식을 조회공시 답변으로 내놓으려고 했지만 거래소 담당자가 규정을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자신들은 며칠전 발
미국에서 한국인이 자동차 사고로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경찰관이 다가가 물었다. "How are you?" 고통스런 표정으로 한국인이 대답했다. "I'm fine, thank you. And you?" 한국 영어교육의 문제점을 꼬집은 우스개소리다. 감사에 수사에 인사에 그리고 민영화와 구조개혁까지, 연이은 '공기업 때리기'를 취재하던 기자와 공기업 홍보실 직원 사이에도 이와 비슷한 우스꽝스러운 대화가 오갔다. "회사 분위기 안 좋겠네요?" "아닙니다. 모든게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대여섯 군데 홍보실과 통화를 했지만 대답은 한결 같았다. 한 공기업 홍보실 직원은 "이제 모두 안정을 취했다"고 했다. 그러나 바로 그 시간, 그 회사 사장은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고 있었다. “안정을 취했다”는 홍보실 직원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 회사 직원들은 강철심장을 가졌거나 자기가 몸 담고 있는 회사 미래에 전혀 무관심하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홍보실 직원들의 말과 달리 실무
"이런 기사가 나가면 대통령께서 뭐라고 생각하시겠습니까." 얼마전 비판적인 기사를 쓴 직후 정부 고위 인사에게 들은 하소연이다. "청와대에서 아직 답이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민감한 사안을 질문할 때면 으레 돌아오는 답이다. 국민보다는 대통령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하고, 청와대에서 방향을 제시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한다. 이것이 2008년 5월 우리나라 공무원의 자화상이다. 이렇게 된 원인은 '인사'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새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재신임을 이유로 사실상 공공기관장의 일괄사표를 요구했다. 이를 바라본 공무원들의 머리 속엔 언제든 자리에서 쫓겨날 수 있는 위험이 각인됐다. 그 직후 고위 공직자의 재산이 공개됐다. '땅투기 의혹'이 일어도, '위장전입'이라는 불법을 저질렀어도 대부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를 바라본 공무원들은 어느덧 신상필벌(信賞必罰)이라는 인사원칙을 잊어가고 있다. 공무원들이 칼을 쥐어준 국민보다 칼을 쥔 대통령만 바라보는 이유다.
골드만삭스가 유가 200달러가 이르면 연내 가능하다는 전망을 반복하며 전세계를 놀라게했다. 지난 1년간 100% 오른 유가가 연내 60% 더 오른다는 것이다. 소득이 이를 따라가지 않는 봉급쟁이들은 절로 가난해진다. "가격이 오르면 공급이 느는게 시장의 원리인데, 원유라는 자원은 이미 생산의 정점을 지났다. 공급량을 원하는대로 늘릴 수 없다. 원유 소비를 줄이지 않는 이상 유가를 잡을 수 없다" 카자흐스탄에서 자원 사업을 하고 있는 한 전문가의 말이다. 그는 "투기세력이 유가를 끌어올렸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실상을 모르는 화풀이에 지나지 않는다"며 "올해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확신했다. 지난 14일 미국은 북극곰을 멸종위기 동물로 지정했다. 서식처인 북극해의 개발에 제한이 따르고 이는 원유 공급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흉흉한' 관측으로 이어진다. 하다못해 북극곰까지 유가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1970년대 1, 2차 오일쇼크는 자원민족주의가 발호한 영향이 크다.
지난 3월12일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과 출입기자간 첫 오찬간담회.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전 정부에서 임명된 부처 산하기관장들에 대해 사퇴를 압박하는 발언을 연달아 했던 차였다. 이 장관은 이에 대해 "코드가 다른 사람들이 임기가 남았다고 해서 전부 임기가 끝날 때까지 있는 것은 곤란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발언은 곧바로 '공기업 최고경영자(CEO) 물갈이 방침'으로 해석됐고 지경부 산하기관들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달 9일 총선을 전후해 산하기관장들의 대대적인 사표 제출이 이뤄졌다. 정부는 "사표를 강요한 적은 없다"고 밝혔지만 이를 믿는 사람들은 없었다. 이즈음 한 공기업 대표는 "다시 볼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답했다. 그러나 지경부는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며 받아놓은 공기업 CEO들의 사표를 한참동안 수리하지 않았다. 사표 수리가 어느 정도 이뤄지냐는 질문에 지경부 당국자는 "아직 확정
"내가 오만과 독선, 혹은 아집 때문에 그릇된 결정을 하려 든다면 그 결정을 베어줄 칼로 그대를 쓰고 싶습니다." 요즘 즐겨보는 드라마 '대왕세종'의 한 구절이다.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이 만들어낸 말이겠지만 명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왕조시대 군주의 마음가짐이 이러해야 할 진대, 인류 역사상 가장 앞선 정치제도라는 민주주의의 시대에서 대통령의 마인드가 이러한 지 의문스러운 것은 왜일까. 얼마 전 만난 한 사설연구원의 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대해 "건설사 사장이 경쟁사 몰래 알맹이 땅 선점하듯이 일을 추진한다"고 혹평했다. 반대 의견에 귀 기울이지 않고 결론을 미리 내린 핵심 측근 몇 명이 비공개적으로 일을 도모하는 데 대한 비판이었다. 실제로 MB정부가 지난 몇 개월 동안 국가 운명을 좌우할 주요 정책들을 추진하는 방식을 보면 '아예 의견수렴은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로 일방적이었다. 공기업 개혁만 해도 그렇다.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공기업
결국 17대 국회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 9일 어렵게 소집한 17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건이 상정됐지만 전체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로써 통신시장 활성화라는 대명제는 원점에서 다시 출발해야 할 처지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이유는 다수 의원들이 '재판매 의무화'에 대해 부정적이었기 때문이라 한다. 그러나 논리는 빈약하기 그지없다. 방통위 관계자조차 "무엇이 문제인지 구체적으로 말해야 법안을 수정할텐데 그런 제기도 없었다"며 허탈해 했다.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옛 정통부가 공정위 등 부처협의를 거쳐 확정됐다. 이에 앞서 지난해 8월 입법예고됐고, 이를 준비한 시간까지 감안한다면 1년이 넘게 걸렸다. 정통부가 규제완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전문가 공청회 등을 시작한 때까지 거슬러가면 2년이다. 오랜 시간동안 사업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공정한 시장경쟁 환경에 위반되지 않도록 부처협의까지 마친 상황에서 국회의원들이 부정적 견해를 제출했다는 건 납득하기
"대운하 얘기는 이제 그만 하죠."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8일 건설경영인포럼에서 주최한 조찬강연회후 기자들의 대운하 관련 질문 공세에 손사래를 치며 이같이 말했다. '새정부 국토해양부 정책방향'을 주제로 한 강연이었지만 대운하 사업에 대한 언급이 없었기에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그는 마지못해 '여론 수렴 후 추진'이라는 원칙적인 발언만 되풀이 했다. 정 장관은 대운하 문제를 "정치적으로 쟁점화 하지 말자"고 강조하면서 "물관리와 이용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좋은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류, 관광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대운하 추진의 새로운 명분을 이수(利水)와 치수(治水)를 내세운 것이다. '여론수렴'을 넘어서 '어떤 형태로든' 추진을 강행하겠다는 추부길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의 발언보다는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일수 있다. 하지만 '대운하를 왜 추진할까'라는 국민들의 의구심을 해소하기에는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정부가 "대운하를 하겠다"는 의지 만
이건 좀 심하다. 정치인의 태도가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이야 '당연'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라면 얘기가 다르다.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미국쇠고기협상 관련 청문회를 지켜본 국민들은 실망했고 혼란스러웠다. 질문에 제대로 답변 못하는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도 그렇지만 몇몇 여당 의원들이 보여준 모습은 지난해와 너무 달라 놀라웠다. 이계진 한나라당 의원이 특히 그랬다. 그는 지난해 '한미FTA 졸속 체결을 반대하는 국회 비상시국회의'에 가입해 누구보다 미국산쇠고기 수입 문제에 앞장서 활동해왔다. 지난해 9월에는 '미국산쇠고기 수입중단 촉구 결의안'을 공동발의하기도 했다. 그의 블로그에 달린 7일자 이전 댓글에 유달리 "의원님만 믿는다"는 글들이 눈에 띄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 그가 "미국산쇠고기 수입에 반대하셨지 않느냐"는 한 참고인의 질문에 "제가 그런 얘기를 한 적 있다고요?"라고 반문한 뒤 "한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네티즌들의 비난이